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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대환대출 만든 5년차 사무관 "은행권은 수요 없을 거라며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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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9회 작성일 24-04-08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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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제도 만든 금융위 5년차 박종혁 사무관 인터뷰

대환대출 인프라의 실무를 맡고 있는 박종혁 금융위원회 중소금융과 사무관이 지난달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 사무관은 “대환대출 인프라로 국민들이 아낀 이자는 은행들이 애초부터 덜 받을 수 있었던 것”이라며 은행권 경쟁 촉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상훈 기자

대환대출 인프라의 실무를 맡고 있는 박종혁 금융위원회 중소금융과 사무관이 지난달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 사무관은 “대환대출 인프라로 국민들이 아낀 이자는 은행들이 애초부터 덜 받을 수 있었던 것”이라며 은행권 경쟁 촉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상훈 기자

“금융회사들 반발에 부딪힐 때마다 제 정공법은 소비자 편익이었습니다.”

박종혁31 금융위원회 중소금융과 사무관은 작년 5월 우리 정부가 세계 최초로 만든 온라인·원스톱 대환 대출 인프라의 최일선 실무자다. 이 서비스가 출시되고 나서 국민들은 스마트폰에서 클릭 몇 번만으로 훨씬 유리한 금리와 대출 한도를 제시하는 곳으로 대출을 ‘환승갈아타기’할 수 있게 됐다. 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카드·보험사 등이 대거 금리 경쟁에 나서면서 금리가 떨어졌다.

대환 대출 인프라 도입 후 300일간 총 16만여 명이 기존 대출을 갈아탔고, 1인당 평균 153만원의 이자를 아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은 ‘민생 토론회 후속 조치 점검 회의’에서 대환 대출 인프라 성과를 극찬하며 박 사무관에게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5년 차 사무관인 박 사무관은 ‘인센티브’로 통상 10년 넘은 사무관에게 주어지는 ‘해외 유학’ 기회를 얻게 됐다. 확실한 성과 보상으로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다.

그래픽=김현국

그래픽=김현국

◇”껍데기 같은 제도를 만들고 싶어 했던 은행”

-정책을 추진하며 무엇이 가장 힘들었나.

“세계 최초의 제도를 만든다는 점이었다. 정책의 기준 하나하나마다 근거를 논리적으로 제시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처럼 선례나 참고할 데가 없으면 ‘맨땅에 헤딩’하는 격이다. 또 제도를 두고 금융회사들, 핀테크 업체들과 보증기관 등의 생각이 다 달라 조율하는 것도 힘들었다.”

-대형 은행들은 제도 준비 때부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기억한다.

“아무래도 금리 경쟁에 나서는 게 썩 내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작년 초 윤 대통령이 상생 금융을 강조하자 은행들의 태도가 전향적으로 바뀌었다. 인프라 구축을 하며 은행권 도움을 받은 부분도 많다.”

-그래도 진통이 많았을 것 같다.

“어떤 은행은 ‘은행별 대환 한도를 조금씩만 부여해 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도가 늘어나면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피하고 싶었던 것이다. 껍데기 같은 제도를 만들고 싶어 한다는 속내가 느껴졌다.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주택 담보 대출 갈아타기를 준비할 땐 은행들이 ‘수요가 별로 없을 것’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통상 주택 담보 대출을 받고 최대 5~7년을 잠재적 갈아타기 대상으로 보는데, 과거보다 현재가 고금리라 굳이 대출을 갈아탈 필요를 못 느낄 것이란 주장이었다. 변동 금리 대출자가 많다는 것은 무시한 논리였다. 빌라와 오피스텔 갈아타기 서비스를 시작하려 했더니 실시간으로 시세가 조회되는 물건이 별로 없고, 갈아타기용 비대면 상품을 제공하는 은행도 적어 금리 하락 효과가 미미할 거라며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어떤 은행은 ‘신용 대출 대환 서비스를 내놓은 지 몇 달 되지도 않았는데 주택 담보 대출 등으로 확대하면 자칫 전산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서비스 개시 일정 연기를 요청하기도 했다.”

◇소비자 편익 확대’ 정공법으로 돌파

-금융회사와 이견은 어떻게 좁혔나.

“정공법은 소비자 편익 확대였다. 소비자들을 위해선 이게 최선이니 힘들겠지만 조금씩만 양보해 달라고 설득했다.”

-수요가 없을 것이란 의견과 달리, 흥행에 성공했다.

“주택 담보 대출, 전세 대출 갈아타기를 내놓자마자 일부 은행들이 금리를 거의 0.5%포인트씩 내렸다. 애초부터 은행들이 덜 받을 수 있었던 것이지 않은가. 금리 경쟁이 없었더라면 계속 높은 금리를 고수했을 것이다. 그만큼 시장에서 금리가 효율적으로 책정되지 않고 있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행 산업에 경쟁을 촉진시켜야 할 필요성을 절감했다.”

-해외 유학 인센티브를 받아 주변의 부러움이 크겠다.

“이 업무를 맡은 지 아직 6개월이 안 됐다. 운이 좋았다. 서비스를 시작할 때 전임자인 2년 후배 박준상 사무관이 정말 많은 고생을 했다. 또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대출 관련 금융 제도를 맡은 덕에 이런 기회를 받게 됐다. 하지만 금융 시스템 안정을 위해 땀 흘리는 많은 선후배 공무원이 있다.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이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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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기자 icd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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