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5000원에 춤추고 떼창"…아재 놀이터에 2030女 점령,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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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0년 코로나19 확산 당시 전국의 경기장이 문을 닫으면서 관중이 역대 최저인 32만8000명까지 주저앉았던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 날개를 달았다. 2021년 122만8000명에서 2022년 607만6074명까지 수직으로 상승했고, 지난해엔 팬데믹 이전2019년 728만6000명 수준을 넘어선 810만명을, 올해 정규시즌에는 최초로 10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김경진 기자
2030의 관심이 야구장으로 쏠린 원인은 무엇 때문일까. 이경호 KBO 홍보팀장은 표면적인 변화로 ▶올해 세계 최초로 도입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과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SNS 제한 해제 등을 꼽았다. 이 팀장은 “그간 심판의 볼·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잦았는데 ABS를 시행하면서 이 부분이 해소됐다”라며 “프로야구 콘텐트를 SNS에 올리지 못했던 부분이 올해부터 풀린 점도 젊은 관중의 유입을 늘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야구계에선 위의 두 가지 이유로는 갑작스러운 인기를 설명하기는 어렵단 반응이다. 송재우 야구해설위원은 “사실 올해는 올림픽과 같은 빅 이벤트가 없어서 이 정도로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으리라는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KBO가 26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중복응답에서도 경기 관람 빈도가 증가한 이유 중 새로운 경기 시스템이 도입돼서는 10.8%에 그쳤다. 오히려 응원문화가 재밌어서49.3%, 가족·지인이 더 자주 가자고 해서49.3%, 나들이·데이트를 하기 위해서31.1% 등이 꼽혔다. ’다른 놀거리 대비 야구 관람 비용이 합리적이어서’도 26.2%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젊은 층의 소비 심리 이면에 고물가·고금리의 경기침체 상황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프로야구가 2030 세대에서 일종의 ‘가성비 놀이문화’로 자리 잡았다는 얘기다. 과거 2030에게 인기가 없던 러닝이 최근 인기 스포츠로 떠오르고 있는 점과 유사하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030의 경우 지갑 사정이 좋지 않다 보니 지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가성비 운동, 문화생활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송 해설위원은 “특히 야구는 1만5000원만 내면 3~4시간을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함성을 지르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진 기자
실제 2030이 그간 즐겼던 다른 문화생활의 경우 엔데믹 후에도 야구만큼의 반등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가성비 갑 문화생활로 꼽혔던 극장의 경우 영화 티켓 평균 가격이 1만5000원까지 상승하면서 올해 상반기 전체 극장 매출액은 6103억원에 그쳤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 여전히 34.4% 적다. 같은 기간 관객 수는 42.4%나 줄었다.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놀이동산 3곳도 지난해 기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다만 이은희 교수는 “프로야구측이 이런 젊은 층의 소비 심리를 타겟팅한 점이 주효했다”라며 “아이돌 포토카드 문화를 도입한다거나 야구장 내 먹거리를 활성화한 것 같이 세대교체에 따라 유연하게 변한 야구장 문화도 관중을 사로잡는 데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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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림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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