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갈아타기 31일부터 시행…400조 머니무브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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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현 기자 = 금융당국이 근로자 노후소득 보장기능 강화 차원에서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 등을 추진하고 있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오는 31일부터 개시된다.
이에 따라 이달 말부터 400조원에 육박하는 퇴직연금 시장의 본격적인 머니무브가 예상된다.
12일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당초 오는 15일 퇴직연금 실물이전 조기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했지만, 개시 일정을 오는 31일로 보름가량 늦췄다.
당국과 사업자들은 지난 9월부터 서비스 개시를 위한 테스트를 진행해 왔는데, 제도의 안정적 시행을 위해 추가 테스트 기간이 필요하다는 업계 공통의 의견이 제기됨에 따라 당국이 이를 받아들인 결과다.
앞서 삼성생명과 부산·경남은행, 하나증권 등 일부 사업자는 전사적인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 및 변경 등의 사유로 올해 초 10월15일 서비스 개시가 어렵다는 점을 통지한 바 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는 퇴직연금 관련 법령에 의한 의무사항이 아닌, 자체 전산시스템 구축 등 퇴직연금사업자와 상품제공기관의 자발적인 협조에 기반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총 44개 실물이전 대상 퇴직연금사업자 중 37개사가 오는 31일부터 서비스를 개시한다. 이는 실물이전 대상 적립금의 94.2%를 차지한다.
지난 11일 기준 부산·경남은행, 삼성생명, 하나증권이상 차세대 시스템 구축, 광주·iM은행, iM증권이상 전산시스템 구축·테스트 지연 등 7개사는 추후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경우 실물이전 대상 적립금 규모는 전체 실물이전 대상 적립금의 1.9% 수준에 불과하다"며 "실물이전 대상이 아닌 보험형 자산괸리계약이 적립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절차. 금융감독원 제공.
지금까지 퇴직연금 계좌를 다른 사업자로 이전하려면 기존 상품의 해지현금화에 따른 비용중도해지 금리 등과 펀드 환매 후 재매수 과정에서 금융시장 상황 변화로 인한 손실기회비용 등이 발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도입되면 계약이전 시 가입자가 부담하는 손실이 최소화되고, 사업자 간 서비스 기반의 건전한 경쟁이 촉진돼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물이전 형태로 퇴직연금 계좌를 이전하려는 퇴직연금 가입자는 새롭게 계좌를 옮기고자 하는 퇴직연금 사업자에서 퇴직연금 계좌를 개설한 후 이전신청서를 접수하면 된다.
계약이전 신청을 받은 퇴직연금 사업자는 실물이전 가능 상품목록 등 유의사항을 가입자에게 안내해 가입자의 이전 여부에 대한 최종 의사 확인을 거친다. 이후 실물이전을 실행하고 이전 결과를 SMS나 휴대폰 앱 등을 통해 가입자에게 통보하게 된다.
실물이전 대상은 신탁계약 형태의 예금·이율보증보험GIC·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기타파생결합사채DLB 등 원리금보장상품과 공모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 주요 퇴직연금 상품 대부분이 해당된다.
다만 실물이전은 확정급여형DB형, 확정기여형DC형, 개인형퇴직연금IRP 등 동일한 제도 내에서만 가능하다.
또한 퇴직연금 운용 상품의 특성, 계약 형태 등에 따라 실물이전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는 만큼 가입자는 실물이전 대상제도 및 상품범위를 참고해 보유한 상품의 실물이전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본인이 운용 중인 상품이 실물이전 대상에 해당하더라도 이전을 희망하는 사업자수관회사가 동일한 상품을 취급하고 있어야 실물이전이 가능하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즉, 가입자가 운용하는 다양한 상품 중 수관회사가 취급하는 실물이전 대상상품은 해지없이 이전이 가능하지만, 실물이전 제외 상품과 수관회사 미취급 상품은 기존과 같이 상품 매도 후 현금화해 이전해야 한다.
금감원과 고용부는 가입자의 편의성 제고를 위해 보유한 상품의 실물이전 가능 여부를 신청 전에 조회할 수 있는 사전조회 기능을 빠른 시일내에시일내에 오픈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 DC형에서 IRP로의 실물 이전 등 이번 이전 범위에 포함되지 못한 상품에 대해서도 실물이전이 가능하도록 추가 검토하는 등 가입자에 대한 서비스 제고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는 전 업권의 참여가 필요한 대형 전산시스템 구축사업으로, 각 사의 이해관계가 상이한 환경에서도 사업자와 당국이 최대한 협조하면서 개시를 준비해 온 만큼 31일 안정적 서비스 제공을 통해 퇴직연금 가입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퇴직연금 시장의 건전한 경쟁이 촉진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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