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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털어내려…"현금 5000만원 드려요" "코인도 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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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2회 작성일 24-03-0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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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악성 미분양’ 46% 급증… 위기의 건설·시행사 ‘요지경 마케팅’

일러스트=김성규

일러스트=김성규

오는 7월 입주를 앞둔 대구 동구 ‘동대구 푸르지오 브리센트총 759가구’의 시행사는 계약자들에게 중도금 무이자 대출 혜택과 함께 평형별로 최대 5000만원의 ‘축하금’을 주고 있다.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미분양 물량을 빨리 소진하기 위해서다. 시행사는 아파트를 분양해 받은 돈으로 건설사에 공사비를 지급하고, 금융회사에 빌린 대출도 갚을 수 있다. 올해 초에는 계약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한시적으로 금金 한 돈약 38만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펼치기도 했다. 입주 시점이 임박하도록 계약률이 저조하자 시행사 측에서 이 같은 혜택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것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대구처럼 미분양이 많은 지역에선 시간이 지날수록 미분양 아파트가 쌓여, 계약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이 때문에 이목을 끌 만한 파격적이고 다양한 인센티브를 내놓는다”고 말했다.

지방 분양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기 위한 파격적인 혜택들이 등장하고 있다. 예전엔 주로 중도금 무이자 대출이나 분양가 할인 정도에 그쳤지만, 최근엔 직접적인 현금 지원이나 집값 하락 시 분양가 보장 같은 혜택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의 고금리 때문에 분양이 늦어질수록 금융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통하는 준공 후 미분양이 빠른 속도로 늘면서 건설·시행사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월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은 9115가구로, 1년 전6266가구보다 45.5% 늘었다. 이 과정에서 별다른 혜택 없이 분양 계약을 맺은 기존 계약자들이 반발하며 갈등을 빚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그래픽=김성규

그래픽=김성규

◇지방 미분양 요지경 마케팅

최근 미분양을 털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되고 있다. 가상 화폐를 분양 대금으로 받는 독특한 사례도 등장했다. 제주도에서 분양 중인 A단지의 시행사는 전체 24가구 중 선착순 5가구에 대해 분양가의 약 20%인 8000만원을 할인해 주고, 분양 대금 중 일부를 현금이 아닌 비트코인 등 가상 화폐로 납부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가상 화폐로 직접 지급하면, 가상 화폐를 현금으로 인출할 때 드는 수수료금액의 약 0.1%를 조금이나마 아낄 수 있다”며 “최근 가상 화폐에 대한 관심이 커져, 이를 분양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집값이 떨어져도 건설사가 분양가에 되사주는 ‘원금 보장’ 마케팅을 내놓은 곳도 있다. 울산 B아파트는 계약 후 입주 예정일인 내년 7월까지 집값이 하락하면 계약 해제와 함께 계약 원금 반환을 보장하기로 했다.

이처럼 무리한 마케팅까지 동원하는 것은 악성 미분양이 중소 건설·시행사엔 존립을 위협할 수 있는 악재이기 때문이다. 건설·시행사들은 주택 분양 대금으로 금융권에서 받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갚고 공사비도 충당한다. 준공 후에도 분양이 안 되면 자체 자금으로 대출과 공사비를 충당해야 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 중소 건설사들은 1~2개 건설 현장에서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하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며 “일부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미분양을 털어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입주민이 새 계약자 막기도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받은 새로운 계약자와 혜택을 못 본 기존 계약자 간에 갈등이 벌어지기도 한다. 지난달 22일 서울의 한 건설사 본사 앞에는 ‘협의 없는 할인분양 입주 저지로 대응한다’ ‘무책임한 할인분양 선분양자 소급 적용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시위 트럭이 등장했다. 지난해 초 입주한 대구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이 건설사가 최근 내놓은 할인 분양 정책에 반발하며 상경 시위를 벌인 것이다. 이 단지는 준공 1년이 넘도록 전체의 약 15%가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이에 시행사는 분양가를 최대 9300만원 할인하기로 했고, 이후 20가구 정도가 할인된 가격에 분양 계약을 맺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상 분양가에 계약했던 기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현재 입주민들은 아파트 출입구와 각 가구 발코니 등에 할인 분양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내걸었고, 향후 할인 분양을 받아 입주한 가구에 대해 관리비, 주차비 등을 20% 가산하는 관리 규약 변경도 추진하고 있다.

오는 10월 대구에서 입주 예정인 C아파트 역시 건설사가 작년 2000만원이던 현금 보상을 최근 5000만원으로 올리자 기존 계약자들이 “우리도 같은 조건을 적용해달라”며 반발하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할인 분양 등 파격적인 마케팅을 할 때엔 기존 입주민의 반발을 최소화할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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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지 기자 sjsj@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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