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도 테슬라" 외치던 벤츠·포드, 왜 전기차 올인 버리고 방향 틀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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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올인서 판매 전략 수정
일러스트=김성규 이처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하이브리드차 생산 강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래차 시장을 전기차가 독식할 듯하면서 ‘전기차 올인’ 전략을 폈지만, 최근 하이브리드차 모델과 생산량을 대폭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이는 최근 미국·유럽 등에서 자국의 기존 산업 보호 정책 강화와 전기차 전환에 따른 일자리 감소를 주장하는 노조의 반발 등이 맞물리며 전기차 전환이 늦춰진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전기차 전환 속도는 후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하이브리드차가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 선두 업체인 테슬라와 BYD가 가격 인하 경쟁을 계속하는 것도, 기존 업체들이 수익성이 담보된 하이브리드 모델로 눈을 돌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래픽=김성규 글로벌 업체 중 하이브리드차에 가장 적극적인 건 미국 포드다. 별도로 전기차 사업부e-포드 실적을 공개하는 포드는 지난해 전기차 부문에서 47억 달러6조2500억원 손해를 봤다. 그러자 120억 달러16조원 규모의 전기차 신규 투자 계획을 철회하고, 수익성이 높은 하이브리드 증산 계획을 내놨다. 독일의 폴크스바겐도 올해 대표 차량인 골프, 티구안, 파사트 등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한다. ‘타도 테슬라’를 외치며 전기차 올인 전략을 내세우던 GM 역시 지난달 실적 발표 자리에서 전기차 집중전략을 수정하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생산 방침을 처음으로 밝혔다. 이 같은 전략 변경에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와 뉴욕타임스는 최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정부가 3~4월쯤 애초의 전기차 전환 목표를 대폭 후퇴시키는 수정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정부는 2030년까지 신차의 60%를 전기차로 바꾸겠다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이 수치를 대폭 낮출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해 미국 전체 차량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은 6.7%였다. 이는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이 전미자동차노조UAW 조합원의 표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부품이 40% 적어 일자리 감소가 불가피하다. UAW는 지난해 “전기차 전환으로 일자리 보장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바이든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기차에 더 부정적인 트럼프 역시 자국 산업 보호 등을 이유로 전기차 관련 정책을 대거 수정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전기차 판매에 비우호적 정책이 전개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했다. 그래픽=김성규 현대차그룹도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미국에서 전기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급 과잉 우려까지 제기되자 하이브리드차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 2위에 오른 현대차는 2025년 상반기 가동 예정이던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HMGMA 준공을 오는 10월로 앞당긴 상태다. HMGMA는 연간 3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다. 지난해 현대차·기아가 미국서 판매한 전기차는 9만4340대다. BYD 등 중국 전기차 업체가 멕시코 등에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해외로 나오려는 것도 부담이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69만6380대였다. 올해는 20만대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구자용 현대차 IR 담당 전무는 지난달 “지난해 9%였던 현대차 하이브리드 비율은 올해 11%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는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하이브리드 차량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개발 일정 등을 고려했을 때 오는 2026년쯤 출시가 이뤄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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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김아사 기자 asakim@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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