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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배우러 한국 온 中교수·학생들…훈몽재가 어떤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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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6회 작성일 23-08-3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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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배우러 한국 온 中교수·학생들…훈몽재가 어떤 곳?


한국 유학 맥잇는 고당 김충호 선생
순창군 훈몽재 기거하며 후학 양성
中난창대·인민대 등 교수·학생 30명
일주일 머물며 한국 유학 정수 배워


전북 정읍역에서 자동차로 30분을 더 달려 도착한 훈몽재訓蒙齋. 순창군 쌍치면에 위치한 이 곳은 희미해져 가고 있는 한국 유학儒學의 맥을 잇는 곳이다. 현존하는 유학자 중 최고로 손꼽히는 고당古堂 김충호 선생75이 기거하며 직접 제자를 길러내는 곳이다. 훈몽은 어리거나 몽매한 사람을 가르친다는 뜻이다.

고당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직후부터 서당에 가서 글을 읽기 시작했다. 20세때 전북 고부에 살던 양재 권순명 선생에게 스스로 찾아가 10년간 체계적으로 유학을 공부했다. 양재 선생은 간재 전우 선생의 수제자다. 조선 말기 최고 유학자였던 간재는 일제가 침탈하자 거처를 서해 여러 섬으로 옮겨 다니면서 민족정신을 일깨우는 강학을 지속한 것으로 유명하다. 고당이 간재학파의 맥을 잇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고당은 훈몽재가 중건된 직후인 2011년부터 산장을 맡고 있다. 국사편찬위원회와 단국대 동양학연구소, 성균관대 부설 한림원 등에서 유학을 연구하고 후학을 길러내다 은퇴 후 선택한 길이다. 훈몽재는 조선시대 퇴계 이황과 쌍벽을 이루던 유학자인 하서 김인후 선생이 강학을 했던 곳으로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소실된 곳을 전북도가 유학 발전을 위해 복원한 곳이다. 송강 정철이 어린 시절 훈몽재에서 김인후에게 대학을 배우곤 했던 장소인 넓적바위가 바로 앞 주령천 변에 그대로 서 있다. 정철이 전라도 관찰사 시절 이곳으로 와서 그 바위에 새겼다는 대학암이라는 글자가 지금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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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찾은 훈몽재 강의실에서는 고당의 강학이 한창이었다. 유학에서는 선생이 제자와 함께 수업을 진행하는 것을 강학講學이라고 한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자리가 아니라 글을 읽고 문답을 진행하면서 토론식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30명 가까이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한국인이 아닌 중국인이었다. 중국 장시성 명문인 난창대를 중심으로 인민대와 베이징사범대, 산둥대, 사회과학원 등의 학부생과 대학원생, 교수들이었다. 같은 한자 문화권이지만 발음도 다르고 고문古文이다보니 난창대 철학과에서 유학을 연구하는 전병욱 교수가 통역을 맡고 있었다.

이들은 일주일간 머물며 고당의 강학을 듣고 있던 중이었다. 주말임에도 진행된 이날 강학은 성리학을 집대성해 놓은 성리대전의 성리편과 율곡·간재 선생의 이기심성설에 대한 것이었다. 고당이 직접 편집한 교재를 읽고 해설하면 전 교수가 통역을 했다. 이어 학생들이 교재를 나눠 읽으면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물으면 통역을 거쳐 고당이 해설해주는 식이었다. 수강생 중에는 교수도 5명 있었지만 학생들과 똑같이 읽고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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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나라인 중국에서 온 연구자를이 한국에서 성리학을 공부하는 장면은 꽤나 이색적이었다. 이에 대해 고려대 박사 출신의 전 교수는 “문화대혁명 이후 쇠퇴했던 중국 유학이 시진핑의 부흥 정책으로 살아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체계적인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곳을 찾기는 어렵다”며 “중국내 유학 연구자들 입장에서는 학문이 높은 고당 선생이 직접 강학하는 훈몽재에 와서 깨우치는 것이 많은 것같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유학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삶에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 학문이라는 점에서도 고당에게서 배우는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

옆에 있던 양주차이 난창대 교수가 한마디 거들었다. 양 교수는 “2017년부터 시작된 훈몽재와의 교류가 코로나19로 인해 3년간 끊겼다가 다시 재개돼 너무 기쁘다”며 “고당 선생이 매년 다르게 엮어주시는 교재에는 그야말로 유학의 정수가 담겨 있어 짧은 기간임에도 많은 것을 배운다”고 말했다. 그는 “훈몽재에 머물 때 들어가는 숙박비와 식비는 고맙게도 전북도와 순창군이 지원해주고 있다”며 “적지 않은 항공료를 전액 자비로 부담해야 함에도 참가 희망자가 넘쳐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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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당은 중국 연구자들의 이런 반응에 고마운 일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에서 유학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도 매년 중국 연구자들이 훈몽재를 찾아오는 것이 유학 연구자로서 큰 위안이 된다”며 “꺼져가고 있는 유학의 등불이 다시 살아나는데 작은 씨앗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이들에게 성심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고당은 국내에서 유학은 고리타분하다는 인식이 심어진 것은 일제 탓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조선을 500년간 지속하게 했던 힘은 바로 유교적 문화와 교육에서 나왔다”며 “일제가 조선을 찬탈하면서 당파싸움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유학을 폄훼한 것은 순전히 통치를 위해 정신을 말살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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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은 지금도 충분히 사회에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는 학문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고당은 “유학은 다른 게 아니라 천리天理 즉 하늘의 이치와 인륜人倫 즉 사람의 윤리질서를 다루는 학문”이라며 “사람이 하늘의 이치에 따라 바르게 살고, 윤리 도덕과 사회 질서를 잘 지키며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것이 바로 유학”이라고 설명했다. “유학의 정신을 잘 되살리면 최근 들어 나타나고 있는 여러가지 사회 병리적 현상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그는 덧붙였다.

그런 면에서 유학 연구의 기회가 보다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고당에게 있다. 그는 “유학 연구자들이 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며 “세계 최고인 한국 유학의 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보다 많은 사람과 기관들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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