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아는기자들] 라이언로켓, 웹툰 산업에 왜 AI가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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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투자나는 그때 투자하기로 했다에선 현업 투자자가 왜 이 스타트업에 투자했는지를 공유합니다. 2023년 가장 뜨거운 키워드 중 하나는 인공지능이었다.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계기는 2016년 구글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알파고가 바둑기사 이세돌과의 대결에서 승리한 이른바 ‘알파고 쇼크’이다. 당시 수천년의 역사를 가진 인류 바둑이 인공지능에게 패배하자 모두가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 년 동안 인공지능은 주목받는 것에 비해 상용화 되지 못했다. 기술적 한계도 있었지만, 일반인들은 인공지능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활용처가 다양하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러던 2022년 12월, Open AI가 Chat-GPT를 공개하고 역사상 가장 빠른 두달 만에 1억 유저를 확보하며 우리의 일상에 빠르게 침투하고 인공지능의 대중화를 견인하고 있다. Chat GPT가 엄청난 관심을 받는 이유는 바로 콘텐츠를 창작할 수 있는 생성형 AI이기 때문이다. 생성형 AI는 기존 학습된 데이터 내에서만 단순 반복적인 일을 수행하는 것을 뛰어넘어 글, 이미지, 동영상, 음악 등을 새롭게 만들어내며 인간만 할 수 있다고 여겨지던 창의적인 일을 수행할 수 있어 활용처가 매우 다양하고 실제로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당연하게도 창업자들과 벤처캐피탈 모두 생성형AI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으며 많은 투자도 이루어지고 있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 작년 11월에 투자한 라이언로켓이 어떻게 생성형AI로 웹툰 산업 혁신에 도전하고 있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UBS 2023년 8월 웹툰 생성형AI 업체 라이언로켓의 정승환 대표를 처음 만나게 되었다. 미팅 전 회사 소개 자료를 통해 웹툰을 그려주는 생성형 AI를 개발하는 업체라는 점은 인지하고 있었지만, 필자는 아직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반신반의한 상태로 미팅에 임했다. 생성형AI로 이미지를 만들어본 사람들은 겪어봤겠지만 여러 개의 일관된 이미지를 생성하는 것이 생각보다 매우 힘들다. 특히 웹툰과 같이 캐릭터와 작가의 화풍이 일관성 있게 유지되고 연속을 가져야 하는 경우에는 생성형 AI의 활용도가 많이 떨어진다. 정승환 대표, 박준형 이사, 문형준 이사로 이루어진 공동창업자들 3인은 2019년 한양대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라이언로켓을 창업하고 꾸준히 생성형 AI를 연구해왔다. 학계에서는 꾸준히 더 좋은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매진한 반면 이들은 공개된 모델을 엔지니어링하여 원하는 대로 제어하고 상용화 및 사업화 시키는 것에 더 집중해왔고, 2021년 Forbes 30 under 30 Asia에 선정되며 그 역량을 인정받기도 하였다. 결과적으로 라이언로켓은 현재 글로벌 빅테크 업체들이 앞다퉈 공개하는 AI 모델들을 누구보다 잘 다루고 제어할 수 있게 되었고, 덕분에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웹툰 제작도 가능한 역량을 갖추게 되었다. 라이언로켓이 출시한 생성형 AI서비스 ‘젠버스Genvas’를 이용하면 웹툰 제작 과정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캐릭터및 배경를 그리는 과정을 생성형AI가 만든 이미지로 대체하여 기존 방식 대비 시간은 10배 빠르고, 비용은 50% 저렴한 웹툰 제작이 가능하게 한다. 라이언로켓의 웹툰 제작을 위한 생성형 AI서비스 ‘Genvas’. /라이언로켓 2023년 MBC 방송연예대상 수상자는 개그맨, 가수, 운동선수도 아닌 웹툰 작가 출신 기안84였다. 웹툰 산업은 수년간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인기 웹툰 작가들은 팬덤이 생기게 되었고, 이중 일부는 매우 두터운 팬층을 바탕으로 방송에까지 나오는 연예인이 되었다. 어느덧 웹툰 작가는 어린이들의 장래희망 상위권에 속하는 선망 받는 직업이 되었고, 이는 한국 웹툰 산업의 위상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대변한다. ‘미생’과 ‘이태원 클라쓰’ 등이 웹툰 IP의 드라마화로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최근에는 ‘살인자o난감’, ‘지옥’, ‘스위트홈’ 등이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제작되어 인기를 거두며 한국의 웹툰 IP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콘텐츠로 성장하고 있다. 웹툰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웹툰은 디지털 기기에 최적화된 세로 스크롤 방식 레이아웃이다. 기존 출판 만화와는 다르게 다양한 레이아웃과 자유로운 컷 분할이 가능하여 작가의 연출 자유도가 높고, 모바일기기에서 손가락 하나만으로도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볼 수 있다. 또한 웹툰은 상대적으로 짧고 자극적인 경우가 많아 일명 ‘스낵컬처’를 좋아하는 현대인의 특징과도 잘 어우러진다. 하지만 웹툰이 성공한 가장 큰 비결은 유능한 작가들이다. 기존 만화는 출판사에서 인쇄한 후 판매되기 때문에 금전적, 물리적 제약이 있었으며, 이로 인해 시장에 공개되지 못한 좋은 작품들도 다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 기반의 웹툰은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온라인에 연재가 가능하기 때문에 배포가 용이하다. 덕분에 유능한 신규 작가들이 웹툰 시장에 대거 유입될 수 있었고, 이로 인해 풍부해진 작가풀은 결국 더 다양하고 더 좋은 작품들로 이어졌으며 궁극적으로 더 많은 독자의 유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완성된 셈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가파른 성장으로 인한 부작용들도 다수 존재한다. 웹툰이 주 단위로 연재될 수 있었던 이유는 화당 50~60컷 정도의 흑백 그림으로 이뤄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이 성장하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화당 80~100컷의 컬러 연재가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당연하게도 웹툰의 제작 시간은 증가하였지만, 독자들은 이미 주 단위 연재에 익숙해져 웹툰 제작의 노동 강도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웹툰 작가들의 평균 창작 시간 및 활동 일수. /한국콘텐츠진흥원 필자는 결국 웹툰의 가장 큰 성장 동력인 작가들의 열악한 근로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한국의 가장 유망한 산업은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웹툰에서 만큼은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닌 지켜주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BBC ‘나는 웹툰 공장의 노동자’. /BBC 이를 방증하듯 라이언로켓은 현재 한국과 일본에서 다수의 대형 콘텐츠 업체와 협업하고 있다. 특히 재담미디어가 추진하는 ‘이현세 AI’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며 올해 상반기 중 그의 대표작 ‘카론의 새벽’을 라이언로켓의 AI로 제작하여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만화 강국 일본의 대형 제작사들에게서 In-bound 협업 제의가 들어와 유료 PoC를 다수 진행 중이다. 일본 시장은 워낙 많은 IP를 보유하고 있고 이를 디지털화 하는 수요가 많아 초기 레퍼런스를 잘 쌓는다면 일본 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아직은 AI가 웹툰 제작에 활용되는 것에 대해 적지 않은 반발이 있다. 하지만 모든 변화에는 거부감이 동반되고 적응할 시간도 필요하다. 필자는 멀지 않은 미래에 AI가 웹툰 산업을 한층 더 발전시키고 성장시키는 이로운 존재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그 가운데 라이언로켓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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