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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나서면 박수받는 문화, 저를 나서게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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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7회 작성일 24-02-1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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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장민규 카카오뱅크 매니저

[비바100] "나서면 박수받는 문화, 저를 나서게 했죠"

은행권에서 일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사내활동들을 조직하고, 열정을 쏟아 붓는 사람이 있다.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을 주도적으로 열심히 찾아서 하는 그는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의 MZ직원 장민규35 매니저다. 그를 만나 카카오뱅크 만의 사내문화와 다양한 배경의 인재들이 만들어내는 경쟁력을 엿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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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규 카카오뱅크 고객정보보호팀 매니저가 13일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기자

◇ ‘돈의 흐름’을 알고 싶던 법학도, 은행권에 입문

카카오뱅크 정보보호실 PISPrivacy amp; Information Security팀 장민규 매니저는 본래 대학에서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법학도였다. 형사사건 판례들을 살펴보다가 대부분의 범죄에 돈이 연관된 것이 많다는 사실에 흥미를 느꼈고, ‘돈은 어떻게 움직일까’라는 궁금증을 갖게 됐다. 그런 궁금증이 ‘돈의 흐름’을 직접 피부로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발전해 국내 4대 시중은행 중 한 곳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전 직장이었던 시중은행에 근무하면서 2014년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경험하고 정보보호의 중요성에 대해 체감하며 정보관리가 개인과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함도 느껴보았다. 현재 카카오뱅크에서는 행내에서 이뤄지는 고객정보 처리가 개인정보법이나 신용정보법 등 관련 법령을 잘 준수하고 있는지를 점검·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가 지난 2022년에 카카오뱅크로 이직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기업문화에 회사가 적극적이고, IT와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직원들 간에 의사소통이 원활한 점에 매력을 느껴서였다고 한다.

“기존 직장에선 느끼지 못했던 가장 큰 갈증이 그런 부분이었다. 서로 다름을 존중하고 새로운 것을 공유하는 회사라는 점에 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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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규왼쪽 첫번째 카카오뱅크 고객정보보호팀 매니저가 임직원들과 함께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의 회의실에서 ‘읽다지’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장민규 매니저 제공

◇ 수평적 논의로 결정된 합의가 지닌 힘을 느끼다

장 매니저는 카카오뱅크에서 서로의 직급을 부르지 않고 영어식 이름만 사용한다는 것에서 ‘상대적 가까움’을 느꼈다고 한다. “전 직장에서 높은 직급의 분들과 대화하다 보면 아무래도 불편할 수밖에 없었는데, 여기서는 직급이 따로 없다보니 누구와도 ‘거리감 없이’ 대화할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인 것 같다.” 회사 내 호칭은 영어이름이 전부이다. 대표는 ‘대니얼’, 장 매니저는 ‘오션’Ocean이라고 불린다.

수평적인 문화는 회의에서 진가를 발휘한다고. 리더 한 사람 외에는 모두가 입을 다물고 있는 회의시간이 아니라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누구든 이를 받아들이고자 노력하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회의다운 회의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대개 회의시간은 리더나 상위자가 불러주는 내용을 받아쓰기 하는 시간이지 않나. 하지만 카카오뱅크는 실무자가 자기 업무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한다. ‘대표님,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와 ‘대니얼,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는 말을 꺼내는 무게감이 다르다. 처음 와서 적응이 힘들 정도로 강력했던 경험이었다.”

‘탑다운하향식’에 비해 바텀업상향식 방식은 창의적이고 혁신을 도모할 수 있지만, 의사결정 과정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회사 전체의 방향성을 잡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혀왔다. 탑다운 방식의 조직문화에서도 일을 해보았던 장 매니저 역시 속도감 측면에서는 간혹 아쉬울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충분한 논의를 통해 목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더 강하게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을 경험했다고.

“구성원간 수평적이고 누구나 자기 의견을 개진할 수 있고, 그 의견에 대해 모두가 합의했을 때 진행되다 보니 의사결정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의사결정이 되고 나면 탑다운 조직에서 사람들이 일하는 과정에 생길 수 있는 ‘과연 이게 맞을까’라는 의구심이 미리 충분한 논의 과정에서 정리되므로 결론적으로는 오히려 더 속도감 있게 일할 수 있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사실 수평이나 수직이라는 단어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카카오뱅크는 충분히 논의하고 과감히 결정하며 함께 헌신하는 문화를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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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규 카카오뱅크 고객정보보호팀 매니저가 운동 미션을 완료한 뒤 ‘흔다지’ 게시판 업로드를 위한 인증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장민규 매니저 제공

◇ ‘흔다지’와 ‘읽다지’…그가 사내활동에 열심인 이유

장 매니저는 나서서 뭔가 해보고자 하는 사람에게 박수를 쳐주고 소신있게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카카오뱅크의 사내문화 속에서 회사를 단순히 일만 하는 곳이 아니라 ‘재미’를 찾는 곳으로 바꿔보기 시작했다.

“지난 10년간 회사생활을 하면서 회사에서 ‘일’ 외에 ‘재미’는 찾기 어려웠다. 하루 중 약 3분의 1을 회사에서 보내는데 대개의 시간은 고민과 노력이라는 이른바 ‘노잼’ 시간으로 채워지더라. 회사에 있는 시간을 최대한 즐겁게 보낼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즐거움을 만들어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첫 번째 프로젝트는 ‘흔다지흔들리는 것은 다 지방이야’라는 모임이었다. 각자 점심시간에 운동하고 인증과 격려를 하자는 것이 모토로, 개인들이 SNS에서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을 인증하듯 사내 게시판을 활용해 언제 얼마나 운동했고, 무엇을 먹었는지 등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장 매니저는 SNS에서 보면 ‘남의 이야기’지만 같은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 올린 운동 기록을 보면서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 나도 저렇게 응원을 받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더라고 말한다. “처음부터 폭발적인 반응은 아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많은 분들이 동참해서 니즈가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 회사 내에서 자신이 운동하는 모습을 오픈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부끄럽거나 쑥스러울 수 있는데,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거나 체중감량을 위해서거나 다른 사람의 응원을 받고 얼굴이 좋아졌다는 얘기도 들으니 나중엔 신이 나서 더 열심히 하게 되고 업무를 하는데도 자신감이 붙더라.”

어느 정도 사내에 운동하는 문화가 정착이 되어 갈 때쯤 장 매니저는 두 번째 프로젝트로 ‘읽다지읽고 말할 수 있다면 다 지식이야’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각자 책을 읽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는 것이다. “직장인들이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SNS에서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콘텐츠들로 취향이 단편적이고 고착화되는 경향이 있고, 책을 읽지 않아 문해력이 떨어질 수 있는데 책을 읽는 과정에서 본인의 취향을 공유하고 다른 이들의 취향도 경험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 보자는 취지였다.” 그렇게 해서 △본인이 그동안 읽었던 책 중에 가장 좋았던 것을 다시 한 번 읽어보기 △서로 좋았던 책을 공유해보기 △사놓고 안보는 책이 있으면 꺼내서 보기 등 주어진 테마에 따라 책을 선택하는 계기를 만들어보았다고 한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읽다지’ 모임은 현재 만 5개월이 지난 시점에 80명 규모로 커졌다. 전체 인원이 한꺼번에 모이면 충분한 논의가 안 되고 모두에게 발언권이 주어지지 않으므로 4~6명 단위로 조를 나눴다고 한다. ‘알고리즘’에 고착화되는 생각의 틀을 깨기 위해 연령과 취향도 상관없이 랜덤하게 조를 편성했는데, 그렇게 하고 보니 20대 초반의 주니어 직원부터 40대 중반의 시니어 직원까지 한 조에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참여한 직원들이 책을 읽고 나누면서 본인이 맞닥뜨리고 있는 개인적인 어려움까지 공유하면서 힐링하는 경험도 하게 됐단다. 아무리 자유로운 분위기의 인터넷은행이라고 해도 회사에 속해 있다 보면 생각이 유연하지 않을 수 있는데, ‘읽다지’ 모임에서 다양한 책을 읽고 나누면서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됐고 모임에 참여했던 직원들이 업무에 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경험도 하게 됐다고 한다.

장 매니저가 이처럼 주도적으로 만든 모임 때문에 회사에서 별도로 지원을 받는 것은 없다고 한다. 회사에서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이런 모임들을 지속적으로 만들고 운영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자 “재미가 있어서”라는 심플한 답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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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규 카카오뱅크 고객정보보호팀 매니저가 지난 13일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기자

장 매니저가 경험한 카카오뱅크는 미국이 최초에 생기던 시점의 ‘멜팅팟’과 같다고 한다. 다양한 문화가 합쳐져서 하나의 나라를 이루듯이 다양한 출신의 ‘이민자들카카오뱅크는 대부분 다른 회사에서 이직한 경력직 직원들로 구성돼 있다’이 한데 모여 섞이고 시너지를 내며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큰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의 사내문화가 장 매니저라는 인재를 끌어당겼다면, 그가 순수하게 재미를 나누기 위해 만든 모임에서 각자의 색깔을 지닌 또 다른 인재들이 섞이고 융화되며 시너지를 만들어 나간다. 2017년 출범한 후 7년 만에 점포 하나 없는 카카오뱅크가 고객수 2300만 명을 달성하며 빠르게 성장한 것도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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