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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계약하면 3년반 월세 공짜예요"…자존심 싹 사라진 고급빌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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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0회 작성일 24-02-17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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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부동산 위기 뉴욕 맨해튼 가보니…곳곳에 임대 현수막

화수목 3일 출근이 대세
특급호텔 연회장 예약도 ‘0’

사무실 수요 팬데믹前 60%
월세지원 기간 2배로 늘려

“금리인하 시점 늦어지면
이자 못내는 매물 쏟아질듯”


quot;15년 계약하면 3년반 월세 공짜예요quot;…자존심 싹 사라진 고급빌딩들


“럭셔리 사무실 임대하세요. 15년 계약하시면 ‘3년 6개월치 렌트비’ 빼드립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맨해튼 최고 상권을 자랑하는 ‘플라자 디스트릭트’, 맨해튼에서 30년 이상 사무실 임대를 중개한 퍼스트뉴욕의 순리 대표와 현장을 찾았다. 이 거리는 플라자호텔이 있는 5번가와 6번가에서 남쪽으로 약 열다섯 블럭에 걸쳐 있는데, 걷는 동안 수많은 임대 광고와 마주쳤다. 건물 2~3개에 하나꼴이었다.

뉴욕에서도 손꼽히는 번화가에 대부분 A급 건물들로, 회의실과 식당 등 최신 편의시설을 갖춘 곳들이 많다. 팬데믹 이전만 해도 건물 외벽에 임대 광고를 하는 경우는 드물었지만, 최근 공실이 늘어나면서 체면 깎이기도 마다하지 않고 너도나도 광고를 내걸고 있다.

공실이 얼마나 심각한 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는 건물주들이 내건 ‘월세 면제 기간’이다. 리 대표는 “위치 좋은 신축 A급 건물의 경우 월세를 내리면 건물값이 떨어진다. 때문에 월세를 유지하는 대신 임차인에게 일부를 돌려주는데, 최근 이 금액이 역대급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지금은 15년 임차 시 3년 반 정도의 비용을 임차인에게 제공하는 게 트렌드다. 예를 들어, 건물주가 임차인 사무실 내장 인테리어 공사비를 부담하고약 2년 치 월세 해당, 여기에 1년 6개월 간 임대료 면제 기간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리 대표는 “지난 2019년 팬데믹 직전 이 같은 ‘건물주 패키지’는 15년 임대 기준 약 1년 반 수준이었고,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1년 9개월을 넘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건물주 입장에서는 최악의 사무실 임대 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건물주 패키지를 제공할 수 있는 곳은 그나마 실탄을 갖춘 기관 건물주”라며 “어중간한 위치에 오래된 B급 건물 주인들은 월세를 내려도 공실이 늘어나고 있어 언제 죽을지 모를 시한부 인생”이라고 전했다.

맨해튼 임대 업계에서는 현재 사무실 임대 시장이 금융위기 때보다 더 악화됐다고 아우성이다. 금융시장 리서치 기관 KBW는 올해 상업용부동산 값이 평균 5~10%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마천루의 시대’가 끝났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온다.

실제로 최근 뉴욕시 전역에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30개 분량의 사무실이 비어 있다는 진단이 나오기도 했다. 맨해튼 부동산 업계는 사무실 건물 불황이 5년 이상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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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원인은 거스를 수 없는 재택근무 트렌드다. 앞서 건물주들은 팬데믹 이후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믿고 막대한 시설투자를 했다. 더 비싼 월세를 받기 위해 건물 내에 멋진 회의실과 체육관, 식당 등을 새로 지었다. 그러나 월요일과 금요일은 출근하지 않는 ‘부분 재택근무’가 보편화면서 기업들은 엔데믹 국면에서 오히려 사무실 공간을 더 줄이기 시작했다. 현재 맨해튼 회사들이 사용하는 사무 공간은 팬데믹 전 대비 60% 수준에 불과하다.

특급 호텔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맨해튼의 한 5성 호텔 관계자는 “중요한 행사는 화, 수, 목 사흘 중 치러지는 게 일반적”이라며 “월요일이나 금요일 행사는 기피 대상이 된 지 오래”라고 말했다.

문제는 올해부터 건물 담보 대출 만기가 줄줄이 돌아오면서 높아진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건물이 속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에서 주택담보대출의 만기는 30년으로 장기가 많지만 상업용 부동산 대출 만기는 대개 5~10년이다.

윤제성 뉴욕생명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예상보다 견조한 경제 지표들이 나오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리게 되면 건물 담보 대출 차주가 직격탄을 맞게 된다”면서 “5년 전 3%에서 지금 6%대로 올라간 대출 이자를 부담하기 어려워 키를 내던질 건물주가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복병은 또 있다. 뉴욕시가 대형 건물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40% 줄이는 것을 법제화 했기 때문이다. 대형 건물은 큰 돈을 들여 관련 설비를 설치하거나 매년 상당한 금액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4년 공실을 버티지 못하고 최근 백기를 든 ‘플랫 아이언’ 빌딩처럼 주거용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도 있지만 이마저 녹록치 않다. 뉴욕시의 주거 월세 상한제도 때문이다. 규제 대상 아파트는 1년 계약시 3%, 2년 계약시 2.75% 등 인상률 상한이 있다.

이재랑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장은 “최근 주가가 급락하면서 위기 논란을 겪은 뉴욕커뮤니티은행NYCB이 주로 뉴욕시의 렌트 상한 규제를 받는 다세대 아파트 대출을 취급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NYCB는 부동산 대출 부실로 신용평가사로부터 투자부적격 등급을 받았고, 이에 따라 다른 지역 은행 위기 확산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상업용부동산 시장조사업체 코스타에 따르면, 뉴욕 상위 20% 건물의 공실률은 팬데믹 직전인 지난 2019년 11%에서 올해 초 18%까지 뛰었다. 공실률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해 2026년 말이면 22%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KBW에 따르면 올해부터 내년까지 2년 동안 만기가 돌아오는 상업용부동산 대출 규모는 1조2000억달러약 1600조원에 이른다. 이 중 올해 만기가 6580억달러약 870조원이다. KBW는 올해 상업용부동산 값이 평균 5~10%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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