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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4년 패스트팔로어 벗어나 게임체인저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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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1회 작성일 24-10-0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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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4년 패스트팔로어 벗어나 게임체인저로 변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자동차 업체 최고경영자CEO 이상의 면모를 보여준다."

지난해 1월 세계적인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는 정 회장을 올해의 인물Person of the Year 2023로 선정하며 그의 역량에 찬사를 보냈다. 단순히 자동차 판매 대수를 늘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룹의 본질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오는 14일은 정 회장이 현대차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지 꼭 4년이 되는 날이다. 회장으로 재임한 4년간 그는 현대차그룹을 완전히 바꿔놨다. 자동차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두세 단계 높였을 뿐만 아니라 그룹의 성격도 단순한 자동차 회사가 아닌 소프트웨어에 기반한 종합 모빌리티 업체로 변모시켰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이전의 현대차그룹은 누구나 알고 있으나 존경하진 않는 패스트 팔로어였지만, 지금의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업계 게임 체인저 창조적 파괴자라고 불린다"며 "정 회장이 취임한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완성차 판매 실적은 2020년 635만대로 세계 5위에서 2023년에는 730만4000대로 늘어나며 세계 3위로 뛰어올랐다.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의 재무 실적 성장세 또한 눈에 띈다. 현대차는 2020년 매출 103조9976억원, 영업이익 2조3947억원으로 저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매출 162조6636억원, 영업이익 15조1269억원을 거뒀다. 기아 역시 2020년 매출 59조1681억원, 영업이익 2조665억원에서 지난해엔 매출은 99조8084억원, 영업이익은 11조6078억원으로 늘어나는 큰 성과를 보였다.

물론 이 같은 실적 개선만으로 정 회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건 아니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의 최대 강점은 단순히 실적을 개선시킨 게 아니라 현대차그룹을 도전하는 회사로 만들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정 회장이 가장 즐겨 쓰는 표현은 프런티어선구자다. 인류를 위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찾아 가겠다는 의미다.

현대차그룹의 연구조직 구성도 바꿔놨다. 그가 변화를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현재 현대차의 연구조직은 AVP차량 관련 소프트웨어본부, PBV목적기반차량센터, 로보틱스랩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정 회장이 취임하기 전인 2020년에는 섀시·보디·파워트레인 담당처럼 조직이 차량 하드웨어별로 나뉜 전통적인 구성이었던 것과 달라졌다.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한 투자에도 정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2022년 4010억원을 투자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인 포티투닷42dot을 인수했다. 포티투닷은 센서가 아니라 카메라와 이를 운영하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한다. 2025년에는 챗GPT와 같은 거대언어모델LLM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한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은 엔진과 변속기가 중심인 자동차의 시대에서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된 이동장치의 시대가 생각보다 빨리 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인공지능을 통해 이 속도를 더 빠르게 하는 게 현대차의 목표"라고 말했다.

2019년 로봇 사업 전담 조직으로 신설된 로보틱스랩은 오는 12월 국내 공장에서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인 엑스블 숄더를 수천 대 생산할 계획이다. 이 기기는 작업자가 입는 형식으로 작업자의 근력을 강화하고 부상 위험을 낮춰주는 로봇이다. 조직이 구성된 뒤 2년여간은 선행 개발을 이어왔는데, 정 회장 취임 이후 실제 양산에 속도가 붙었다. 2025년 4분기에는 배달, 안내, 촬영 등 기능을 갖춘 카트형 로봇 모베드를 양산할 계획이다.

판매처 다변화에도 성공했다. 미국은 현대차 전체 글로벌 판매량 중 20%를 차지하는 제1의 해외 시장으로 올라섰다. 2016년에는 중국 시장이 23.5%, 미국 시장이 15.9%의 판매 점유율을 보였는데, 8년 만에 이를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차 글로벌 판매량 중 21.2%는 미국, 15.2%는 인도, 13.8%는 유럽 시장이 차지하고 있다.

[김동은 기자 /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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