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강조했던 女사장 탄생 54년 걸린 삼성전자…"포용문화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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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인재 강조했던 이건희 선대회장
지난해 이영희 사장 승진…창사 후 첫 女 사장
여성 리더십 목표제 달성 주목
"여성 임원은 사장까지 돼야 한다. 임원 때는 본인의 역량을 모두 펼칠 수 없을 수도 있지만 사장이 되면 본인의 뜻과 역량을 다 펼칠 수 있다."2011년 8월.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이건희 선대회장은 늘 여성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1997년 저서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 "다른 나라는 남자와 여자가 합쳐 뛰는데, 우리는 남자 홀로 분투하고 있다. 마치 바퀴 하나가 바람이 빠진 채로 자전거 경주를 하는 셈"이라며 "이는 실로 인적 자원의 국가적 낭비"라고 지적했다. 또 "기업도 여성에게 취업 문호를 활짝 열고 취업 활동을 지원하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며 "여자라는 이유로 채용이나 승진에서 불이익을 준다면 당사자가 겪게 될 좌절감은 차치하더라도 기업의 기회 손실은 무엇으로 보상할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이 2022년 8월30일 삼성SDS 잠실캠퍼스에서 진행한 워킹맘 직원과의 간담회 이후 한 직원과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 선대회장의 방침을 계승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여성 인재들에 대한 관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유능한 여성 인재가 능력을 충분히 발휘해 차세대 리더로 성장하고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조직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직원이 애국자"라며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의 여성 인재 활용을 높이 평가하긴 어렵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초로 이영희 DX소비자가전·모바일 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아버지의 발언을 현실로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유리천장으로 상징되는 노동시장 내 여성 차별을 개선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은 여전히 필요해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는 여성 리더 확대를 위한 다양한 조치를 내놓고 있다. 그중 하나가 여성 리더십 목표제다. 2022년 기준 여성 임원 비중6.9%을 2030년까지 2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여성 리더십 목표제는 DX디지털경험와 DS반도체 등 부문 구분 없이 전사적으로 진행된다. 채용·평가·퇴직에서 여성 비중을 관리하고 우수한 여성이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차세대 지도자 워크숍과 여성 임원 간 네트워킹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차세대 여성 지도자 워크숍 대상은 임원 후보군인 CL4부장급 직급이다. 삼성전자는 선배 여성 임원으로 멘토링, 신뢰받는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리더십 코칭, 여성 동료 간 네트워킹을 지원해 참석자가 임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2001년 국내 기업 최초로 여성 간부만을 위한 리더십 교육 과정을 운영해왔던 경험을 살리고 있다는 평가다. 그해 삼성전자 여성 과장은 국내 임직원 4만명 중 200여 명이었으며, 여성 부장은 단 11명이었다고 한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여성 리더들이 지난 3월8일 여성의날 기념 행사에 모여 여성 리더십에 대해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매년 3월 8일 여성의 날에 다양한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각 지역 총괄에서 여성 임원직 간담회,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관련 외부 강사 초청 세미나, 패널 토의, 여성 임직원 대상 휴가와 선물 전달 이벤트 등 각 지역 문화에 맞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DEI 사무국도 운영 중이다. 지난해 12월 사무국으로 격상됐는데, 글로벌 DEI 정책 및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한다. 조직 내 다양성과 포용성을 증진하고 형평성 있는 제도가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주요 활동은 글로벌 여성 리더십 확대와 장애 고용 및 인식 개선 등에 맞춰져 있다. 각 지역의 DEI 우수사례를 상호 전파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과 임직원의 인식 개선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과 교육도 진행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DEI는 경영진부터 부서장 등 임직원 대상으로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오고 있고 DEI 필요성에 많은 임직원이 공감하고 있다"며 "각자 다름과 다양성을 포용하는 방향으로 여러 가지를 기획해 포용적 조직문화가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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