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15조 버는데 주가 100만원 가야"…개미들의 믿음 매수 저버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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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전경. 현대차 제공 |
[파이낸셜뉴스] "연간 영업이익이 15조원이 넘는데 주식이 100만원은 가야 하는 게 정상 아닌가."
지지부진한 현대차의 주가를 보며 한 투자자가 남긴 푸념이다. 올 상반기까지 실적과 주가 모두 파죽지세였던 현대차가 고점 논란에 휩싸였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의 주가는 지난 4일 23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고가를 기록했던 올해 6월27일 29만8000원과 비교하면 19.63% 하락한 주가다. 지난 3달 동안의 수급은 나쁘지 않았다. 고점 이후 현대차의 거래대금은 13조1809억원으로 같은 기간 국내 증시에서 5번째로 많이 거래됐다. 현대차의 수급은 개인 투자자들이 받치고 있었다. 고점을 기록한 이후 개인들은 4647억원어치의 현대차 주식을 사들였다. 개인 순매수 4위에 해당했다. 하지만 주가가 20% 가까이 추락하며 개미들은 매입단가를 낮추는 물타기를 한 셈이 됐다.
현대차의 실적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현대차의 매출 전망치는 43조1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1% 성장이 예상된다. 영업이익 전망치도 3조95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3%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글로벌 자동차 수요 둔화 우려가 제기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시장 조사기관 LMC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증가율은 올해 6월부터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한국투자증권 김창호 연구원은 "글로벌 완성차들의 부진한 실적과 포드와 GM의 보수적인 가이던스로 피크아웃 우려가 재점화되고 있다"라며 "지난 1년 넘게 지속된 피크아웃 우려와 달라진 점은 지표가 실제로 악화되며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폭스바겐의 독일 공장 폐쇄, 스텔란티스의 판매 급감 및 유럽의 산업 수요 둔화도 글로벌 자동차 산업 센티먼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도 최근 GM과 포드의 투자의견을 낮췄다. 모건스탠리의 아담 조나스 연구원은 "미국 소비자들의 신용이 악화하고 있고 중국 자동차 회사들의 시장 점유율이 계속 커지고 있다"라며 GM과 포드의 투자의견을 동일비중에서 비중축소로 하향 조정했다.
아담 조나스는 "중국 업체들이 판매하는 것보다 900만대 더 많은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업계 경쟁도 격해지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의 실적도 올해 2·4분기가 정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않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9531억원으로 지난 2·4분기 영업이익 4조2791억원보다 낮다. 올해 4·4분기 영업이익은 3조8447억원으로 더 낮아진다.
실제로 현대차의 글로벌 도매 판매 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7% 감소한 34만4000대를 기록했다. KB증권 강성진 연구원은 "현대차의 9월 글로벌 도매 판매량은 KB증권의 예상을 0.2% 하회했다"라며 "이는 영업이익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기관 투자자들은 결국 글로벌 자동차 산업수요 둔화와 함께 한국 완성차들의 실적 피크아웃이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라며 "이번 하락사이클의 깊이를 정밀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단기적으로 완성차들의 주가 상승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지적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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