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조석래 빈소로 달려온 삼성家…정의선 등도 재계 거목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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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날 오후 2시쯤 모친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함께 조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효성그룹이 공식적으로 조문객을 받기 시작한 지 1시간 만의 방문이다. 이 회장은 범 효성가를 제외하고 재계 총수 중 가장 먼저 빈소를 방문하며, 삼성그룹과 효성그룹의 깊은 관계를 보여줬다. 삼성과 효성은 80년 넘게 연을 이어온 관계다. 1942년 고 조홍제 효성 창업주는 고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과 삼성물산을 함께 설립해 무역업을 함께 했다. 그러다 조홍제 창업주가 1962년 효성물산을 설립해 독립했다. 두 선대회장은 일본 와세다대로 유학길에 올라 함께 하숙 생활을 하기도 하는 등 동업 이상의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후대에도 인연을 이어갔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타계했던 2020년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이틀 연속 조문하며 두 그룹 간 끈끈한 관계가 재조명됐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1968년생 동갑으로 경기초등학교와 일본 게이오대 대학원 동문인 절친이다. 이 회장은 빈소에 약 30분간 머물며 고인을 애도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굳은 표정으로 먼저 빈소를 나온 이 회장은 고인과의 관계나 추억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 없이 자리를 떴다. 홍라희 여사는 이 회장이 떠난 후에도 빈소에 3시간 가까이 머물며 유족을 위로했다. 홍 여사는 고인의 아내인 송광자 여사와 두터운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여사는 송 여사의 경기여고 1년 선배이자, 서울대 미대 1년 선배다. 두 사람은 출신 학교 외에도 장관의 딸이자 미술학도 출신이란 공통점으로 친분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홍 여사는 리움미술관장, 송 여사는 경기여고 경운박물관장을 지내는 등 미술에 대한 견해도 공유해왔다. 조석래 명예회장의 동생인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과 그의 아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도 빈소를 찾았다. 조현범 회장은 "큰아버지조석래께서 막바지에 정신적으로나 몸적으로나 좀 많이 고생하셨다"며 "지금이나마 좋은 곳에 가서 편하게 쉬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조현준 회장의 장인인 이희상 전 동아원 회장을 비롯해 한덕수 국무총리, 오세훈 서울시장,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김윤 삼양사 회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이 조문했다. 최창원 의장은 고인에 대해 "훌륭한 분"이라며 "산업계에 큰 영향을 주셨다"고 추모했다. 김윤 회장은 "우리 재계의 큰 거목이 가셔서 큰 손실"이라며 "섬유산업 선구자였는데, 아주 애석하다"고 밝혔다. 한덕수 총리는 "조 명예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아 경제계를 대표해 많은 일을 했고, 한미 간 우호 관계를 맺는 데 기여를 많이 했다"며 "국내적으로는 경제계를 살리기 위해 규제 개혁 등 많은 직언을 해주신 분으로, 항상 존경하는 기업인이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조문을 왔다"고 말했다. 조석래 명예회장의 장례는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명예장례위원장을, 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장례위원장을 각각 맡아 효성그룹장으로 진행된다. 장례는 내달 2일까지 5일장으로 치러진다. 영결식은 내달 2일 오전 8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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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연 기자 2counting@mt.co.kr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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