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의 모습. /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008930를 중심으로 한 한미그룹 오너가家의 경영권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고故 임성기 회장의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은 각자가 회사와 주주를 위한 적임자임을 내세우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25일 양측의 입장을 종합해 보면 쟁점은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제시한 OCI홀딩스와의 합병의 정당성과 실익 여부다. 세부적으로 △OCI 합병 배경 △상속세 납부로 인한 주식가치 하락 방지 △합병 이외 대안의 현실성 등에 대한 양측 입장이 팽팽히 맞선다.
임주현 사장 측은 OCI홀딩스와 통합을 통해 한미그룹의 신약 개발 정체성과 주주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임종윤 사장 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지 않고 헐값에 회사를 매각하는 행위라고 맞서고 있다.
◇OCI와 통합 불가피했나…상속세 해결·경영권 존속 이익 주장
임종윤 사장 측이 제기하는 문제 중 하나는 OCI홀딩스와의 통합이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는 밀실 통합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임종윤 사장 측은 이번 통합이 50년 전통 한미그룹 경영권을 OCI에 넘기고, 상속세 해결을 위한 합병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임주현 사장 측은 한미그룹의 경영 안정화가 우선 순위라고 말한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는 대신 한미그룹의 경영을 기존 경영진이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임주현 사장은 최근 입장문을 통해 "그간 대주주 가족의 지분에 대해 프리미엄을 보장하며 경영권을 함께 넘기라는 제안도 많았지만, 그걸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는 아버님이 세우신 한미그룹의 신약개발 전통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려면 빚을 지거나 주식을 처분해야 하고, 이로 인해 한미사이언스의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이에 임주현 사장 측은 OCI와 통합으로 상속세 해결과 경영권 존속 2가지 모두 가능했다고 주장한다.
임주현 사장은 "오빠임종윤와 동생임종훈은 가처분 의견서에서도 드러냈듯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매각할 생각만 하고 있다"며 "이들은 프리미엄과 함께 시장에 경영권과 지분을 팔 가능성이 크며, 한미그룹과 주주 권익 침해로 직결될 것"이라고 했다.
◇임주현 "지분 매각할 생각만" vs 임종윤 "주주들 우려하지 않아도 돼"
오히려 임주현 사장 측은 임종윤 사장이 한미그룹의 신약개발 사업에 대한 진정성이 있다면 향후 3년간 지분 보호예수를 약속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임주현 사장은 "OCI와의 통합이 마무리되면 OCI홀딩스에 요구해 향후 3년간 한미사이언스의 주요 대주주 주식을 처분없이 예탁하겠다"면서 "오빠와 동생도 3년간 지분 보호예수를 약속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임종윤 사장 측은 이에 대한 답은 우선 피한 상황이다. 단, 입장문을 통해 "이번 주총에서 승리한다면 1조 투자 유치를 통해 5년 이내 1조 순이익을 달성하겠다"면서 "저평가된 주가 회복은 물론, 주주가치 제고를 약속했으니, 주주들께서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양측 주장은 각자 제시한 한미그룹 미래 비전에 현실 가능성이다. 임주현 사장은 OCI와 통합으로 OCI홀딩스 사내이사 선임안에 올라 양사 통합을 위한 사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임주현 사장은 "오빠임종윤가 실체가 불투명하고 재무건전성도 의심되는 코리그룹, Dxamp;Vx를 한미와 합병시키거나 혹은 심지어 부정한 자금원을 이용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있다"며 "1조원 투자 유치의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라"고 밝혔다.
임종윤 사장은 이달 2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1조원 투자 유치를 통해 자체 신약 연구 대신 위탁 개발CDO 및 위탁 임상 사업CRO을 확대한다고 말했다. 당시 시총 200억원 기업에 도전한다는 의사도 밝혀 한미그룹 내부에서 현실성이 없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한편 양측은 오는 28일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호텔에서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 이사 선임안 등을 놓고 표 대결을 벌인다. 임종윤 측 지분 20.47%, 임주현 측 지분 21.86%인 상황에서 최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12.15%이 임종윤 사장을 지지하면서 박빙의 대결이 예상된다. 남은 주요 지분은 국민연금7.66%, 소액주주20.5%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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