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강원도에 사과나무를 심겠소…온난화에 재배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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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에 경북 등 생산량 확 줄어 더 서늘한 강원을 차세대 산지로
강원도 정선에서 재배한 홍로 사과. /더비비드 제공 2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농림축산식품부는 다음 주에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중장기 과수산업 경쟁력 제고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내 5대 산지정선·양구·홍천·영월·평창군의 사과 재배 면적을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하고, 도내에 거점 APC산지유통센터 등 유통 인프라를 조성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지금은 강원도에서 생산한 사과를 유통할 창구가 마땅치 않다 보니, 상당수를 경북 안동시 공판장으로 옮겨 판매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각종 할인 정책 덕분에 올해 사과 소매가격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내년 이후에 온난화 여파로 언제든 사과가격이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중장기 대책으로 사과 주산지를 서늘한 북쪽으로 옮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책에는 강원도에 줄기기둥가 여러 개인 다축형 사과나무를 집중적으로 심는 방안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다축형 사과나무는 줄기가 하나뿐인 원뿔형에 비해 생산성이 2~4배가량 높기 때문에, 늘어난 재배 면적 이상의 생산량 증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픽=김성규 ◇사과, 무더운 온난화 피해 ‘북으로’ 농식품부에 따르면, 강원도에서 사과를 가장 많이 재배하는 5곳은 정선군을 비롯해 양구군과 홍천군, 영월군, 평창군 등이다. 지난해 이 5곳의 사과 재배 면적은 930ha였는데, 정부는 2030년까지 2000ha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 지역은 고랭지 농업이 발달한 곳으로, 늦은 봄까지 날씨가 서늘하고 일교차도 크다. 최근 온난화로 불거진 문제들을 상당 부분 극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일례로 지난해 초봄 날씨가 지나치게 따뜻한 탓에 사과나무에 꽃이 일찍 폈다가, 꽃샘추위로 꽃이 죄다 떨어져 버렸다. 농식품부는 강원도에서는 사과나무에 꽃이 늦게 피기 때문에 냉해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과의 당도와 착색 수준은 일교차에 따라 좌우된다는 점도 사과의 북상을 이끄는 요인이다. 박종택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 연구사는 “온난화로 일교차가 줄어들게 되면 사과가 빨간색으로 물들지 않고, 당도도 떨어지게 된다”며 “상품성을 갖춘 사과를 생산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재배지가 북쪽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농촌진흥청은 현재 속도로 기후변화가 진행될 경우 2090년에는 전국에서 강원도만 사과를 재배하기에 적합한 기후대로 남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가 사과의 북방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지난해 이상기후에 따른 사과 수확량 감소 충격이 워낙 컸던 탓이다. 지난해 이상기후로 사과 생산량이 전년보다 30.3% 급감하면서, 올해 사과 특상품 한 알에 1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가격이 치솟았다. 사과 가격이 뛰자 대체 과일들 가격까지 덩달아 오르는 ‘애플플레이션애플인플레이션’ 현상까지 나타났다. ◇애플플레이션’ 재발 막으려 묘목도 바꾼다 정부가 이상기후로 인한 사과 수확량 감소를 막기 위해 꺼낸 다른 대책은 사과 묘목을 기존 원뿔형에서 다축형으로 교체하는 것이다. 원뿔형 사과나무는 가운데 큰 줄기기둥를 두고 곁가지가 뻗친 형태라 안쪽까지 햇빛이 잘 들지 않고, 통풍이 어렵다 보니 병해충 피해도 컸다. 기계 작업도 수월하지 않다는 단점도 있다. 반면 다축형 나무는 햇빛이 비치는 쪽으로 여러 줄기를 부채꼴로 펼치듯 자라게 한 형태로, 햇빛을 받는 가지 면적이 넓다. 통풍도 잘돼 병해충 관리가 수월하고, 수확할 때 기계를 쓰기도 편리하다고 한다. 정부는 강원도뿐 아니라 지난 2015년 이후로 과수화상병 피해를 입고 문을 닫는 경북과 충북 등의 과수 농가 162곳70ha도 다축형 사과나무를 재배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과수산업 경쟁력 제고 대책에 사과 계약 재배 물량을 대폭 늘리는 방안을 포함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 재배는 정부가 농가와 계약해 특정 시기에 필요한 만큼의 물량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도록 하는 수급 관리 사업이다. 정부는 내년 계약 재배 물량을 지난해4만9000톤 대비 두 배 이상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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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강우량 기자 sabo@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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