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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反엔비디아 동맹…인텔, 네이버에 먼저 손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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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9회 작성일 24-03-2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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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모습. 뉴스1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모습. 뉴스1

젠슨 황의 제국은 영원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AI 칩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대한 도전이 본격화한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과 네이버가 동맹을 맺고 엔비디아 없이 별도의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이르면 다음 달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한다.


엔비디아 쿠다 벗어나 AI 자립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네제이 SAP센터에서 열린 ‘엔비디아 GPU 테크놀로지 콘퍼런스GTC 2024’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AI 반도체 B200과 이를 응용한 AI 플랫폼 GB200을 소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네제이 SAP센터에서 열린 ‘엔비디아 GPU 테크놀로지 콘퍼런스GTC 2024’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AI 반도체

그동안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장악한 AI용 반도체 시장에서 대안을 찾으려는 시도는 많았지만 모두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융합한 엔비디아의 개발 생태계를 대체하기 어렵다는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무엇보다 엔비디아가 2006년 선보인 AI 개발 플랫폼 ‘쿠다CUDA’가 가장 큰 장벽이다. 쿠다는 엔비디아 GPU에 특화된 개발 플랫폼으로, 엔비디아는 전 세계 대학과 개발자 커뮤니티에 무료로 배포하며 쿠다 생태계를 키웠다. 오픈AI의 챗GPT나 메타의 라마LLaMA 같은 생성 AI를 훈련시키는 도구프레임워크 대부분은 쿠다를 활용해 개발됐다. 이들 모델의 훈련을 지원하는 칩도 엔비디아 GPU다. 현재의 AI 생태계가 엔비디아 쿠다와 GPU 위에서 굴러간단 의미다. 비유하자면 AI라는 집짓기에 벽돌·철근 같은 재료뿐만 아니라 규격에 맞는 도구까지 모두 엔비디아가 장악하고 있는 셈.


인텔·네이버 왜 손잡나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이 같은 상황에서 AI 칩을 만드는 인텔과 AI 서비스를 운영하는 네이버가 손을 잡으면서 ‘엔비디아 대체재’ 자리를 노리고 있다. 인텔은 자체 개발한 AI 가속기 ‘가우디’를 출시하며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낸 상태다.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 클로바X’를 기반으로 다양한 생성 AI 서비스와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등 국내 주요 AI 플레이어로 꼽힌다.

네이버는 앞서 AI 학습·추론을 위해 엔비디아 생태계를 주로 이용했으나 비싼 가격과 제한된 물량에 한계를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열린 네이버 정기 주주총회에서 “AI 시대가 되면서 칩 비용이 가장 큰 고민”이라 말하기도 했다. 엔비디아의 주력 칩 H100은 개당 가격이 4만 달러5300만원에 달한다. 주문 후 11개월 이상 기다려야 칩을 받을 수 있다.

이에 양사는 인텔의 가우디 칩을 기반으로 쿠다를 벗어나 별도의 개발 플랫폼까지 구축, 네이버의 AI 서비스를 구동하는 것을 목표로 자체 생태계 개발에 뛰어들었다. 네이버는 이미 지난해 자사 서비스에 이용되는 AI 추론용 칩을 기존 엔비디아 GPU에서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로 바꾸는 작업에 성공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 챈들러에 위치한 인텔 캠퍼스에서 팻 겔싱어 인텔 CEO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인텔은 미 정부로부터 26조원의 보조금을 받는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 챈들러에 위치한 인텔 캠퍼스에서 팻 겔싱어 인텔 CEO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인텔은 미 정부로부터 26조원의 보조금을 받는다. AP=연합뉴스

이번 협력은 네이버의 칩 교체 소식을 들은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네이버에 제안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각자의 영역에서 확고한 수요처를 가진 두 기업이 손을 잡은 만큼 실질적인 대안을 만들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공동 개발한 독자 AI 개발 플랫폼 생태계를 쿠다처럼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反엔비디아 시도 이어질 듯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 뉴스1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 뉴스1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GPU를 대체하기 위한 AI·반도체 기업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할 것으로 본다. 지난해 534억 달러약 71조원 규모였던 AI 반도체 시장은 2027년 1194억 달러약 160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개발과 자금 여력이 되는 기업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엔비디아를 벗어나 학습·추론용 AI 칩을 만들 것이고, 별도의 개발 생태계까지 구축하려고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시도가 얼마나 성공할 지는 더 지켜봐야 하지만, 유력한 대체재가 등장할 경우 현재 엔비디아 중심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텔·퀄컴·구글이 설립한 UXL 재단은 쿠다 플랫폼에 대항하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 역시 최근 추론에 특화된 AI 가속기 ‘마하-1’을 네이버와 공동으로 개발해 공개하며 엔비디아 이후 시장을 대비하고 있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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