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쫄이로 세계 제패한 집념의 CEO 영면…"기술로 일등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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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회장은 효성그룹 창업주인 조홍제 회장의 장남으로 1935년 태어났다. 경기고 재학 중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히비야고를 졸업했다. 와세다대 이공학부에서 학사를, 미 일리노이공과대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공학도였다. 아버지 조홍제 창업주가 동양나이론 주식회사를 설립한 1966년부터 그룹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동양나이론 울산공장 건설, 효성중공업 설립 등을 주도했다. 1981년에는 효성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공학도 출신다운 꼼꼼한 일처리를 바탕으로 기술 중심주의, 품질경영 등을 내세웠다. 섬유, 화학 등 소재를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 효성의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1971년 수출유공 대통령 표창, 1987년 금탑산업훈장, 1994년 한국경영자 대상, 2000년 일리노이공과대 국제지도자상 등을 받았다. 명예장례위원장으로 이홍구 전 국무총리, 장례위원장으로 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나선다. 장례는 효성그룹장으로 내달 2일까지 5일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영결식은 내달 2일 오전 8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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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념의 CEO 조석래…효성 캐시카우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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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세상을 떠난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지난 2016년 효성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했던 말이다. 201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 직전까지 기술 중심주의를 최우선 가치로 여겼던 조 명예회장의 스타일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메시지였다. 그는 "모든 사업부서는 Ramp;D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한 차원 높은 생산기술 개발에 힘써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며 "기존의 제조기술에 미래기술을 접목해 효율성과 부가가치를 높이고 전에 없던 혁신적인 제품과 소재를 개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실제 조 명예회장은 재계를 대표하는 기술형 CEO였다. 와세다대 이공학부에서 학사를, 미 일리노이공과대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정통 공학도의 DNA를 효성그룹에 녹여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71년 국내 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현재 효성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스판덱스, 타이어코드는 모두 조 명예회장의 기술 집념이 만든 산물이다. 특히 스판덱스의 경우 조 명예회장이 1989년 직접 지시를 해 개발을 시작했다. 이후 독자적인 스판덱스 제작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고, 이는 2000년대 효성그룹의 상승세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효성이 만든 쫄쫄이 스판덱스는 그룹의 가장 확실한 캐시카우로 자리했다. 사내 일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국 제품 대비 고품질의 스판덱스 제작 기술 확보에 나섰던 것의 과실이다. 현재 효성티앤씨가 만들고 있는 스판덱스는 13년 동안 세계 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명실상부 글로벌 1위다. 최근 효성티앤씨는 친환경 고기능성 스판덱스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조 명예회장은 효성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 중 하나인 탄소섬유 사업에 대한 관심도 컸다. 그의 지시에 따라 효성그룹은 2006년부터 탄소섬유의 본격 개발에 착수했다. 효성첨단소재는 2028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해 연산 2만4000톤 수준의 탄소섬유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IMF 이후 대내외 경영환경이 어려운 국면을 보였었지만, 조 명예회장의 기술 중심 경영 덕에 효성그룹은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아들인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이끌어가는 시대에도 기술 중심 경영철학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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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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