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알리 고무줄 환율 적용에 결제가 널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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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더 비싸기도”
해외직구를 자주 이용하는 소비자 A씨는 최근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물건을 사려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평소 결제 통화를 미국 달러로 설정해놓는데, 국내 업체의 상품을 결제하려고 원화 표시 가격을 보니 실제 환율보다 훨씬 높은 환율이 적용돼 있었다. A씨는 ‘초저가’를 내세우는 알리가 한국 소비자에게 교묘하게 부담을 지운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 상품 직구가 가능한 알리익스프레스에서는 상품을 구매할 때 소비자가 우리 원화나 미국 달러를 선택해 결제할 수 있다. 3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 중인 상품 페이지에 접속해 원화와 달러로 표시된 가격의 환율을 계산하면 상품에 따라 최소 1370원에서 최대 1450원대의 환율이 적용되는 것으로 확인된다. 예를 들어 똑같이 100달러로 표시된 TV선반은 원화로 13만9290원 결제되는데 커피머신은 14만3190원 결제를 요구한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신환 매도율해외로 송금할 때 기준 1347원이었다. 환율 시세보다 약 5~7% 높은 수수료가 매겨지는데, 알리의 매출을 고려하면 환차 수익도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알리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발 직구 금액은 지난해 23억5900만 달러3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8.5% 늘었다. 한 중국계 플랫폼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을 하는 중국 기업에는 환차익을 전담 관리하는 부서가 있다”며 “알리바바가 각국에서 버는 환차익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선 알리가 소비자 몰래 별도의 환전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중국 판매자들은 위안화로 가격을 책정해놓는데, 이를 달러나 원으로 환전하는 과정에 추가 비용을 합산해 가격에 표시한다는 추정이다. 다른 해외직구 플랫폼인 큐텐의 경우 모든 상품에 같은 환율이 적용된다. 구매자가 통화를 변경하면 해당 시점의 환율에 따라 변환된 상품 가격이 표시된다. 큐텐 관계자는 “환율 변동에 따른 기준을 유지하기 위해 국내 은행의 환율을 1일 4회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했다. 알리는 등록된 상품 가격이 접속 환경이나 계정 등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기도 하는데, 가격 변동 시점과 환율 적용 시점 시차로 이런 현상이 벌어질 수도 있다. 알리 측은 “외환FX 서비스는 제3자 업체에 의해 지원되고 있고 시장 상황과 서비스 약관에 따라 계속 변동된다”며 “판매 상품 가격은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답했다. 사실상 ‘고무줄’ 상품가를 인정한 것이다. 중국 이커머스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피해 사례도 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최근 조사에서 중국 이커머스 이용자 중 80.9%가 불만이나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알리 관련 상담 건수는 2022년 228건에서 지난해 673건으로 약 3배 늘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소비자 혼란을 막기 위해선 중국 플랫폼 사업자의 금융·결제 시스템을 예민하게 봐야하는데 제품 품질에 대한 피해에 집중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관계 당국이 엄격하게 모니터링하고 소비자 보호 대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국민일보 관련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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