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멀어지고, 중국은 턱밑까지…발목 잡힌 우리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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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리스크의 시대, 기업의 생존법]⑥
[편집자주]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예상보다 길어지는 고물가·고금리, 중동 분쟁,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불확실성 등으로 세계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4월 총선 이후 국내 정치 리스크도 커졌다. 이른바 리스크의 시대다. 굴지의 대기업들은 비상 경영을 선언하고 활로를 찾아 나섰다. 사업구조 개편, 희망퇴직 등 마른 수건 쥐어짜기로 위기 돌파에 나선 기업도 적지 않다. 우리 기업들이 우려하는 대내외 핵심 리스크를 살피고 돌파구를 모색해본다.
대내외 불확실성에 직면한 기업을 돕기 위해 정·재계가 합심해 속도전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 신속한 지원이 필요한 첨단 산업도 인허가와 규제 문제로 3년~4년 이상 미뤄지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경기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려는 SK하이닉스다. 120조원을 투입해 공장 4곳을 짓겠다고 했으나, 6년째 첫 삽도 못 뜨고 있다. 2022년 여주시와 공업용수 문제로 갈등을 빚더니, 최근에는 발전소 건설 문제로 다시금 발목이 잡혔다. HBM고대역폭메모리,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 고부가제품 개발을 서두르려는 SK하이닉스의 경쟁력에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도로나 전기, 용수 등 기초적인 문제로 기업 투자가 지연되는 경우는 끊이지 않는다. 기업 입장에서는 우리나라에 팹공장을 지을 유인이 부족한 셈이다. 반도체업계 고위 관계자는 "팹 건설 시 해외와 국내 기업의 공장 건설 속도는 확연히 차이가 있다"며 "공정을 신속하게 가동해야 하는 반도체 업종 특성을 고려하면 느린 속도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히 기업에만 악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 고용창출에도 부정적인 효과를 야기한다. 미국의 경우 투자 계획과 동시에 관련 지원제도가 마련된다. 보조금 지원도 화끈하다. 최근 TSMC와 삼성전자, 인텔 등 기업에게 527억달러한화 약 73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빠르게 팹을 가동할 수 있도록 인프라 허가도 신속하게 한다.. 지난달에는 백악관이 공장에 빠르게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노후 송배전선 교체시 환경 영향평가 등을 간소화해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도 최근 64조원이 넘는 반도체 투자기금을 추가 조성하고, 규제 혁파에 박차를 가한다. 시진핑 주석의 최측근인 경제 실세 류허 국무원 부총리가 기업들에 "반도체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힘을 잘 활용하라"고 호소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중국 파운드리 1위 SMIC나 디스플레이 기업 BOE 등이 우리 기업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러울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러는 동안 미국과 기술 격차는 점차 벌어지는데 중국과의 차이는 좁혀지고 있다. 국내에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클러스터를 조성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데 해묵은 규제와 지원 부족으로 생산 거점은 미국 등 국외로 나갈 수 밖에 없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2015년까지 매년 3~5% 올랐던 국내 제조업 공장 증가 비율은 2017년부터 2%대로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특히 생산능력확대가 급하게 필요한 분야가 늘고 있는 첨단업종은 조속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한국경제인협회는 지난달 22대 국회에 바라는 경제계 110대 입법과제에서 "필수 인프라를 적기 조성하는 미국·대만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인허가 지연과 관련 지원 부족으로 어려움이 많다"라며 "생산부문에 경쟁우위가 있는 우리 기업이 원가경쟁력이 역전될 위기에 놓였다"고 말했다.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 투자를 저해하는 요소가 지나치게 많다"면서 "경제적 위기에 처했을 때 기업이 생존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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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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