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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상제인데 실거주 의무 없다"…서초 대단지 로또 청약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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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35회 작성일 24-08-1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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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서초구에서 개관한 디에이치 방배 견본주택을 찾은 예비 청약자가 아파트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16일 서울 서초구에서 개관한 디에이치 방배 견본주택을 찾은 예비 청약자가 아파트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인 ‘디에이치 방배’방배5구역가 분양가 상한제 지역인데도 실거주 의무 기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에이치 방배’는 지난 1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통해 입주자모집공고문을 게시하고 본격적인 분양 일정에 돌입했다. 모집공고문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및 청약과열지역의 민간 택지에서 공급하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으로 재당첨 제한 10년, 전매 제한 3년이 적용됐다. 하지만 실거주 의무 기간은 없는 것으로 나와 있다.


통상 강남권 분양가 상한제 단지의 경우 실거주 의무 기간이 조건처럼 따라 붙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18일 분양업계와 서초구청에 따르면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격에 따라 실거주 의무 요건이 결정되는 탓에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이란 설명이다.

실거주 의무는 당초 공공택지 분양 주택에만 적용됐지만 문재인 정부가 2021년 투기 수요를 막기 위해 수도권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주택까지 확대했다. 과도한 투기 수요를 방지하는 한편 실수요자도 저렴한 가격에 분양을 받으니 실거주해야 한다는 취지다.

당시 주택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민간택지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격이 ‘인근지역 주택 매매가격주변 시세의 80% 미만’이면 실거주 의무 기간을 3년 적용하고,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의 80% 이상~100% 미만’이면 2년을 적용키로 했다. 반면 주변 시세보다 비싸게 책정될 때는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 ‘디에이치 방배’가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방배5구역 주변에 최근 10년 내 신규 아파트 공급이 없었다”며 “주변에 구축 단지가 많아 시세가 낮다 보니 방배5구역 분양가와 차이가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도 “보통 강남 지역은 주변 시세가 높아 실거주 의무 기간이 발생하는데 방배동은 중대형 빌라가 많아 신규 주택 공급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며 “강남권 분상제 지역에서 실거주 의무가 없는 단지가 나오기는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디에이치 방배 야경 투시도. 사진 현대건설

디에이치 방배 야경 투시도. 사진 현대건설

이에 따라 ‘디에이치 방배’도 역대급 청약 경쟁률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큰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강남권 분양인 데다 실거주 의무까지 없어 자금 조달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단지의 일반분양 물량은 1244가구로 올해 강남권 분양 중 최다 규모다. 디에이치 방배는 현대건설이 방배동 946-8번지 일원에 지하 4층~지상 33층, 29개 동, 3064가구로 지으며 2026년 9월 입주 예정이다.

분양가는 3.3㎡당 6496만원으로 전용면적 59㎡가 17억원, 84㎡ 22억원, 101㎡ 25억원, 114㎡ 27억원 선이다. 디에이치 방배와 다소 떨어진 방배3동의 입주 4년차 ‘방배 그랑자이’ 84㎡가 최근 28억원에 거래됐다. 디에이치 방배는 준공 후 84㎡가 30억원 이상 시세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돼 8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볼 수 있을 거란 전망이다.

지난달 84㎡ 기준 약 20억원의 시세 차익이 예상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는 1순위 178가구 모집에 9만3864명이 접수해 평균 527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디에이치 방배는 청약 당첨 후 전세를 놓고 실거주 유예 기간인 3년 뒤에도 실거주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더 많은 청약 대기 수요가 몰릴 수 있다.

이날 모집공고를 통해 디에이치 방배의 실거주 의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자 부동산카페 등에선 예비 청약자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청약 가점이 60점 초반인 한 예비 청약자는 “투기를 막기 위해 분상제 지역에 실거주 의무를 도입한 건데, 주변에 신축 단지가 적다는 이유로 실거주 의무를 두지 않는 게 말이 되느냐”며 “시세 차익을 보려는 이들까지 가세해 역대급 경쟁률이 나올 것 같다”고 허탈해 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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