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통 CEO의 저주…"투자자들은 인텔 플러그 뽑아버렸다"
페이지 정보
본문
지난 3월 미국 애리조나의 인텔 캠퍼스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팻 겔싱어 인텔 CEO와 반도체 산업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분기 실적 발표 후 투자자들이 인텔의 플러그를 뽑아 버렸고, 인텔 주가는 1981년 이후 최초로 장부대차대조표상 시설·자산 가치 이하로 거래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인텔은 지난 2분기 매출 128억3000만 달러약 17조5100억원에 순손실액 16억1000만 달러약 2조2000억원로,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회사는 15%약 1만5000명 감원과 배당금 취소로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지난 열흘간 주가는 36% 내려갔다. 다음 달 개최 예정이던 기술 콘퍼런스도 취소했다. ━ ‘주가 부양’ 재무통 CEO가 놓친 AI 인텔이 2017~2018년 무렵 오픈AI에 투자할 기회를 걷어찼다고, 로이터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아직 챗GPT를 내놓기 전이었던 오픈AI는 인텔의 칩을 원가에 구매해 AI 훈련 인프라를 마련하고 싶어했고 오픈AI의 지분 15%를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에 사라고 인텔에 제안했으나, 당시 밥 스완 최고경영자CEO가 거절했다는 것. 통신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스완 CEO가 생성 AI 투자의 회수 가능성을 어둡게 본 탓이라고 전했다. 신재민 기자 장기 투자 없이 부양책으로 끌어올린 주가는 오래 가지 못했다. 2021년 초 60달러 이상이던 주가는 지난 11일 19.72달러에 마감했다. ━ 40년 엔지니어 CEO에 12조 보조금까지, 그러나 2021년 초 취임한 팻 겔싱어 CEO는 18세에 고졸 품질관리 기술자로 인텔에 입사, 일하며 주경야독으로 스탠포드대 석사까지 마친 정통 인텔맨이다. 그러나 겔싱어 CEO 취임 후 지난 3년 반 동안 인텔 주가는 68% 하락했다. 3~4년 이후의 제품을 미리 개발하는 반도체 업계 특성 상 CEO 교체 효과가 늦게 나온다지만, 문제는 뚜렷한 반등 기미가 없다는 것이다. 인텔의 아크 GPU는 시장에서 큰 반향을 얻지 못했고, 기존에 강했던 서버용 CPU마저 AMD에 점유율을 뺏기는 상황이다. 반도체 업계는 인텔의 변화가 느리다며 ‘칩질라칩고질라’라는 별명까지 붙였다. 지난 6월 대만 전자박람회 컴퓨텍스 2024에서 팻 겔싱어 인텔 CEO가 기조연설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겔싱어 CEO는 파운드리위탁생산에 크게 베팅했다. 특히 첨단공정 기술을 단숨에 끌어올려 올해 안으로 1.8나노 양산에 돌입하며, 이를 위해 대당 5000억원에 달하는 ASML의 차세대 노광장비 High-NA EUV도 가장 먼저 도입하겠다는 포부다. 보조금 확보에도 총력전을 폈다. 2022년 8월 미국 정부가 자국 내 반도체 제조 업체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칩스법을 통과시키자, 인텔이 국회·국방부·상무·백악관 로비스트 비용을 두 배 늘렸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 3월 미국 정부는 인텔에 85억 달러약 11조 6000억원의 보조금 지원을 발표했다. 그러나 인텔 파운드리의 경쟁력은 의심받고 있다. 2022~2023년 인텔 파운드리 기술고문을 맡았던 양광레이 전 TSMC Ramp;D 이사는 최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인텔의 문화는 고객에 대한 서비스 정신이 중요한 파운드리에 전혀 맞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직접 보기 전에는 인텔 파운드리의 성공 확률을 50%로 생각했으나, 직접 보니 10% 미만”이라고도 덧붙였다. 인텔 파운드리 수장은 지난 3년 새 3명이나 들어섰다. 인텔은 지난해 말 글로벌 후공정OSAT 기업 JCET의 이춘흥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첨단 패키징 총괄 책임자로 영입하며, 패키징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2월 인텔 파운드리 포럼에서 댄서들이 공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빅테크는 해고도 자유롭지만, 회사에 혁신이 없다 싶으면 인재 유출도 순식간이다. 사업 성과 부진에 조직 개편 등이 겹치자 인텔 수석 아키텍트로 GPU 사업부를 맡았던 라자 코두리 부사장이 지난해 퇴사했고, 데이터센터용 CPU 담당자인 리사 스펠만 부사장은 지난달 퇴사했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이 시각 많이 본 뉴스 ▶ "지식이 좀 모자라" 미국의 전두환 평가 이랬다 ▶ 조국 딸 조민 비공개 결혼식…하객 누가 왔나보니 ▶ "母 언제 돌아가세요?" 의사 민망해진 그날 생긴 일 ▶ 베드신 몸매 보정 거부한 여배우, 뱃살도 드러냈다 ▶ 역도 캐스터된 전현무 "혜정이 가족처럼 몰입했다" ▶ 한지민과 열애 최정훈 "심장 요동쳐 청심환도 먹어" ▶ [단독] 16세 귀화…한국인 전지희 키운 탁구스승 ▶ 성생활 재활? 요즘은 그룹치료하며 동병상련 정보 공유 ▶ "잘생기니 알아서 비춰주네"…중계 잡힌 이들에 깜짝 ▶ 금욕의 공간 반전…낙산사 미팅 성공률 60% 비결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심서현 shshim@joongang.co.kr |
관련링크
- 이전글국순당, 추석맞이 차례주 빚기 교실 개설 24.08.12
- 다음글현대건설,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 출사표 24.08.1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