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옵션 물가 빼면 수익률 뚝…정부·업계는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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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세종=정현수 기자, 세종=조규희 기자]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이 도입된 지 1년이 지났다. 방치된 퇴직금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취지에 시장도 대환영했지만 1년 성적표는 별로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큰 게 현실이다. 다수 전문가는 수익률을 비롯 디폴트옵션의 원리금 보장 상품 허용, 획일적 위험 등급 분류 등 제도적 결함을 지적한다. 정부는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 중인데 관계부처간, 은행·증권 등 업계간 셈법이 달라 답안지 마련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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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은 디폴트옵션 아니다?
━ 디폴트옵션은 선진국 제도를 벤치마킹해 탄생했지만 자세히 보면 그 내용이 다르다. 미국·호주 등이 도입한 디폴트옵션은 선택하지 않고도 자동으로 자산이 운용되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우리나라 디폴트옵션은 주요국과 달리 가입자가 디폴트옵션 상품을 사전에 지정한다. 이 제도는 퇴직연금을 투자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제도인데 결과적으론 저위험부터 고위험까지 위험 등급별 상품 가운데서 선택하도록 한다. 이면엔 투자의 손실 책임을 떠안지 않기 위한 정부의 취지가 깔려 있다. 전문가들이 한국형 제도는 소극적인 디폴트옵션, 사전지정운용제도라 불리는 게 맞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디폴트옵션의 취지는 노후자산을 투자하기 어려운 근로자들을 위해 대신 운용해준다는 점"이라면서 "사전지정을 충족하기 위해 상품을 다시 선택해야 한다는 건 제도적 모순"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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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 좇는 수익률 문제
━ 지난해말 기준 디폴트옵션 가입자는 약 479만명. 이 가운데 원리금 보장형 100%인 초저위험 상품을 택한 사람이 422만명88.1%이다. 이어 △저위험 24만명 △중위험 20만명 △고위험 13만명 등으로 위험도가 높을수록 가입자 비중이 줄어든다. 초저위험 상품의 수익률은 6개월 기준 1.77%, 1년 기준 4.56%다. 우리나라 가입자들이 쏠린 초저위험 포트폴리오는 퇴직연금 적립액 100%를 정기예금으로 운용하는 상품이다. 3% 안팎의 연간 물가상승률을 따라가는 것조차 버겁다. 반면 미국의 경우 퇴직연금의 주식 투자 비중이 70%에 달한다. 위험성이 높은 투자형 상품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연 8%대 수익률을 내면서 퇴직연금의 자산시장 규모는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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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업계도 동상이몽
━ 문제는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는 2분기 내로 퇴직연금 활성화 방안을 밝히기로 했지만 하반기로 발표 시점이 밀릴 것으로 예상된다. 관계부처간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등은 수익률 제고를 위해 상품 등 제도설계 전반을 재조정하는 방안을 거론한다. 이에 반해 고용노동부는 근로자들의 후불 임금 차원인 퇴직금이 손실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수적으로 관리해야 한단 입장이다. 퇴직연금 운용방안을 두고선 민간 업계의 입장차가 확연하다. 은행들은 원리금 보장형을 상품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고 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상품 포트폴리오도 개선점이 적잖다. 현재 원리금 비보장 상품은 타깃데이트펀드TDF·밸런스펀드BF·스테이블밸류펀드SVF·사회간접자본SOC펀드 등 4가지다. 이 가운데 상당한 상품 비중을 차지하는 TDF를 위험등급으로 분류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있다. TDF는 투자자가 설정한 목표 시점에 맞춰 자산 편입 비중을 알아서 조정한다. 특히 은퇴 시점이 가까워지면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안전자산 비중을 늘린다. 가령 고위험 등급의 TDF를 선택하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투자 공격성이 낮아진다. 가입자가 지속적인 위험성을 선호할 경우 상품을 때에 맞춰 갈아타야 하는 셈이다. 업계에선 하반기 출시되는 디딤펀드를 디폴트옵션 상품에 포함해야 한단 의견도 있다. 디딤펀드는 국민연금처럼 주식·채권·대체 자산 등에 분산 투자해 수익을 내는 펀드다. 투자자의 위험 성향에 따라 운용사가 경기에 따라 자산 비중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남 연구위원은 "원리금보장상품 허용·근로자의 디폴트옵션 선택 등 수익률에 부정적인 요인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면서 "원리금 보장으로 퇴직금을 운용하는 건 장기적으로 손해를 본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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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세종=조규희 기자 playingj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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