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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주2일 재택 6개월 해보니…바로 나타난 극적인 변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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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62회 작성일 24-06-1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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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화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코로나 이후에 재택근무랑 출근을 섞어서 하는 회사들이 많아졌잖아요. 이런 부분 재택근무가 생산성에도 과연 도움이 되는지 의견이 분분했는데 실험을 꽤 오래 해 본 연구가 나왔네요.

<기자>

지난해를 기준으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1억 명 안팎의 주로 사무직이나 IT업계 근로자들이 일주일에 적어도 하루이틀 정도 부분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걸로 집계됩니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지난해 4~5월 기준으로 직장인들의 평균적인 재택근무 일수가 한 달에 1.6일 정도라는 조사 결과도 있었습니다.

당시 조사대상이었던 34개 나라 중에서 재택 일수가 가장 적었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사실 서구권에서도 고용주나 임원진은 재택근무를 안 시키거나 줄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같은 사람은 재택근무를 바라는 실리콘 밸리 기술자들이 부도덕하다고까지 맹비난한 적도 있고요.

아마존은 일주일에 사흘도 사무실에 나오지 않는 직원은 승진에서 배제하겠다고 발표했죠.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전면 재택, 사무실에 아예 안 나와도 되면 직원들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연구는 여러 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면재택 말고 부분 재택은 제대로 조사한 적이 없지 않나 하는 관점에서요.

미국 스탠포드대 연구진이 다국적 IT여행사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쓰는 트립닷컴의 직원들에게 장기간에 걸친 관찰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2021년 8월부터 6개월 동안 이 회사 본부 한 곳의 마케팅, 재무, IT 직원들 1천600여 명을 무작위로 나눴습니다.

생일 날짜가 홀수로 끝나는 사람은 주3일 사무실 출근하고 이틀 재택 짝수는 주5일 내내 출근시키고요.

어떤 차이가 나타났는지 본 겁니다.

<앵커>

실험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큰 수확이 하나 있었던 게, 직원들 업무 만족도가 크게 올라가면서 퇴사율이 3분의 1이나 줄었습니다.

실험기간에 일주일에 이틀 재택을 한 그룹의 퇴사율은 4.8%에 그쳤는데, 주5일 출근 그룹은 7.2%였습니다.

특히 아직 관리자가 아닌 직원들이나 통근 시간이 왕복 1시간 반을 넘는 사람들, 여성 직원들의 퇴사율은 40~50%씩 뚝 떨어졌습니다.

반면에 생산성에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특히 이 생산성 부분은 실험이 끝난 뒤에도 지난해 6월까지 여기 참여했던 직원들에 대한 평가를 2년에 걸쳐서 계속 봤는데요.

이 회사의 경우에 연봉을 좌우하는 사내외 실적평가, 승진율, 또 엔지니어들의 경우에 매일 올리는 코드 개수 모두 두 그룹 간에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 실험에 참여한 관리자급 임직원 395명은 사실 실험 전에는 부분 재택에 부정적인 의견이 좀 더 컸는데요.

실험 후에 이 관리자 급도 부분 재택에 긍정적으로 돌아섰습니다.

트릿닷컴은 이 실험이 끝난 2022년 2월에 바로 모두 본부에 주3일 출근, 주2일 재택을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실험 직후에 나온 퇴사율 결과만 놓고 봐도, 이게 회사로서는 훨씬 이득이다고 경영진들이 판단했다는 겁니다.

전면재택 연구들과 달리 주 이틀 정도 재택은 생산성에 차이가 없는데, 직원들의 만족도가 크게 올라서 퇴사율은 극적으로 낮아졌더라는 결과가 실린 이 연구 내용은 지난 12일에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습니다.

우리나라도 근로시간 유연화나 주4일제 대해서 논의해 보자 하고 노동계, 사측, 정부 3자가 모이는 일·생활 균형 위원회가 이번 주 금요일에 첫 회의를 시작하는데요.

노동시간 유연화나 주4일제에 겹치는 특성들을 갖고 있는 부분 재택에 대한 이런 실험 결과가 충분히 참고가 될 만합니다.

<앵커>

이게 미국 회사와 직원들을 상대로 조사한 거니까 우리나라와는 사회 분위기 같은 게 좀 다를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계 회사이기는 한데요. 대도시 근무 환경이 엇비슷한 지역들은 큰 차별점이 없을 거라고 스탠포드 연구진은 분석하기는 했습니다.

두 가지 특이사항은 꼽았습니다.

일단 이게 다국적 IT 여행사에서 마케팅, 재무, IT 어느 정도 창의적이고 자율적으로 일하는 직장인들만 대상으로 실험했다는 한계가 있고요.

출근과 재택의 비율을 어떻게 맞출지, 주 하루만 출근해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지, 이런 것도 이 실험으로는 알 수 없다고 봤습니다.

앞서 34개 나라의 평균 재택근무 일수를 집계했던 기존의 다국적 연구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재택근무율이 대체로 떨어지는 큰 원인은 집이 좁기 때문이라고 보기도 했습니다.

좁은 아파트에서 가족들과 살면 재택 생산성을 높이기 어렵다는 거죠.

인구밀도가 낮고 집이 큰 나라들, 여기에 상하 간에 의사소통이 자유로운 문화에서 재택을 혼합하는 게 특히 효과가 좋다는 겁니다.

이런 부분들까지 함께 노사정 대화기구와 우리 사회 전체적으로 충분히 논의할 수 있어야겠죠.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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