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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달러 대신 이것…각국 "한국 돈 원화도 늘려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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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63회 작성일 24-06-17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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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이번 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합니다. 권 기자, 오늘17일은 미국 달러 이야기네요. 세계 여러 나라가 갖고 있는 외국 돈 가운데 달러의 비중이 최근에 눈에 띄게 줄고 있다고요. 이게 왜 그런 겁니까?

<기자>

달러는 전 세계 거래의 기본이 되는 돈 기축통화죠.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각국이 챙겨놓는 곳간에서 달러는 무려 70~75% 사이 정도를 차지했습니다. 절대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보시는 것처럼 지난해 말 기준으로 58.4%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은 달러가 매우 비싸졌습니다.

2010년대에는 거의 10년 넘게 1달러를 1,100원에서 1,200원 사이에서 살 수 있었는데요.

지금은 달러가 1,300원대 후반에서 대체로 움직이는 걸 벌써 2~3년째 겪고 있습니다.

사실 이게 우리만 겪는 현상이 아닙니다.

달러는 세계 대부분 통화들에 비해서 비싸졌습니다.

그러니까 사실 달러는 가만히 있어도 각국 외환보유고에서 최근 몇 년간 비중이 올라가야 맞습니다.

그런데 그 반대라는 거죠.

이 표에서 보시는 것처럼 환율이랑 금리 변동까지 고려해서 계산하면 각국의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비중은 그냥 달러 가치로 환산해서 언뜻 볼 때보다 더더욱 가파르게 줄어들었다는 게 국제통화기금, IMF의 분석입니다.

<앵커>

달러 비중이 이렇게 줄어들면 그만큼 다른 나라 돈은 늘었겠죠. 어느 나라 돈의 비중이 늘었습니까?

<기자>

이 부분이 IMF가 주목하는 점입니다.

달러와 함께 4대 기축 통화로 꼽히는 유로, 엔, 그리고 영국 파운드화는 비중 별로 변화가 거의 없었습니다.

중국 돈 위안화를 비롯해서 각국의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전에는 외환보유고에 챙겨두지 않으려고 했던 돈들의 비중이 늘었습니다.

IMF가 얘기하는 돈들 중에는 한국 돈 원화도 끼어 있습니다.

중국 돈 위안화, 그리고 호주와 캐나다 달러가 달러 대신 각국이 비중을 크게 늘려온 3대 통화이기는 합니다.

거기에 우리나라와 싱가포르, 또 북유럽 돈 같은 경제 규모가 좀 되는 나라들의 통화 비중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이른바 4대 기축 통화가 아닌 돈들의 비중이 외환보유고에서 5%를 넘는 나라, 이제 49개나 된다는 게 IMF 집계입니다.

국가들은 거의 전부 이렇게 갖고 있는 외국 돈을 전보다 다양화시키고 있습니다.

<앵커>

각국이 이렇게 달러 비중을 줄이는 이유가 있겠죠.

<기자>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전 세계 경제가 친미, 친중 그리고 둘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나라들, 이렇게 3개 진영으로 나뉘고 있는 영향이 크다는 게 역시 가장 큰 근본적 이유로 꼽힙니다.

1990년대 같은 자유무역기에는 이미 잡혀있는 기존 질서대로 달러 거래를 하면 그만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달러가 여전히 대체를 찾을 수 없는 기축통화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고요.

하지만 미국 편에 속하지 않는 나라들, 특히 중국 편으로 분류되는 나라들끼리는 달러를 조금이라도 덜 쓰려는 움직임이 분명합니다.

이를테면 중국은 15년 전만 해도 중국 돈 위안화로 무역 결제 대금을 치르는 경우가 아예 없다시피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후반에 이르면 위안화 결제가 거의 50% 수준까지로 늘어납니다.

게다가 디지털 거래가 다양하게 활성화되면서 달러 말고 다른 통화를 외환보유고에 챙겨두는 게 과거보다 훨씬 더 쉬워진 점도 작용했다는 게 IMF 분석입니다.

이런 가운데 국적이 딱 정해진 통화보다 아예 세계 어디에서든 통하는 무국적의 안전자산 선호도 비슷한 이유에서 계속 커지고 있다고 봅니다.

바로, 금 얘기입니다.

곧 나올 표에서 보시게 될 텐데요. 지금은 전 세계 곳곳에서 무력 분쟁이나 테러, 또는 테러 협박 같은 온갖 지정학적 리스크들이 2000년대 초반 이후 가장 늘어나 있는 시기로 분석됩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를테면 러시아는 미국 정부의 경제 제재가 시작되면서 그동안 쌓아온 달러 자산에 전혀 손을 댈 수 없게 돼 있습니다.

"아, 달러도 국제 거래 수단이기에 앞서서 국적이 있구나" 그러면서 "국적이 상관없는 금, 우리 국경 안에 실물로 쌓아둘 수 있는 금을 사두자" 이런 생각을 러시아가 아닌 다른 나라들도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는 거죠.

지금 각국의 금 보유량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준까지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갈등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2018년 초반에는 전 세계 외환보유고에서 금의 비중이 8.3%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14.3% 수준까지로 늘어났다는 집계입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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