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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 대신 파리가 키워"…한 그릇 13만원 애망빙 왜 비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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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98회 작성일 24-06-15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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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망빙 열풍을 이끈 서울신라호텔 애플망고빙수. 올해는 10만2000원에 판매한다. 사진 신라호텔

애망빙 열풍을 이끈 서울신라호텔 애플망고빙수. 올해는 10만2000원에 판매한다. 사진 신라호텔

13만원, 12만6000원, 10만2000원.

국내산 애플망고가 가득 올라간 빙수 한 그릇의 가격이다. 최근 서울 시내 특급호텔들이 속속 출시한 애플망고 빙수애망빙 가격이 줄줄이 10만원을 넘어섰다. 가장 비싼 곳은 시그니엘 서울의 애망빙 13만원. 서울신라호텔은 지난해보다 가격을 4.1% 올려 올해 처음으로 10만원을 넘겼다. 매년 여름의 시작을 알리며 소셜미디어SNS에 인증샷이 올라오는 애망빙 값은 왜 이렇게 매년 비싸지 걸까.


애망빙의 시작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0년대 시작한 제주산 애플망고 농가들이 판로를 넓히며 제주신라호텔이 신제품으로 애플망고 빙수를 낸 게 시작이다. 이후 2011년 서울신라호텔도 2만9000원에 팔기 시작했다. 히트작은 금세 퍼져나갔다. 롯데호텔2013년, 웨스틴조선호텔2015년에서도 애망빙을 선보였고, 현재는 포시즌스호텔, 워커힐호텔 등 대부분의 도심 특급호텔들이 여름철에 경쟁적으로 파는 상품이 됐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애망빙 원재룟값 따져보니
한 그릇 10만2000원짜리 애망빙의 원재룟값을 따져봤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특급 호텔에 납품되는 제주산 애플망고는 3kg보통 7~8개짜리 한 상자에 14만5000원 선에서 거래된다. 애플망고를 깍두기 모양으로 큼지막하게 썰어 올리려면 빙수 한 그릇당 애플망고 1.5개에서 2개가 들어간다. 애플망고 1박스로 대략 빙수 3.5~5.3그릇을 만들 수 있다. 10만2000원 빙수 한 그릇에 드는 애플망고 값만 최소 26%2만6520원에서 최대 40%4만800원다.

여기에 신라호텔의 경우 이 호텔만의 특별 레시피가 담긴 우유 얼음을 더하고, 수제 팥과 망고 셔벗을 곁들인다. 이 재료를 손질하고 만드는 호텔 조리사와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은 모두 정직원으로 이들의 인건비도 빙수 값에 추가된다. 신라호텔에 따르면, 애망빙 전담 조리사가 있고, 주문 즉시 만들어 10분 내외로 서빙한다. 시그니엘 서울 애망빙의 경우 수제 팥 곁들임을 삶아 만드는 데 6시간, 빙수 위 망고 모양 초콜릿을 따로 만들어 내는데 2~3시간이 든다고 밝혔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호텔 라운지의 분위기를 즐기는 시간도 애플망고빙수 가격에 포함된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호텔 식자재는 최상품을쓰기 때문에 원래도 원가율이 높은 편인데, 애플망고빙수는 원재룟값을 다 따져보면 판매가의 50%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 호텔 애망빙은 날씨에 따라 다르지만 하루 평균 100개 정도 팔리는데, 재료 수급 때문에 대량 생산도 어렵다. 신라호텔은 올해부터 제주산 애플망고 외에 남해산 애플망고도 함께 사용하고 있다.


꿀벌 대신 파리가 키워 더 비싼 애플망고
제주산 애플망고 가격은 지난 몇 년간 오름세를 이어왔다. 가락시장의 국내산 망고 평균 일일 가격은 6월 8일 기준 2020년 해당일 12만원에서 올해는 14만3846원으로 올랐다. 매년 소폭 등락은 있지만 2020년 가격에 비하면 20% 비싸다. 제주 애플망고 생산량은 2020년 376톤에서 지난해 430톤으로 늘었지만,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수요도 함께 늘었고, 기후 변화 등으로 애플 망고를 재배하는 데 드는 비용도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제주시 오등동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아열대과수 시험 재배지에서 연구원들이 ‘애플망고’ 생육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제주시 오등동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아열대과수 시험 재배지에서 연구원들이 ‘애플망고’ 생육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뉴스1

최근 제주에서는 벌 대신 파리를 이용한 애플망고 수정 방식이 일반화되고 있다. 제주농업기술원 이현주 농업연구사는 “온도에 민감한 애플망고는 겨우내 열을 쬐어 줘야 해 난방비가 많이 들고, 기후 변화 영향으로 벌이 사라지며 파리로 대신 수정을 하는데 이 과정에 돈이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제주에서 애플망고 농원을 운영하는 A씨는 “양식장에서 광어 1톤을 사와서 농장 바닥에 뿌려놓고 파리 20만~30만 마리를 부화시켜 천연 수정을 시키는 방식으로 애플망고를 키운다”고 말했다. 몸값 비싼 애플망고가 낙과하는 일을 막기 위해 일일이 줄로 묶어두는 등 인건비도 적지 않게 든다는 게 농가의 설명이다.


저렴하게 호텔 경험?…전문가 "과시 소비의 대표"
롯데시그니엘에서는 한 그릇에 13만원인 애플망고빙수를 판매한다. 사진 롯데호텔

롯데시그니엘에서는 한 그릇에 13만원인 애플망고빙수를 판매한다. 사진 롯데호텔

호텔업계에서는 비싼 가격에도 애플망고빙수의 인기가 10년 넘게 이어지는 데는 비교적 접근 가능한 비용으로 호텔의 분위기를 소비할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보통 두세 명이 빙수 비용을 나눠 내면 1인당 3만~4만원 선에서 이벤트성 소비가 가능하다는 것. 실제로 연중 애플망고 빙수를 다시 먹으러 오는 재방문 비율이나, 애망빙 소비가 호텔 투숙이나 호텔 내 다른 쇼핑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높지 않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애망빙 열풍이 SNS에 자신의 경험을 과시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확산하는 영향이라고 분석한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호텔 애플망고 빙수 소비자는 빙수를 단순한 디저트로 소비하는 게 아니다”라며 “가방 같은 다른 사치품 가격과 빙수 가격을 비교했을 때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자신의 경험을 과시할 수 있고, 손쉽게 SNS로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보상이 애망빙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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