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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로켓배송을 정말 중단할까…"시정명령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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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56회 작성일 24-06-1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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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유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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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위계에 의한 고객 유인행위 내용/그래픽=김지영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400억원의 과징금과 검찰고발 조치를 당한 쿠팡이 로켓배송과 신규 투자 중단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리고 곧바로 20일로 예정됐던 부산 물류센터 기공식을 취소하고 이후 예정된 투자 일정을 잠정 중단시켰다.

쿠팡은 로켓배송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에는 투자를 재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쿠팡은 공정위 제재 발표 직후 곧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지만 법원 판결이 나오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으로선 그 사이 로켓배송 사업을 접든지 아니면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투자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쿠팡이 실제로 로켓배송을 중단할 수 있을까. 현재로선 조만간 공정위가 내놓을 시정조치 내용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공정위는 쿠팡의 검색순위 조작, 임직원 구매후기 작성 행위를 불공정거래 행위 중 위계에 의한 고객유인행위를 금지한 공정거래법 제45조 제1항 제4호위반 이라고 판단했다.

검색순위 조작, 임직원의 구매후기 작성과 높은 별점 부여를 통해 자기로켓배송 상품이 실제보다 또는 다른 사업자의 것보다 현저히 우수한 상품이라고 고객을 오인하게 함으로써 경쟁사업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했으며, 이는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하는 행위라는 판단이다.

이 중 쟁점은 검색순위 조작에 대한 부분이다. 공정위는 검색순위가 높으면 해당 상품이 판매량, 구매후기 등이 우수한 것으로 인식하는데 쿠팡이 알고리즘 조작을 통해 21만개 입점업체의 4억개 이상 중개상품보다 최소 6만4250개의 자기 상품을 검색순위 상단에 노출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쿠팡은 공정위의 검색순위 조작이라고 판단한 부분을 유통업체의 고유 권한인 상품 추천행위로 해석한다. 쿠팡은 수억개 이상의 넘쳐나는 상품들 속에서 고객의 요구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고 보여주는 것이 곧 큐레이션우수한 상품을 뽑아 전시하는 행위이고 쿠팡의 경쟁력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기저귀나 분유를 새벽배송으로 주문하려는 소비자에게 배송은 느리더라도 4~5년간 누적 판매량이 높은 오픈마켓 상품이 먼저 추천될 수 있다. 이 경우 쿠팡의 무료반품, 무료배송 혜택이 담긴 로켓배송 상품을 구매하러 온 소비자들은 원하는 상품을 찾는데 시간과 노력을 더 써야할 수밖에 없다.

상품 추천 기능을 뺏는 것은 쿠팡을 단순히 가격비교 사이트로 만들어버려 쿠팡 고유의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실제 검색결과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도 절대적이다. 공정위가 공개한 쿠팡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 내 검색순위 10위 내에서 많은 구매가 발생하고 있고 검색순위 20위 내에서 대부분의 구매가 발생하고 있다. 검색순위가 높은 상품일수록 판매될 기회가 높다는 얘기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9년 2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쿠팡이 프로모션을 통해 상위에 고정 노출한 상품의 총매출액 76.1% 증가했고 고객당 노출 수는 43.3% 늘었다.

쿠팡 보고서는 또 "소비자들은 동일한 검색순위에 있더라도 광고 상품보다 알고리즘에 의해 검색순위가 결정된 상품을 더 많이 구매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똑같이 상단에 노출되더라도 광고라고 표시된 상품보다는 알고리즘에 의한 검색순위를 더 신뢰하고 구매에 참고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쿠팡은 막대한 재고 부담을 감수하고 제품을 직매입하고 일부는 막대한 손실이 나는 PB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쿠팡은 "로켓배송 상품을 자유롭게 추천하고 판매할 수 없다면 모든 재고를 부담하는 쿠팡으로서는 더 이상 지금과 같은 로켓배송 서비스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고 공정위는 "검색순위는 입점업체에게 중개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경쟁수단이라는 점에서 쿠팡이 자기 상품을 상위에 고정 노출한 행위는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보고 있다.

결국 검색순위 조작에 대한 시정명령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쿠팡의 향후 행보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히 알고리즘 구조를 공지하고 검색 결과가 도출된 이유 등을 소비자에게 미리 알리는 수준의 시정명령이라면 쿠팡이 로켓배송을 중단할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상품 추천행위를 전면 금지하는 시정명령이 나올 경우엔 로켓배송 사업이 어렵다는게 쿠팡의 입장이다. 쿠팡이 전날 "공정위가 쿠팡의 로켓배송 상품 추천을 금지한다면 더 이상 지금과 같은 로켓배송 서비스는 불가능하다"며 "전국민 100% 무료 배송을 위한 3조원 물류투자와 로켓배송 상품 구매를 위한 22조원 투자 역시 중단될 수밖에 없다"고 밝힌 이유다.

공정위는 전날 쿠팡에 시정명령, 과징금 1400억원, 검찰고발을 통보하면서 시정명령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시정명령이 나갈 예정이라고 통보한 것이고 구체적인 내용은 전원회의 위원들의 의견을 받고 문구를 확정해 통보하게 된다"고 밝혔다.

쿠팡은 상품 추천행위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시정명령이 나올 경우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전망이다.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로켓배송 사업 중단을 선언할 가능성도 있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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