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보려 비행기 탄 극성팬 "내려달라"…진상 행각에 출발 지연 > 경제기사 | economics

사진은 기사와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지난 7월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이륙을 앞둔 김포행 대한항공 여객기에 탑승한 승객 한 명이 갑자기 내리겠다고 요구하면서 출발이 1시간가량 늦어지고 승객 220명이 불편을 겪는 일이 있었다.

이처럼 비행기에 탑승했다가 이륙 직전 내려 달라고 요청하는 자발적 하기下機 사례가 지난 6년여간 2500건 넘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예인 보려고 잠깐 탔다거나, 동행자와 다퉜다는 등의 황당한 이유도 있었다.

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염태영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전국 공항에서 발생한 자발적 하기는 2548건으로 집계됐다.

사유로는 건강상 문제가 54.9%1399건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밖에 일정 변경10.7%·273건과 가족·지인 사망5.6%·142건 등 납득할 만한 사유도 있었다.

문제는 단순 심경 변화로 인한 하기도 전체의 15.3%389건에 달한다는 것이다. 물품을 잃어버렸다거나 동행자와의 다툼, 요금 불만 등 긴급 사안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극성팬이 연예인을 보기 위해 비행기 표를 끊고 탔다가 이륙 직전에 내려달라고 하는 사례도 있었다.

항공보안법 등에 따르면 승객이 이륙 전에 내릴 경우 항공사는 공항 당국에 이 상황을 의무적으로 알려야 한다. 이후 공항테러보안대책협의회 판단에 따라 기내 전면 재검색 등 필요한 보안 조치를 취해야 한다. 기내 전면 재검색 시 승객 전원이 기내에서 내려야 하고, 수하물도 모두 꺼내야 해 이륙이 1∼2시간 이상 지체되기도 한다.

염태영 의원은 "이륙 직전 자발적 하기는 다른 승객과 항공사에 큰 손해를 끼치는 만큼 사안에 따라서는 승객이 피해를 보상하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며 "승객들도 이런 행위가 심각한 항공 보안 위협 사안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매우 긴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를 삼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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