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韓 가수 없는 K팝 콘서트…한한령에 돈 버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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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집기 작성일 24-12-16 06:02 조회 27 댓글 0본문
연말연시 中 본토서 K팝 콘서트 활기
韓 가수 대신 中 가수가 K팝 부르는 식
대부분 음원 불법 사용… 굿즈 판매도
”한한령 해제 대비해 팬 유지 필요” 지적도
韓 가수 대신 中 가수가 K팝 부르는 식
대부분 음원 불법 사용… 굿즈 판매도
”한한령 해제 대비해 팬 유지 필요” 지적도
연말연시를 맞이해 중국에서 각종 공연이 열리는 가운데 K팝 콘서트도 인기를 끌고 있다. 단 한국 가수가 직접 노래하는 것이 아닌, 중국 가수들이 이들의 노래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식의 공연이다.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으로 한국 가수들의 중국 본토 내 공연이 금지돼 있다 보니, K팝 저작권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은 물론, 이에 따른 수익 역시 중국이 가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한한령 해제 후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K팝에 대한 수요가 유지돼야 하는 만큼, 불법 요소를 뿌리뽑는 것이 정답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16일 중국 최대 공연 플랫폼 다마이大麥에 따르면, 내년 1월 8일 베이징 차오양구 차오양극장에서 ‘K팝 라이브 순회 콘서트’가 열린다. 이달 초 톈진에서 시작해 산시성 시안을 거쳐 베이징에서 막을 내리는 공연이다. 뉴진스, 에스파, 블랙핑크, 엑소 등 한국 유명 아이돌들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따라 부르는 형식인데, 한국 아이돌 대신 중국인으로 구성된 밴드가 노래와 연주를 담당한다. 표 가격은 42~580위안약 8000~11만원 사이다.
K팝을 주제로 한 공연은 중국 본토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당장 이달에만 베이징은 물론 산둥성 지난, 산시성 타이위안, 톈진 등에서 K팝 공연이 예정돼 있다. 역시 중국인 가수가 부르거나, 노래만 틀어주는 식이다. 이들 공연은 관객들이 미리 관련 곡의 춤을 숙지해 공연 때 함께 출 수 있도록 재생 목록을 제공한다. 관객 참여도가 높다 보니 인기도 좋은 편이다. 지난 8일 톈진에서 열린 K팝 콘서트에 다녀온 한 중국인은 웨이보중국판 X에 “보컬이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며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었다”라며 “모두가 함께 춤을 추니 열정이 끓어오르고, 저절로 감탄이 나왔다”는 후기를 올리기도 했다.
이렇게 중국에서 K팝 공연이 심심찮게 열리고 있지만, 정작 노래를 부른 한국 가수들은 무대에 설 수 없다. 중국은 2016년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허용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2017년 한한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한국 가수의 중국 내 공연과 영화, 드라마 등 한국 콘텐츠의 중국 내 유통이 모두 금지됐다. 본토가 아닌 홍콩이나 마카오, 대만 등에서는 가능하지만, 이 역시 한한령 영향으로 대폭 줄어든 상태다. 중국 공연 기획사가 주최하는 K팝 콘서트는 중국 문화당국이 K팝 소비를 100% 단속하기 어려운 데다, 공연 주체가 한국인이 아니어서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중국인들의 K팝 소비에 따른 이득을 한국이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원칙대로면 중국에서 K팝 노래를 틀 때마다 작사·작곡가 등에게 저작권료가 지급돼야 한다. 하지만 콘텐츠의 정식 수입이 막혀있다 보니 이들은 무단으로 K팝을 이용하는 것은 물론, 그에 따른 수익도 가져가고 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사들도 이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지만, 법적 대응이 쉽지 않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불법이지만 ‘설마 걸리겠나’ 하는 생각으로 저작권료를 지급하지 않고 K팝을 트는 것 같다”며 “최근 개최된 K팝 댄스 경연대회에서는 중국 주최 측이 한국의 대형 엔터테인먼트사 로고를 무단으로 가져다 부스까지 만들어 전시를 해 저작권 위반 항의를 받았다고 들었다”고 했다. 또 다른 문화계 관계자는 “중국 측이 단순히 공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불법 다운로드 받은 한국 영상물을 무대 배경으로 사용하거나 굿즈기념품를 제작해 판매하기도 한다”라고 했다.
다만 불법이라 할지라도 중국인들의 K팝 소비를 완전히 틀어막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금 당장은 한한령으로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내 공연이 불가능하지만, 이후 상황이 정상화됐을 때를 대비해 K팝에 대한 일정 수요를 유지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다. 재중 문화계 관계자는 “불법이라고 K팝 소비를 전면 차단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숨통을 틔워 팬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저작권 수익 측면으로만 접근하는 것이 무조건 정답은 아닐 수 있다”라고 했다.
한편 문화계에서는 내년 이후 한한령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쑨예리 중국 문화여유부장장관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만나 “콘텐츠 등 분야에서 한국의 성공 사례를 배우고 싶다”고 밝히면서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확산한 바 있다. 이후 한국 비상계엄 사태 등으로 인해 당장 논의는 중단된 상태지만, 내년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제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할 때 한국이 가장 원하는 선물인 ‘한한령 해제’를 들고 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문화계 관계자는 “중국이 자국 젊은 층에 대한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대중문화를 순차적으로 개방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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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윤정 특파원 fact@chosunbiz.com
16일 중국 최대 공연 플랫폼 다마이大麥에 따르면, 내년 1월 8일 베이징 차오양구 차오양극장에서 ‘K팝 라이브 순회 콘서트’가 열린다. 이달 초 톈진에서 시작해 산시성 시안을 거쳐 베이징에서 막을 내리는 공연이다. 뉴진스, 에스파, 블랙핑크, 엑소 등 한국 유명 아이돌들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따라 부르는 형식인데, 한국 아이돌 대신 중국인으로 구성된 밴드가 노래와 연주를 담당한다. 표 가격은 42~580위안약 8000~11만원 사이다.

내년 1월 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K팝 라이브 순회 콘서트./다마이 캡처
이렇게 중국에서 K팝 공연이 심심찮게 열리고 있지만, 정작 노래를 부른 한국 가수들은 무대에 설 수 없다. 중국은 2016년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허용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2017년 한한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한국 가수의 중국 내 공연과 영화, 드라마 등 한국 콘텐츠의 중국 내 유통이 모두 금지됐다. 본토가 아닌 홍콩이나 마카오, 대만 등에서는 가능하지만, 이 역시 한한령 영향으로 대폭 줄어든 상태다. 중국 공연 기획사가 주최하는 K팝 콘서트는 중국 문화당국이 K팝 소비를 100% 단속하기 어려운 데다, 공연 주체가 한국인이 아니어서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중국인들의 K팝 소비에 따른 이득을 한국이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원칙대로면 중국에서 K팝 노래를 틀 때마다 작사·작곡가 등에게 저작권료가 지급돼야 한다. 하지만 콘텐츠의 정식 수입이 막혀있다 보니 이들은 무단으로 K팝을 이용하는 것은 물론, 그에 따른 수익도 가져가고 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사들도 이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지만, 법적 대응이 쉽지 않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불법이지만 ‘설마 걸리겠나’ 하는 생각으로 저작권료를 지급하지 않고 K팝을 트는 것 같다”며 “최근 개최된 K팝 댄스 경연대회에서는 중국 주최 측이 한국의 대형 엔터테인먼트사 로고를 무단으로 가져다 부스까지 만들어 전시를 해 저작권 위반 항의를 받았다고 들었다”고 했다. 또 다른 문화계 관계자는 “중국 측이 단순히 공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불법 다운로드 받은 한국 영상물을 무대 배경으로 사용하거나 굿즈기념품를 제작해 판매하기도 한다”라고 했다.
다만 불법이라 할지라도 중국인들의 K팝 소비를 완전히 틀어막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금 당장은 한한령으로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내 공연이 불가능하지만, 이후 상황이 정상화됐을 때를 대비해 K팝에 대한 일정 수요를 유지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다. 재중 문화계 관계자는 “불법이라고 K팝 소비를 전면 차단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숨통을 틔워 팬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저작권 수익 측면으로만 접근하는 것이 무조건 정답은 아닐 수 있다”라고 했다.
한편 문화계에서는 내년 이후 한한령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쑨예리 중국 문화여유부장장관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만나 “콘텐츠 등 분야에서 한국의 성공 사례를 배우고 싶다”고 밝히면서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확산한 바 있다. 이후 한국 비상계엄 사태 등으로 인해 당장 논의는 중단된 상태지만, 내년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제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할 때 한국이 가장 원하는 선물인 ‘한한령 해제’를 들고 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문화계 관계자는 “중국이 자국 젊은 층에 대한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대중문화를 순차적으로 개방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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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윤정 특파원 fac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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