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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해가꼬 살아라 하노"…붉은 현수막 나부끼는 가덕도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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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41회 작성일 24-06-17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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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신공항 공사 1년 남았는데
정부, 이주대책 마련 ‘지지부진’
어업권 보상 논의는 시작도 못해
10조원 공항 용지 건설입찰 유찰


quot;머해가꼬 살아라 하노quot;…붉은 현수막 나부끼는 가덕도에 무슨 일이

지난 13일 오전 10시 부산시 강서구 가덕도. 조용한 어촌 마을이지만 섬 입구에 들어서자 곳곳에 붉은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다. ‘머해가꼬 살아라 하노? 우리바다 빼앗아가는 국토부는 생계대책 마련하라’ 등의 구호가 적혀 있는 현수막이 도로에 죽 늘어서 있어 비장한 기운마저 감돈다.


현장에서 만난 김상환 가덕도신공항 대항지구 보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가덕도에서 태어나 60년 넘게 이 곳에서 물고기 잡아 먹고 살았는데 고향을 버리고 떠나라고 하면서 제대로 된 이주대책도 마련해주지 않으면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며 울분을 토했다. 김 위원장은 “이주 대책에 대한 대안이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국토부나 부산시가 공사 일정에 맞춰 서두르기만 하고 있어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오는 12월 우선 시공분에 대한 착공을 하고 내년 6월에 본 공사를 시작한다고 한다. 전체 430세대 중에 350세대 정도가 이주해야 하는데 1년 만에 어떻게 이 많은 가구가 옮겨 갈 집을 마련할 수 있겠냐”며 답답해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보상지원단이 만들어지고 어느 곳으로 이주하고 싶냐는 조사가 있어 주민들 80% 정도가 인근에 이미 조성돼 있는 에코델타시티를 원한다고 했는데 사업주체가 달라서 안 된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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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9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에 복병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10조원 규모의 공항 부지 건설 공사 입찰이 유찰된데다 이주 대책과 토지·상가·어업권 보상 등 넘어야 할 산이 한 두개가 아니다. 지난달 31일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출범식이 열렸을 때 행사장 밖에서는 가덕도 주민 100여 명이 보상문제를 두고 시위를 했다.

이들은 “보상대책 전반을 주민들과 협의하고 그 협의를 바탕으로 국토부나 부산시가 사전에 보상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주대책 마련이 전혀 없다”며 “지난 4월부터 시작된 물건 조사를 하지 못하게 막고 있는데, 제대로 된 이주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물건 조사를 허락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에코델타시티 사업주체인 수자원공사와 수차례 협의를 했지만 에코델타시티 내에 이주지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며 “이주 대책 관련해 진도가 안 나가서 전문가들에게 용역을 줄 예정이고 그 용역 결과에 따라 이주단지 조성과 보상 문제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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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업권에 대한 보상은 아직 논의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부산시는 오는 12월까지 어업 피해 영향 용역을 하고 그 용역 결과를 가지고 보상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가덕도신공항 어업 피해 권역은 기장군을 뺀 부산 전역과 경남지역의 상당 부분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돼 보상에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어민들과 협의가 잘 되서 선착공 후보상이 결정되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착공이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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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에 각종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지만 국토부와 부산시는 2029년 개항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한 대기업 건설업체 관계자는 “가덕도신공항 개항을 당초 계획보다 6년 가량 앞당겨 2029년 완공하려고 한 것은 2030년 엑스포 유치를 위한 것이었다. 엑스포 유치가 무산됐는데 굳이 위험 부담을 안고 개항을 서두를 필요가 있느냐”며 “기왕 짓기로 했으니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안전한 공항을 짓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부산시 관계자는 “가덕도 신공항 관련 예산이 확정됐고 2029년 개항하겠다고 발표를 했는데 개항 시기를 늦추는 것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부담스런 면이 있다”며 “정권이 바뀌기 전에 빨리 속도를 내야 하는 정치적인 문제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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