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무리한 나노경쟁 없다…2나노 확실한 우위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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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진단]
- GAA 노하우와 후면전력공급 도입해 2나노 경쟁 우위 선점 - 2027년 1.4나노 양산 재확인…"리스크 감수보다 내실 집중" - 삼성만의 원스톱…"파운드리·패키징 경쟁력 받쳐줘야" 제언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삼성전자가 2나노미터nm 공정부터 확실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죠.”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13일 삼성전자가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를 통해 밝힌 기술 로드맵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3나노 공정까지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인 대만 TSMC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2나노부터는 삼성전자가 업계 판도를 흔들 경쟁력을 쌓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포럼에서 삼성전자005930가 강조한 ‘SF2Z’는 새로 선보인 2나노 공정이다. 후면전력공급 기술BSPDN을 도입한 것인데, 전류 배선층을 웨이퍼 후면에 배치해 전력과 신호 라인의 병목 현상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소비전력을 줄이고 성능을 높이며 칩 면적을 줄이는 등 공정 평가의 주요 지표인 ‘PPA’를 개선하고 고성능 컴퓨팅 설계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2나노 로드맵을 유지하되, BSPDN을 적용한 SF2Z 공정에서는 오는 2027년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1위 TSMC는 2026년 양산을 예고한 1.6나노 공정부터 BSPDN을 적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생산 중인 3나노 제품에 GAA를 이미 적용하고 있다. 반면 TSMC는 내년 양산할 2나노부터 GAA를 도입한다. GAA를 활용해 양산한 경험은 삼성전자가 더 많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2나노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는 차원에서 기존 GAA에 이어 BSPDN까지 도입하는 등 내실을 다지는 것이라고 봤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은 “GAA에 BSPDN까지 활용해 2나노에서 TSMC에 뒤진 파운드리 열세를 만회하겠다는 계산”이라고 분석했다. “무리한 나노 경쟁 나섰다간 출혈 커” 이와 함께 삼성전자가 2027년 1.4나노 양산이라는 기존 계획을 재확인한 것은 2나노 승부수와 더불어 선단 공정에서 무리한 출혈 경쟁을 피하겠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2나노 싸움에서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는 게 우선인데, 1나노 경쟁에서 욕심을 부리면 수율 안정화에 실패하고 2나노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른 리스크는 파운드리 사업의 존폐를 결정할 수 있을 정도로 중대하다는 평가다. 그간 업계 안팎에선 삼성전자가 1나노 로드맵을 앞당길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이 당초 내년 목표였던 1.8나노를 올해 말 양산하겠다며 계획을 수정했고, TSMC까지 인텔을 의식한 듯 전에 없던 1.6나노 계획을 지난 4월 깜짝 발표하면서다. 이종환 교수는 “1나노 로드맵을 섣불리 앞당기는 등 장밋빛 전망만 그리며 잘못 접근했다가 수율을 안정화하지 못하는 등 실속은 없이 출혈만 클 수 있다”고 언급했다.
파운드리 기업 중 삼성전자만 제공할 수 있는 ‘원스톱’ 솔루션도 고객사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메모리와 파운드리, 패키징 기술력을 다 갖추고 있는 만큼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모든 솔루션을 한 번에 제공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메모리, 패키지 업체를 각각 이용할 때와 비교해 칩 개발부터 생산까지 걸리는 시간을 약 20%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지금까지 파운드리 고객사가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였다면, 앞으로는 직접 반도체를 만들어 쓰고자 하는 모든 기업이 될 수 있다”며 “기존 대형 고객사들뿐 아니라 향후 등장할 모든 고객들에게 번거로움을 덜어줄 수 있다는 차별점을 보인 것”이라고 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원스톱 솔루션이 실제 효과를 보려면 파운드리와 패키징 기술력을 확실히 입증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경쟁력은 뛰어나지만, 파운드리는 여전히 TSMC와의 점유율 차이가 크고 패키징에서도 TSMC보다 밀린다는 평가가 우세하기 때문이다. 이규복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연구부원장은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목표로 기술 선점에 나서는 건 긍정적”이라면서도 “자체적인 후공정 역량과 관련한 생태계 성장이 뒷받침돼야 원스톱 솔루션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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