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어디서 돈 빌리라고" 대부업마저 퇴짜…사채 내몰린 저신용자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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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MT리포트]150만 대부업 이용자, 어디로 갔나③카드론·저축은행도 외면한 150만 저신용자 행방은
[편집자주] 대부업은 한때 수백% 고금리를 받고 불법추심하면서 서민 등치는 것으로 인식됐지만 2002년 대부업법 제정 이후 서민의 급전창구 역할을 해온 엄연한 제도권 금융회사다. 하지만 한때 500만명 넘던 이용자는 최고금리 인하 이후 지난해 80만명으로 쪼그라들었다. 담보가 없으면 대부업 대출도 못 받는다. 대부업은 폐업위기에 몰렸고 150만명 저신용자는 갈 곳이 사라졌다.
대부업체를 비롯해 저축은행·카드사 등 2금융권이 모두 법정 최고금리의 벽에 막혀 신용대출을 셧다운하면서 150만명의 최저신용자가 불법 사금융권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3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체 중금리 대출을 신규로 취급한 저축은행 중 신용점수 500점대 구간에게 대출을 내준 저축은행은 11개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16개에서 31% 줄었다. 이 기간 중금리 대출 신규 취급액은 1조6685억원에서 1조7969억원으로 8% 늘었다. 저축은행이 대출을 재개하기 시작했지만 저신용자의 대출 문턱은 외려 높였다는 의미다. 2금융권의 셧다운은 대부업체가 대출을 중단한 기간과 맞물려 발생했다. 대부업체가 대출을 멈추면서 대부업체 이용자는 2018년 237만명에서 지난해 상반기 85만명으로 150만명 넘게 감소했다. 대부업체를 비롯한 2금융권이 대출을 중단한 건 법정 최고금리가 20%로 인하됐을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2금융권의 대출 금리는 1금융권과 달리 금리 인상기 전에도 10%대로 형성돼 있었다. 대부업체를 운영하던 OK금융그룹이 원캐싱·미즈사랑과 1위 대부업체 러시앤캐시를 시장에서 잇달아 철수한 것도 대부업체 이용자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0월 OK금융그룹은 러시앤캐시의 대부업 면허증을 반납하면서 대부업을 영위하던 3개 자회사를 완전히 정리했다. 2018년엔 원캐싱이, 2019년엔 미즈사랑이 대부업 라이선스를 반납했다.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에서 밀려난 최저신용자가 카드론이나 사잇돌·햇살론 등 정책금융상품으로 흡수됐다는 분석이 있지만 실상은 반쪽짜리다. 국내 9개 카드론 잔액은 지난 4월 39조9644억원을 기록하며 4개월 연속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으나 저신용자보단 상대적으로 우량한 1금융권 고객의 유입이 카드론 잔액 증가에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카드사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우량한 고신용자 위주로 카드론을 내주고 있어서다. 정책금융상품이 대안이나 예산이 한정적이어서 저신용자를 수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지난해 3월 출시한 소액생계비대출은 지난 5월말 기준 총 18만2655명24만7519건이 이용했다. 지원 금액은 1403억원에 그친다. 결국 대부분의 최저신용자는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금융감독원 불법 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피해 상담·신고 건수는 6784건이었다. 2022년 한해 동안 접수된 건수가 1만913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빠른 속도로 피해가 늘고 있다. 피해 건수는 △2019년 5468건 △2020년 8043건 △2021년 9918건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 유혜미 한양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법정 최고금리가 20%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대부업체를 비롯해 2금융권이 중저신용자를 위한 대출을 줄이거나 아예 취급을 안 하고 있다"며 "당장 돈이 필요한데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은 절박한 마음에 등록 대부업체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불법 사금융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이런 과정을 거쳐 불법 추심이나 협박을 당하는 사람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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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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