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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메마르는 중기…은행권 대출 편식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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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60회 작성일 24-06-1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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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메마르는 중기…은행권 대출 편식 어쩌나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사진=DB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수익성 제고를 위한 국내 주요 은행권의 기업대출 강화 전략이 지속하는 가운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대출 양극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다수 시중은행이 신용도가 높은 우량 대기업 위주로 대출공급을 확대하면서, 실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고충이 더욱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강조하고 있는 건전성 관리를 위해서는 대기업 위주의 대출 공급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자체 대출을 제외한 나머지 정책금융 상품 등을 통해 중소기업에도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다만, 실제 중소기업 대상 유동성 공급이 줄어들고 있다는 일부 지표가 나오는 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중기 위주의 대출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18011_104840_1226.jpg사진. 이미지투데이.

양극화 심화하는 기업대출

12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기업대출 잔액은 803조323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767조3140억원 대비 4.7%가량 늘어난 수치다.

그간 은행권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가계대출 잔액을 메우기 위해 전략적으로 기업대출 확대에 영업력을 집중해왔다. 실제로 지속하는 경기침체의 여파로 상당수 기업이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다만, 기업 대출의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대기업 그리고 중소기업 간 편차가 두드러진다. 실제로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 5대 시중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 합계는 전월151조2220억원 보다 3조원 이상 늘어난 154조468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 대비 13%3조2460억원 가량 늘어난 수치이자 전년 동기118조3500억원와 비교하면 31%가량 증가한 규모다.

반면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648조8570억원 가량을 기록했다. 단순 수치로는 154조원 가량인 대기업 대출보다 4배 이상 큰 규모다. 다만, 전년 말630조8850억원과 비교하면 2.84%가량 늘어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대기업 대출 증가폭13%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이처럼 은행업계가 기업 대출에 집중하고 있는 근본적 이유는 가계대출 관리 기조와도 무관하지 않다. 현재 금융당국은 급격히 불어나는 가계대출의 총량 관리를 위해 연간 증가율을 최대 2% 수준으로 묶어둔 상황이다. 가계대출 감소에 직면한 은행권의 입장에선 자연스레 이자수익 확보를 위한 방책으로 기업대출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자체 회사채 발행이 가능한 대기업들 또한 조달 자금 및 금리 등을 고려해 은행 대출을 다소 선호하는 추세"라며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한 대출 공급 및 자금 지원도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118011_104841_1310.png사진 = 이미지투데이

위축되는 중소기업 마중물

실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자금 공급은 좀처럼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리스크 관리 기조가 중소기업 마중물 공급의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인데 실제 일부 지표에서도 이같은 우려는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국내 은행권에서 공급한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308조278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308조9502억원 대비 약 7720억원0.24% 가량 감소한 수치다. 공급 건수는 지난 3월 말 기준 72만87건에서 지난 4월 말에는 71만4098건으로 6000여건 가량 감소했다.

기술신용대출의 실질적인 신규 공급규모를 의미하는 평가액의 경우 234조426억원에서 233조2878억원으로 한 달 새 1조2400억원 가량 줄었다.

기술신용대출은 초기 자본은 부족하지만,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초기혁신기업을 대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상품이다. 부동산 등 담보가 부족한 기업의 특성을 반영해 무형의 기술을 담보로 자금을 공급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2014년 처음 출시된 이후, 기술신용대출은 초기 혁신 및 중소기업의 마중물 역할을 담당해 왔다. 꾸준히 규모를 키워가던 기술신용대출은 고금리 기조가 본격화된 지난 2022년을 기점으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최근 금융당국의 기술신용대출 활성화 방안이 공개되면서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 연속 잔액 및 건수가 늘어났지만, 지난 4월 기준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현재 기술신용대출을 공급하는 국내 17개 은행 중 사실상 전월 대비 유의미한 잔액 및 공급건수 증가세를 기록한 곳은 기업은행 단 한 곳뿐이었다. 기업은행의 경우 지난 4월 말 기준 공급잔액106조4835억원, 공급건수23만7427건을 기록했는데 이는 각각 전월 대비 8400억원, 630여건 가량 늘어난 기록이다.

반면, 전체 기술신용대출 공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4대 시중은행의 경우, 기술신용대출이 일제히 감소했다 실제 4대 시중은행의 지난 4월 말 기준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151조3963억원으로 전월 말152조5204억원 대비 0.73%1조1300억원, 공급건수도 34만3170건에서 33만6161건으로 소폭 감소했다.

118011_104839_1210.jpg국내 5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각 사.

은행권 "건전성 관리, 불가피성 있어"

다만, 은행업계 안팎에서는 이러한 대기업 위주의 대출 공급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 공급 못지않게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우량한 대기업에 우선 대출 영업력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국내 대기업 대출의 연체율은 0.11%,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58%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전년 동기 대비 대기업 연체율이 0.02%p 상승하는데 그친 반면, 중기 대출 연체율은 0.17%p나 급등했다.

연체 규모도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금융감독원에 요청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국내 기업대출 연체규모는 7조3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이 중 중소법인 기업대출의 연체 규모는 4조2000억원으로 전체 연체 잔액의 절반이 넘는 58%의 비중을 보였다. 반면 대기업 대출 연체규모는 3000억원으로 전체의 4% 수준에 머물며 큰 격차를 보였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도 줄어드는 가계대출 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해선 건전성 우려가 적은 대기업 위주의 대출 영업에 우선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유동성 공급도 건전성 관리에 유념하면서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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