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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인천공항 20분 만에 가는 헬기 택시 첫선…요금은 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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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07회 작성일 24-06-1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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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에어 중형 헬리콥터



10일 서울 송파 잠실동 한강변의 잠실 한강공원헬기장. 승객 12명을 태울 수 있는 미국 시코르스키사의 중형급 ‘S76C’ 헬리콥터가 대기하고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국빈들과 국내 주요 그룹사 오너들이 사용하는 헬기다. 가격만 새 제품 기준 150억 원 정도다.

신분증과 얼굴확인 등 간단한 신원 검사를 마치고 오후 1시 반경 헬기에 탑승했다. 좌석은 일반 여객기와 달리 마주 보는 일자형 의자로 구성돼 있었다. 좌석 간격도 상당히 좁아 옆사람과 어깨를 맞닿아야 했다.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날씨라 헬기 실내는 상당히 더웠다. 헬기 실내 에어컨 구멍에서 바람이 강하게 나왔지만, 냉기가 없는 바람이어서 이동 내내 땀을 흘려야 했다.


좌석에 앉고 벨트를 채우자 헬기는 곧바로 굉음을 내며 프로펠러를 힘차게 돌리기 시작했다. 탑승 5분이 지나자 프로펠러가 더 강하게 돌더니 기체가 기우뚱하며 공중에 떴다. 헬기는 순식간에 하늘 위 500~600m 높이까지 치솟아 방향을 틀어 서울 남부 도심을 가로질렀다. 양재와 과천, 안산을 순식간에 지나쳐 이륙 후 20분 만에 인천공항 헬기장에 도착했다. 차로 2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를 20분 만에 도착한 것이다. 헬기의 속도는 시속 210㎞. 신호대기나 정체도 없었다.

이동 중에 방향을 전환하며 기체 균형이 바뀌는 순간을 제외하고는 공중에 떠 있는 느낌을 받지 못할 정도로 편안했다. 흔들림이나 충격도 크게 느낄 수 없었다.

본에어 헬기 시승 행사



●정체-신호대기 없이 강남~인천공항 20분 만에

이날 체험한 서비스는 국내 스타트업 모비에이션이 11부터 예약 접수를 시작한 ‘본에어’ 서비스다. 소수 자산가들이 타던 헬기를 일반인에 개방한 플랫폼 기반 소형 항공 서비스, ‘헬기 택시’ 서비스가 국내에 첫 선을 보인 것이다.

그 동안 일반인이 헬기를 이용하려면 시간당 800만~1000만 원 정도를 내고 1~2시간 정도 전세기 형태로 빌려야 했다. 하지만 본에어는 1인당 강남~인천공항 20분 운항 기준 44만 원이 든다. 버스나 택시 등 지상 교통 수단보다는 훨씬 비싸지만, 기존 헬기 이용에 비해서는 훨씬 저렴한 셈이다. 예약이 확정되면 탑승객 짐을 전날 본에어가 수거해 공항에 접수하고, 헬기장까지 보내주는 서비스까지 함께 제공한다.

모든 서비스는 휴대전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일반인이 인천공항까지 이동할 때 사용하는 ‘본루틴’ △헬기 투어인 ‘본투어’ △기업용 장기계약 서비스인 ‘본프라이빗’ 3가지 서비스가 운영된다. 본루틴 서비스의 경우 현재 서울 송파 잠실헬기장, 서울 양재 만남의 광장에서 인천공항까지의 여정만 제공한다. 앞으로 서울 여의도 등 이륙 장소를 추가하는 방안을 관련 기관과 협의 중이다.

모비에이션이 이처럼 실험적인 서비스를 시도하는 이유는 도심항공교통UAM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본에어 서비스는 엄밀하게 따지면 전동수직이착륙기체eVTOL와 전동비행기를 활용하는 도심항공교통UAM은 아니다. 내연기관을 단 일반 헬기를 단순히 개인이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신 본에어를 통해 도심항공교통의 시장성과 고객층, 운영 과정에서 쌓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이후 UAM 적용 기체를 도입하고 본에어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활용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이날 시승행사에서는 민간 탑승 헬기 서비스가 처음 도입된데 따른 운영상의 허점도 드러났다. 엉뚱한 승객을 태우고 헬기가 이륙한 것이다. 이날 시승 경로는 잠실헬기장에서 인천공항 헬기장에 착륙한 뒤 다시 헬기를 타고 잠실헬기장으로 오는 것이었다. 그런데 중간 도착지인 인천공항에서 다른 시승 행사 참석자들이 기자가 타고 가야 할 헬기에 탑승해 잠실헬기장으로 가버린 것.

헬기는 다른 여객기와 마찬가지로 모든 이륙 일정을 서울지방항공청에 보고해 운항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때 탑승객 명단도 제출하고 매 이륙마다 항공청에 보고한 승객과 실제 탑승객이 일치해야 한다. 즉, 사전에 보고한 탑승객 명단과 실제 탑승객이 달랐던 것이다. 본에어 측은 “탑승객 인원의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라며 “향후 운영상 이런 점을 보완해 재발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에어 헬기 시승 행사



●규제 때문에…소형헬기 서비스는 ‘아직’

이날부터 예약을 받기 시작한 본에어는 이달 19일부터 실제 헬기 운행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예약 즉시 이용이 어려운 이유는 최소 탑승 인원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12인승 중형 헬기 1대가 운영 중인데, 본인이 탑승하는 시간에 승객이 최소 8명 이상 타야만 예약이 확정된다. 8명 미만으로 승객을 태우면 기름값 등 운항에 들어가는 비용을 감안했을 때 오히려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당초 본에어는 3인승 소형 헬기로 개인 대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중형 헬기는 기업 대상 장기 계약에만 활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정부의 비행 승인이 나지 않아 당분간 중형 헬기 1대로 개인, 기업 서비스를 모두 제공한다.

서비스 전부터 난관에 부딪힌 건 바로 헬기에 승객을 태우려면 기체 내에 각종 계기장치를 부착해야 한다는 항공안전법 시행규칙 때문이다. 소형 헬기는 통상 조종사가 눈을 통해 비행하기 때문에 계기장치가 부착돼 있지 않다. 모비에이션 관계자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국내에는 보유 헬기에 계기장치를 부착할 기술이 없어 헬기를 해외로 보내야 한다”며 “정부 등과 협의해 소형 헬기로도 운영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민 모비에이션 대표는 “미국, 유럽 등과 달리 국내는 소형 항공 산업이 활성화되지 않은 만큼 헬기 서비스를 통해 관련 인프라와 고객층을 구축해 다가올 도심항공교통UAM 시대를 위한 초석을 다질 필요가 있다”라며 “본에어가 한국형 도심 항공 서비스를 열고 대중화를 이끌고자 한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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