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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허리 철강-유화 비상경영…"요금 싼 밤에만 전기로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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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53회 작성일 24-06-1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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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저가공세에 ‘살아남기’ 고육책

철강, 원가절감-감산조치 잇달아

적자 행진 유화, 자산매각 검토도

“국내기업 어려움 당분간 계속돼

기술우위 확보-시장개척 힘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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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조업의 허리 격인 철강과 석유화학 부문에서 비상 경영이 확산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중국 저가 제품들의 한국 공략밀어내기까지 겹치면서 위기를 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철강 분야에서 연간 1조 원 이상 원가 감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철강업계 불황이 길어지자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이 4월 지시한 내용이다.

포스코는 중복 부서를 통합하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조직 개편을 시작했다. 이와 함께 생산 공정에서 비효율적 부분이 있는지 점검 중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이미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7.2% 감소했는데도 올해 영업이익 역시 7.3% 감소한 3조2754억 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달 24일부터 임원들의 근무를 주 5일제로 되돌렸다. 포스코는 1월부터 사무직을 대상으로 격주 주 4일제를 도입했는데 철강업계의 불황이 이어지자 비상 근무에 나선 것이다. 임원 급여도 최대 20% 반납하고 임원을 대상으로 하는 주식보상제도스톡그랜트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 제철업계 생산 물량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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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로를 이용해 철근을 생산하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생산 물량 줄이기에 나섰다. 철근 국내 1위인 현대제철은 2월 인천 공장의 전기로 보수공사에 돌입해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전기로 정기 보수공사는 보통 2∼3주면 끝이 나는데 약 4개월간 진행되는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사실상 감산이라고 보고 있다. 9월에는 충남 당진 전기로도 3개월간 특별 보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50.6% 감소했다. 올해도 8.9% 감소한 7270억 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동국제강도 이번 달부터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야간 시간에만 인천 공장의 전기로를 가동하기로 했다. 철근 재고가 쌓이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야간 생산 체제를 계속 이어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저가 공세 때문에 고객사들과 납품 가격을 논의할 때 협상력이 떨어진다”며 “국내와 중국 건설경기가 침체된 것도 업계 불황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1위 업체인 LG화학의 석유화학부문은 지난해 영업적자 1430억 원, 1분기1∼3월 312억 원 적자를 냈다. 2위 업체인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3477억 원의 영업적자, 올 1분기에도 1353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파키스탄 법인 매각, LG화학은 전남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중국에서 과잉 생산된 제품 한국으로 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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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과 석유화학업계가 비상 경영에 돌입한 원인은 중국발 밀어내기 물량 때문이다. 중국에서 과잉 생산이 계속되고 있으며 특히 철강 제품의 경우 미국이 관세장벽을 높게 쌓은 탓에 다른 국가들로 중국산 물량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2022년 1∼5월에는 중국산 철강 제품 수입이 270만 t이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396만 t, 올해는 407만 t으로 늘고 있다. 전체 수입 중 중국산 비율은 2022년 43.3%였는데, 올해는 59.6%까지 치솟았다.

국내 석유화학업계도 중국발 공급 과잉의 직격탄을 맞았다. 한때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최대 시장이었던 중국의 석유화학 업체들은 최근 몇 년간 기초화학 소재 자급화에 나서면서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대량 생산하기 시작했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2009년 51.5%였던 국내 석화업계 대對중국 수출 비중은 지난해 37.3%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석화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에서 나프타를 뺀 가격도 2022년 이후 국내 업계의 손익분기점 마지노선인 300달러를 밑돌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공장을 가동할수록 손해인 셈이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원장은 “철강과 석유화학은 중국의 자급도가 높아지면서 한국 기업들의 어려움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철강의 경우에는 탄소 중립 기술력으로 우위를 가져갈 필요가 있고, 석유화학은 중국발 공급 과잉에 맞서 새로운 시장 개척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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