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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보고 경악" 車를 왜 이따위로…빨간 맛 MINI, 개발자도 또라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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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01회 작성일 24-06-12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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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는 역시 ‘뻔 대신 펀’
매트릭스 뺨치는 혼합현실
마니아도 개발자도 美쳤다




“나도 모르게 먹은 게 빨간 약일까, 파란 약일까”


SF공상과학영화 ‘매트릭스’ 속으로 뛰어든 기분이다. 매트릭스의 진실을 볼 수 있는 빨간 알약을 먹은 것인지, 아니면 가상 세계로 돌아가는 파란 알약을 먹은 것인지 헷갈렸다.

눈앞이 깜깜해지면서 매트릭스의 한 장면처럼 2진법의 0과 1이 무수히 쏟아진다상상이다. 현실이 영화·게임 같고, 영화·게임이 현실 같은 혼돈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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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현지시간 스페인 시체스 외곽에 있는 공터에서 매트릭스 뺨치는 가상세계가 펼쳐졌다.

올뉴 일렉트릭 미니MINI를 타고 ‘MINI 혼합 현실’MINI MIXED REALITY을 체험해보는 행사다.

체험 차량은 컴퓨터 장비를 트렁크에 잔뜩 실고 위장막으로 감쌌다. 조수석에는 가상현실 세계로 인도하는 안전요원이 탑승했다.

처음에는 시큰둥했다. 선글라스도 불편해 잘 쓰지 않는데 볼품없는 VR가상현실고글을 착용하는 것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올뉴 일렉트릭 MINI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레이싱 게임을 즐기는 게 나을 텐데, 왜 이런 쓸데없는 짓을 하나”라는 의구심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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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이었다. VR고글을 쓴 뒤 정적이 잠시 흘렀다. 안전요원이 노트북 패드를 클릭하는 소리와 함께 공터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1과 0이 만든 초현실 가상세계가 펼쳐졌다.

조수석에 탄 안전요원의 지시는 빨간 약또는 파란 약이 돼 운전자를 ‘크레이지 월드미친 세상’ 속으로 인도했다.

카드라이더에서 본 듯한 서킷이 구불구불하게 이어졌고 하늘에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상상과 마찬가지로 고래가 날아다녔다.

모형이 아닌 진짜 스티어링휠과 가속페달을 작동해 서킷을 가로막은 커다란 공을 차로 밀어내면서 아이템을 확보했다.

갑자기 광활한 우주공간이 나타났다. 서킷 옆은 암흑이다. 블랙홀에 빠지는 듯한 기분에 순간 당황해 스티어링휠을 틀자 서킷에서 벗어났다.

초현실 가상현실이 사라지고 다시 공터가 나타났다. MINI는 원래 있던 자리에 있지 않고 공터 이곳저곳을 휘젓고 다닌 상태였다. 타이어 자국이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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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빨간 약을 가상으로 삼킨 뒤 게임인지 현실인지 모르는 세계로 MINI와 함께 다시 들어갔다.

한번 익숙해져서 그런지 멀미가 살짝 올라왔던 처음과 달리 레이싱에 푹 빠졌다. 현실 세계에서 운전을 하고 있는데, 눈앞에 펼쳐진 세상은 가상현실이라는 이질감은 어느새 짜릿함으로 변했다.

현실에서 고-카트 MINI를 탈 때와 비슷한 진동이 스티어링휠과 시트를 통해 온몸에 전달되면서 짜릿함은 배가됐다.

10분 남짓 탔을 뿐인데 한때 푹 빠졌던 카트라이더에 미안해졌다. 실감나는 적지 침투 시뮬레이션을 선보였던 영화 ‘탑건’에도 미안해졌다. “너희하고는 게임이 안돼, 차원이 달라”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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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혼합 현실에서 가상의 ‘빨간 약’을 먹고 현실의 ‘빨간 맛’을 즐긴 뒤 생긴 궁금증.

카르라이더보다 몰입도가 뛰어나지만 왜 굳이 만들었을까. 출시하더라도 수지 타산이 맞지 않을 텐데.

BMW그룹은 혼합 현실을 위해 전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운전자와 차량의 움직임을 가상현실에 즉각 반영하기 위해서다.

전용 소프트웨어는 게임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즐겼던 가상현실을 실제 도로에서도 이질감 적게 제공해준다.

사실 BMW를 비롯해 포드, 현대차그룹, 르노, 벤츠, 만MAN 등은 군사용 무기 개발과 전투기 조종사 교육에 활용했던 VR기술을 자동차에 접목하는 데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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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종 설계에는 ‘CAVE’를 활용한다. ‘컴퓨터 자동 가상 환경Computerized Automatic Virtual Enviroment’의 약자다.

인공으로 만들어낸 가상의 특정한 공간·환경·상황에서 인간의 오감을 자극해 실제와 유사한 공간·시간 체험을 제공하는 VR를 활용한 신차 개발 시스템이다.

다만, 운전자와 차량이 직접 가상현실 속으로 뛰어들지는 않는다. MINI ‘혼합 현실’이 우수한 이유다.

혼합 현실은 운전자의 손품·발품이 필요없는 자율주행 시대에 지루해진 탑승객들을 위한 게임 콘텐츠,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를 위한 안전운전 교육 등에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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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개발비도 많이 들고 한평 남짓하면 충분한 레이싱 게임과 달리 커다란 공간이 필요해 수지 타산이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MINI도 비싼 돈을 들여 개발했지만 활용도를 제대로 찾지 못한 상태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만난 MINI 관계자들도 ‘왜 만들었냐’는 질문에 “상용화활 계획은 아직 없고 MINI다운 경험을 위해 다양하게 시도하는 중”이라며 “나중에 뭔가 나오지 않겠어”라고 답변했다.

MINI답게 재미있을 것같아 만들었는데, 아직 쓸모를 찾지 못했고 찾는 중이라는 의미다. 일부러 ‘깊은 뜻’이 있어 개발 의도를 숨긴 것 같지는 않다.

그동안 만나본 MINI 담당자들은 자신이 알고 있다면 더 얘기해주고 싶어 안날나지 일부러 감추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MINI의 모토인 ‘펀’FUN과 관련된 내용이라면 밤새도록 얘기해줄 자세가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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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혼합 현실도 MINI답게 ‘뻔’ 하지 않고 ‘펀’ 하다. 역시 MINI는 재미를 위해 목숨을 건다. 본전 생각하지 않는다.

통통 튀는 매력과 작은 로켓 같은 고-카트Go-Kart 질주 성능에 반해 ‘프로 불편’을 감수하는 MINI 마니아들은 “예쁘다고 그 돈 주고 사다니, 너 돌았니”라는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MINI도 운전자도 ‘또라이’돌아이 소리를 듣지만 화를 내는 대신 오히려 좋아한다. 또라이 맞다. 하나 더 추가하면 MINI는 개발자도 또라이다.

세상은 또라이가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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