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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집이라고 지은거야?"…신축 아파트 실상에 충격 [오세성의 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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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7회 작성일 24-09-28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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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성의 헌집만세15

물새고 벽 휘는 신축 아파트
"구축은 그런 걱정 없어요"

늘어난 외노자에 소통 막힌 건설 현장
몸짓 지시에 신축 아파트 하자 급증
붕괴·침하·비틀림 등 과반이 안전 사안

경기 화성시에 있는 한 신축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물이 찼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신축 아파트에서 하자 논란이 연이어 불거지고 있습니다. 새로 지은 아파트에서 물이 새고 외벽이 휘는 등의 하자가 거듭 발생하면서 노후 아파트 주민들은 적어도 저런 걱정은 없다며 안도하고 있습니다.
새로 지은 아파트인데…쏟아지는 하자에 소비자 충격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전라남도 광양에서 지은 새 아파트 부엌 천장과 엘리베이터 등에서 물이 쏟아진 사례들이 공유됐습니다. 결로와 누수로 인해 새 아파트에 곰팡이가 번졌다는 입주민들의 성토가 이어졌고, 바닥은 기울어져 구슬 등의 물건이 한 방향으로 구르는 영상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했습니다.

해당 단지는 시공 능력 10위 내에 드는 대형 건설사가 지었습니다. 유명 브랜드 아파트도 하자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전라남도 무안군에 새로 들어선 유명 브랜드 아파트도 콘크리트 골조가 휘어지고 벽면에 균열이 발생하는 등 하자가 무더기로 발견됐습니다. 2개 단지 약 800가구 규모인 이 아파트에서 집계된 하자 건수만 5만건이 넘어갔습니다. 시공사 대표가 직접 사과했지만, 입주민들은 이후로도 하자 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신축 아파트 외벽에 휘어있는 모습.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전라북도 익산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도 입주민들이 속을 썩이고 있습니다. 지하 주차장이 침수되고 배관이 이탈해 누수가 발생하는 등 하자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 아파트에 설치된 엘리베이터 3기 모두에서 로프가 끊어지는 파단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입주민이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등 하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도 하자보수팀 철수를 진행하던 시공사는 논란이 확산하자 하자보수팀 철수를 유보하고 하자 민원을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하자심사분쟁조정 신청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하자심사 분쟁 조정 신청이 2만2561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도별로 새 아파트에서 발생한 주요 하자를 두고 입주민과 시공사가 협의하지 못해 국토부에 분쟁 조정을 요청하는 사례는 2019년 4290건, 2020년 4245건, 2021년 7686건, 2022년 3207건, 2023년 3313건 등입니다. 이 가운데 약 60%는 붕괴를 비롯한 침하, 처짐, 비틀림 등 입주민 안전과 직결된 사안이었습니다.

광양 새 아파트에 발생한 균열 모습. 사진=보배드림


신축 아파트에서 하자가 속출하다 보니 국토부도 지난 5월 준공을 앞둔 전국 신축 아파트 23곳의 하자를 특별 점검했습니다. 최근 5년간 하자가 많았고, 벌점을 많이 받은 시공사 현장을 감안해 점검 대상을 선정했는데, 이들 단지에서 일주일 사이 약 1000건의 하자가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노후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는 신축 아파트보다 노후 아파트가 낫다는 반응마저 나옵니다. 이미 내구성이나 하자에 대한 검증이 끝났기에 마음졸일 상황이 없기 때문입니다.
건설 현장 언어 장벽에 몸짓 지시까지…하자 60%는 안전 사안
노후 아파트는 시공 품질에 대한 우려도 낮은 편입니다. 최근 아파트 공사 현장은 여러 국적의 외국인 노동자가 함께 일하는 탓에 같은 작업을 하는 노동자끼리도 대화가 통하지 않는 상황이 빚어지지만, 준공 20년이 넘은 노후 아파트는 대부분 외국인 노동자 없이 내국인 노동자들로 지었기 때문입니다.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물이 새는 모습.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성남시 중원구의 한 노후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요즘 신축 아파트에서 하자가 빗발치는 이유는 외국인 노동자 때문이지 않으냐"며 "비숙련 인력에 서로 말도 통하지 않으니 일이 제대로 되는 게 이상할 지경"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실제 일부 건설 현장에서는 8~9개 언어가 쓰이곤 합니다. 언어가 통하지 않으니 인공지능 통역기까지 등장하는 상황입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외국인 노동자의 국적이 다양해지면서 점차 현장에서 소통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과거에는 그나마 중국 국적 노동자가 많아 소통이 불편한 정도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베트남,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몽골,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국적이 다양해져 사용하는 언어도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신축 아파트에서 비상계단 높이가 규격에 맞지 않자 계단을 깎아낸 모습.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이 관계자는 "말이 통하지 않으니 몸짓으로 지시를 내리는 경우도 있다. 내국인을 대하듯 깐깐하게 지시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지시사항을 미흡하게 수행하는 등 상대적으로 책임감이 부족한 모습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경기 부천시 원미구의 노후 아파트에 거주하는 황모씨는 "수년 전 인테리어 공사를 위해 철거하던 도중 아파트를 지을 때 작업한 시공자 이름표가 붙어있는 것을 발견한 일이 있다"며 "전기 배선을 공사한 정 담당자와 부 담당자의 이름 등 신상정보가 담긴 띠지였는데, 시공 품질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한국에서 잠시 일하다 떠날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그런 책임감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며 "신축에 비해 생활에 불편함은 있지만, 비싼 분양가를 내고 믿지 못할 새 아파트를 사는 것보다 마음이 편하다"고 자평했습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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