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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이통 정책 유효할까…SK·KT·LG 외 대기업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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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17회 작성일 24-06-1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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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엑스, 주파수 할당 사업자 선정됐지만 자본금 납부 못 해 탈락
파격 지원에 규제 완화에도…재무 능력 있는 사업자 진입 번번이 실패
이통시장 성장 한계 다다른 데다 알뜰폰과도 충돌…"정책 재검토 필요"



제4이통 정책 유효할까…SK·KT·LG 외 대기업 외면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스테이지엑스 주파수 할당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강도현 2차관은 "필요사항을 이행하지 않아 취소 사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 주파수 할당대상 법인 선정 취소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청문 정차를 개히한다"고 밝혔다. 2024.06.14.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심지혜 윤현성 기자 =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이은 네 번째 신규 이동통신사업자 출범이 결국 무산됐다. 이로 인해 신규 이통사 진입 가능성에 대한 의문부호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9년여 만에 실시한 8번째 도전인 데다 진입 허들까지 낮췄는데도 실패했기 때문이다.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스테이지엑스는 선정된 주파수할당 대상법인에 대한 취소 처분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오는 25일 스테이지엑스를 상대로 청문 절차를 진행한다.

과기정통부는 할당 적격 검토에 필요한 서류 납부 마감일까지 약속한 자본금 2050억원 납부가 이뤄지지 않았고 또 최초 할당을 신청한 법인과 할당을 받게 될 법인이 일치하지 않은 것이 할당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8년 만에 재추진…파격 정책에도 선뜻 나서지 못한 대자본


제4이통은 2002년 이통3사 체제로 재편된 이후 8년 만인 2010년부터 추진됐다. 이후 2015년까지 7번의 시도가 있었지만 모두 실패했다. 재무적 능력이 뒷받침 되지 못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정부는 지난해 다시 한 번 이동통신 과점 체제를 깨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 제4이통 진입을 재추진했다. SK텔레콤의 점유율이 40%대로 떨어지면서 기존의 5대 3대 2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점유율 구도는 깨졌지만 여전히 이동통신 시장 경쟁이 미흡하다고 본 것이다.

이번에는 4000억원의 정책금융 지원과 기지국 구축 의무 축소 등 이전에 없던 지원책까지 내놓으며 보다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다.

하지만 7전8기는 성공하지 못했다. 스테이지엑스가 4301억원의 주파수 할당 대가를 제시, 최종 승자가 됐지만 약속한 자본금을 마련하지 못했다. 주파수 할당을 전제로 자본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정부는 납부가 이뤄져야 할당할 수 있다고 했다. 게다가 주요주주 6개 중 자본금 납입을 일부 이행한 주주는 스테이지파이브 1개 뿐이었다.

정부는 약속 이행 여부를 검토한 것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스테이지엑스를 밀어줄 자본력 있는 주주들의 지지가 부족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동통신 시장은 기본적으로 조 단위 투자가 요구된다. 하지만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성장 정체기를 겪는 상황인 데다 투자 대비 이익을 담보하기 어렵다보니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이통3사의 휴대폰 가입자는 2021년에 들어서면서 줄어드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다 올해 SK텔레콤이 증가세로 돌아섰으나 4월에는 가입자가 줄었다. 그나마 LG유플러스는 2월부터 가입자 순증을 이어오고 있다. KT는 분위기 반전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영업이익도 큰 변화가 없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표한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이통3사의 이동통신부문 합산 영업이익은 2013년 2조9452억원에서 10년 뒤인 2022년 2조6870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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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알뜰폰 전용 오프라인 홍보관인 알뜰폰 스퀘어가 서대문 전철역 근처에 위치해 있다.





대안으로 키운 알뜰폰…제4이통 오히려 충돌할 수도


이동통신 시장 상황이 이전과 달라졌다는 점 또한 제4이통 정책 방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이유로 거론된다.

정부는 이미 제4이통 진입을 추진하면서 알뜰폰 활성화 정책을 동시에 펼쳐왔다. 알뜰폰은 직접 망을 구축하는 게 아닌 이통사 망을 빌려서 쓰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대의 요금제 출시가 가능하다.

2010년부터 도입되기 시작한 알뜰폰은 이제 이동통신 시장에서 16%의 점유율을 차지할 만큼 성장했다. 이는 이동통신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와 3.1% 밖에 차이가 안 난다.

다만 이통3사 자회사 알뜰폰이 시장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실질적 경쟁을 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최근 금융권 알뜰폰이 진입하면서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2019년 KB국민은행리브엠에 이어 올해 우리은행이 알뜰폰 시장 진출을 예고한 상황이다. 특히 리브엠의 경우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실시한 알뜰폰 소비자 평균 만족도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규모 있는 사업자의 진입으로 알뜰폰 시장의 성장뿐 아니라 이동통신 시장 경쟁을 이끌 ‘메기’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4이통 진출은 이통3사와의 경쟁이 아닌 알뜰폰과 충돌하는 데 그칠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당장 스테이지엑스만 해도 전국망을 직접 구축하는 게 아닌 시장 초기에는 이통사 망을 빌려서 서비스를 하는 모델을 제시한 바 있다. 사실상 알뜰폰과 서비스 모델이 다르지 않다.

"제4이통 능사 아냐"…진입 정책 원점 재검토 목소리



같은 이유로 제4이통 출현이 어려웠던 만큼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이통3사의 요금 최저구간을 2만~3만원대로 내리고 단통법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를 추진하고 있어 경쟁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또 반복적인 진입 실패는 오히려 제4이통이 어렵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보통신·방송미디어 수석전문위원을 지낸 안정상 중앙대 겸임교수는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한 여러 방안들이 있는데 과포화상태인 통신시장에 굳이 이통사를 하나 더 만드는 것만 능사인양 착각하는 정부를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계속해서 제4통 진출을 추진한다면 면밀한 통신시장 진단을 통해 그 필요성 여부를 평가하는 것은 물론 건실한 재정능력을 갖춘 사업자가 선정돼 시장경쟁을 유도할 수 있도록 법·제도를 먼저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종합연구반을 구성, 재4이통 진입과 관련한 제도개선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2차관은 "신규 사업자를 진입시키지 않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법·제도적인 개선 문제를 도출하고, 제도 개선 이후에 준비를 할 것"이라고 했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경쟁 활성화라는 차원에서 계속 추진하는 게 맞는 방향이라면 좀 더 정책적 방향을 다듬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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