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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GS건설‧현대ENG 마저"…누수에 곰팡이 한숨 [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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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84회 작성일 24-07-1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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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아파트 하자 관련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건설사를 믿고 빚까지 끌어다 집을 마련한 이들은 처음 본 아파트 모습에 말을 잃어버리곤 한다. 마감 불량부터 석재 파손, 누수·결로, 악취·곰팡이까지. 하자 보수 역시 쉽지 않은 문제다. 반품도 불가능한 아파트. 아파트 하자가 계속되는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봤다. <편집자주>편집자주>



GS건설이 시공한 한 아파트에서 누수 피해가 발생한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우리나라 최고의 브랜드를 가진 GS건설이 이렇게 하자투성이 아파트를 건설했을 거라곤 그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수년 전, 대형 시공사 GS건설이 시공한 한 아파트에 입주한 A씨. 인근 시세 대비 20~30% 높은 금액이었으나 A씨는 입지와 대형 건설사를 믿고 계약을 맺었다. 편안한 안식처가 될 거란 믿음은 누수로 집안이 물바다가 되며 빠르게 무너졌다.

“예고된 하자는 없다”고 A씨는 토로했다. A씨가 거주하던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하루아침에 물바다가 됐다. 어느 날 갑자기 집 천장에서 폭포처럼 물이 쏟아졌다. 집안만 문제가 아니었다. 아파트 현관 필로티부터 출입구, 지하 주차장 등에서 동시에 물이 새어 나왔다.

일부 입주민들이 살던 집을 떠났을 정도로 누수 피해는 심각했다. A씨는 “사람이 생활할 수 없을 정도였다”며 “물이 샌 후 보수 과정이 길어지면서 집안에 곰팡이가 핀 집도 있었다. 일부는 숙박업소에서 한 달 이상 생활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입주민들은 피해 호소에도 관리업체와 시공사는 서로 책임전가에 급급했다고 말한다. A씨는 “누수 등 하자가 발생하면 조치해야 하는데 임대 사업자와 시공사 모두 책임을 떠넘겼다”라며 “시공사는 시공 후 끝, 사업자는 분양 후 끝이었다. 그 이후 관리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공사나 사업자들의 절차상의 문제 때문에 보수 시간이 더 걸렸다”면서 “누전으로 인해 화재 발생 위험이 있음에도 1년 이상 방치된 세대도 있다”고 비판했다.

해당 아파트는 누수 천장의 플라스틱 배관의 연결고리를 교체하며 보수 작업에 들어갔지만 입주민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A씨는 “현재 배관 연결고리 교체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불량으로 인해 터진 경험이 있는 만큼 향후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누수 위험은 항상 있다”고 우려했다.

GS건설 관계자는 “해당 아파트 누수 원인인 분배기 보강 작업을 진행 중이고 대부분 완료했다”라며 “임차인대표회의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지속적인 AS 관리를 진행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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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한 경기 남양주시 현대테라타워DIMC. 수분양자 이모씨는 내부 익스팬션조인트빨간 선 표시 참고와 기둥에 대해 불편을 호소했다. 사진=조유정 기자


믿었던 1군 건설사의 배신

아파트 입주민만 대형 건설사의 하자 문제로 고통을 겪는 건 아니다. 지식산업센터 수분양자도 설계 오류에 따른 하자 피해를 호소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한 경기 남양주 현대테라타워DIMC 수분양자 이모씨는 “물건을 살 때도 브랜드를 사듯이 대형 건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을 믿고 분양받았는데 이렇게 날림 시공을 하고 설계 문제에 대한 고지도 안 할 것이라곤 상상도 못 했다”고 한탄했다.

“5000만원의 이상의 피해를 본 겁니다.” 이씨는 설계 오류로 분양받은 건물 내부의 실평수보다 최소 4평 이상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건물 내부에 도면에 없던 기둥이 설치됐다”라며 “또 건물 내부 익스팬션 조인트가 설치됐는데 도면 기준 가로 0.9cm, 세로 12.9cm 손실로 평수로는 최소 3.5평에 달하는 공간을 사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익스팬션 조인트는 콘크리트 구조물에서 발생하는 변형을 흡수하고 균열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이씨는 “내부에 설계되지 않아야 할 익스팬션 조인트가 벽면에 가로 50cm가량 설치됐고 높이도 1cm가량 높아 어떤 가구도 올려둘 수 없는 상황”이지만 “아무런 고지를 받지 못했다. 이는 명확한 설계와 시공 오류”라고 비판했다. 그는 “익스팬션 조인트 설치가 된 곳이 최소 20곳이다. 분양가가 24평 기준 3억6000만원에 분양받아 평당 1500만원을 잡아도 가구당 5250만원의 피해”라고 주장했다.

수분양자는 시공사와 시행사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작은 회사도 아니고 현대엔지니어링 정도의 대기업이 문제를 모를 수 없다”라며 “현대엔지니어링은 ‘설계대로 시공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공비는 다 받았지만, 시공 문제에 대해선 고지도, 책임도 지지 않으려 한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시공사와 시행사를 대상으로 매매 계약 취소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익스팬션 조인트는 구조상 있어야 할 구조물이고 도면에 반영돼 있었다. 만약 도면상 이상이 있었으면 준공 승인이 안 났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익스팬션 조인트 돌출에 대한 문제는 수분양자와 시행사가 먼저 협의해야 할 사안”이라며 “협의 내용이 정해지면 적극적으로 협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지는 시행사 안강개발 측에 입장을 묻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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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윤기만 디자이너


10대 건설사는 하자 전쟁 중

수분양자는 대체로 아파트를 비롯한 건물을 분양받을 때 건설사 브랜드를 고려한다. 대형 건설사의 경우 시공 순위가 높은 만큼 안전한 아파트를 지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나 시공능력순위 상위 10대 건설사도 하자 문제로 분쟁을 겪는 건 마찬가지다. 지난 5월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한 전남 무안 아파트에서 휜 외벽, 깨진 계단 등 5만8000건의 하자가 발생하자 홍현성 대표가 직접 사과문을 발표했다. KCC건설이 시공한 대구 북구 한 신축 아파트에서도 옥상에서 물이 쏟아지며 침수에 가까운 피해가 발생했다. 1군 건설사의 잦은 하자 논란은 ‘휠스테이트’, ‘순살 자이’, ‘통뼈캐슬’ 등의 브랜드 오명을 낳았다.

해결되지 않은 하자 논란은 결국 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다. 15일 쿠키뉴스가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기준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등 8개 건설사가 진행 중인 소송가액 20억원 이상 아파트 하자 소송은 132건, 소송가액은 약 5227억원대로 집계됐다. 최근 국내 주택사업을 하지 않고 있는 삼성물산과 소송가액 100억원 미만을 공개하지 않는 HDC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한 결과다.

아파트 하자 소송 규모가 가장 큰 건설사는 GS건설의 ‘자이Xi’로 총 36건, 소송가액 약 1658억원1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 대우건설 26건 약 1029억4600만원 △ 현대건설 22건 약 763억6300만원 △ 포스코이앤씨 18건 약 738억7500만원 △ DL이앤씨 11건 약 424억6900만원 △ SK에코플랜트 9건 약 236억8200만원원 △ 롯데건설 5건 약201억2257만원 △ 현대엔지니어링 5건 약 178억48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건설 전문 변호사는 수면 아래 감춰진 하자가 더 많다고 말했다. 민동환 법무법인 윤강 변호사는 “건설 전문가가 아닌 입주민이 봤을 때 하자인지 모르는 하자도 많다”라며 “대부분 눈에 보이는 하자로 소송을 진행하지만, 하자의 70% 정도는 은폐돼 있다. 현실적으로 보수가 불가능한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변호사도 “하자 소송 도중에 전문 감정인이 설계 도면을 체크하면서 하자가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라며 “설계 도면에는 있는데 실제로 시공이 안 됐거나 잘못된 경우도 상당히 많다”라고 설명했다.

가장 많은 하자 소송을 진행 중인 GS건설과 대우건설은 공급 물량에 비례해 소송이 많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GS건설 관계자는 “당사에서 준공한 주택 단지 등이 상대적으로 수량이 많아 소송 건수 및 항소심으로 진행되는 사건까지 포함해 전체 건수가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우건설 관계자도 “2010~16년과 2019~2021년 아파트 공급량 1위를 기록할 만큼 공급 물량이 많았다”라며 “공급량이 늘어나니 하자 건수도 그에 비례해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자범벅으로 지어놓고 “본인 집이니 정붙이고 살아라” 믿었던 건설사의 배신! 영상=정혜미 PD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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