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믹스 살 돈도 없어요!" 무無권리로 사무실 넘기는 중개업소 [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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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연말에 이곳을 떠나려고 합니다. 소액의 시설비만 받고 부동산 자리 ‘무無권리’로 양도합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 증가로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포화 상태에 이른 중개업계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전국 각 지역의 공인중개사무소는 중개 수입이 급감하자 임차료와 인건비 부담을 견디지 못해 속속 폐업에 나서고 있다. 신규 개업도 역대 최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25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에서 신규 개업한 중개업소는 총 753곳으로 1년 전 개업 업소826곳보다 8.8% 감소했다. 협회가 개·폐업 현황 조사를 시작한 2015년 이후 지난 6월747곳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최저 수치 기록했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최근 수치를 보면 신규 개업이 유례없이 줄고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반면 지난달 전국적으로 영업을 중단한 중개사무소는 총 1055곳으로 집계됐다. 폐업한 중개업소는 961곳, 휴업한 중개업소는 94곳이었다. 전달1154곳에 비해 8.6% 줄어들긴 했지만 작년 4월부터 17개월 연속 공인중개사 폐업이 개업을 초과했다. 전국의 중개업소 수는 11만3142곳으로 2021년 2월11만2375곳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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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보통 하반기로 갈수록 폐업이 증가한다”며 “올해 개업하려는 공인중개사가 적다 보니 권리금을 포기하면서까지 사무소를 넘기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홈페이지에는 매일 100건 이상 중개업소를 양도하겠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최근 3개월간 사무소 매매 게시판에 올라온 중개업소 매물은 지난 23일 기준 2405건에 이를 정도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량이 늘고 있지만 중개업계는 본격적인 부동산 경기 회복 신호로 보기에 어렵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가계대출 증가 억제 정책에 따라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적용 등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매수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월세 시장의 불안, 공인중개 시장 포화 등도 변수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중개업계는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돌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조만간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정부의 대출 규제 의지가 강해 거래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신호로 보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재 공인중개 시장에 사무소가 너무 많은 것도 어려움의 원인으로 꼽힌다”며 “7월 말 기준 전국 중개사무소가 11만3000여개에 이르는데, 9년 전인 2015년 9만여개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도 경쟁이 치열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매매 거래만으로 사무소를 유지하기 어렵다”며 “전·월세 시장 불안도 문제인데, 임대차 거래량이 회복되려면 가을 이사철이 지나야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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