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뚝뚝, 외벽 와르르…"불안해도 못 고쳐" 전세사기 당한 집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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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은 기자] 17~18일 연이틀 집중호우, 인천 아파트 외벽 무너지고 누수 피해
"아직도 심장이 벌렁벌렁해요." 인천 미추홀구의 한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 18일 새벽 3시30분쯤 쿵하는 굉음 소리에 잠에서 깼다. 이날 폭우에 강풍까지 불면서 건물 한쪽 외벽이 우르르 떨어져 나갔다. 벽에 있던 자재가 도시가스 배관까지 치면서 가스 공급도 중단됐다. 이날 이 오피스텔의 70여세대 입주민들은 씻지도 못하고 불안에 떨 수밖에 없었다. A씨는 "어른들은 찬물로 씻고 아이들은 정수기 물을 데워서 씻었다"며 "장마철이 올 때마다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부터 연이틀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외벽 건물이 무너지거나 누수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이어졌다. 주민들은 마땅한 후속책을 마련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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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 물로 씻었다" 장마철 불안에 떠는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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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거주하는 오피스텔은 전세사기를 일으킨 건축왕 남모씨 일당이 소유한 곳이다. A씨는 4년 전 가족과 이곳에 이사를 왔다가 바지 임대인에게 보증금 9400만원을 잃었다. 현재 오피스텔은 경매에 넘어갔다가 유예된 상태다. 오피스텔은 지난해 12월과 1월에도 두 차례 외벽이 떨어졌다. 임대인들은 재판을 받고 있고 주민들간 이해관계도 모두 달라 보수를 받지 못한 채 그대로 방치됐다. A씨는 "70세대 중 12세대는 다른 사람에게 낙찰이 됐고 58세대는 경매 중"이라며 "앞으로 이곳에서 계속 살지, 쫓겨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큰 돈을 들여 수리하는 것은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외벽은 또 다시 떨어졌다. A씨는 "지금 옆에 붙어있는 외벽들도 5㎝ 벌어진 상황"이라며 "옆 건물에는 에어컨 배관이 있는데 자재물이 떨어지다가 옆 건물까지 치면 2차 피해를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이사를 가고 싶어도 방법이 없다고 했다. 임차인 우선매수권을 행사할까 고민했지만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었다. 전세사기 피해자를 위한 긴급지원주택은 대부분 1.5룸의 소규모 공간이었다. 구청은 해당 오피스텔이 사유지라서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A씨는 "또 다시 비가 내리면 옆 건물에 피해를 줄까봐 걱정이 된다"며 "불안하다고 신고를 하고 도움을 요청해도 아무도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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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주차장에 물 뚝뚝… 신축 아파트, 4개월 만에 누수
━ 인천 연수구 동춘동에 있는 신축 아파트 역시 지난 18일 장마 피해를 비켜가지 못했다. 지하주차장 1~2층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졌다. 바닥이 미끄러워 넘어진 사람도 있다. 습기 때문에 주차장에는 곰팡이 냄새가 진동했고 특고압 기기류에도 물이 흘렀다. 주민 B씨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는 올해 3월 준공됐다. B씨는 지난 4월 29평짜리 집을 5억원대에 구매했다. 그는 "평소 비가 오면 자잘자잘하게 누수가 되긴 했는데 이번 폭우 때는 정도가 심했다"고 말했다. B씨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했다. 건설사에 보수를 문의했지만 뾰족한 답을 듣지 못했다. B씨는 "비가 50㎜ 이상 내려야 어디서 누수가 됐는지 확인해줄 수 있다고 했다"며 "지금은 그때 그때 실리콘을 발라주는 상황이고 큰 공사에는 신경 쓰지 않는 느낌"이라고 했다. 주민들 민원이 쇄도하자 연수구청은 건설사에 보수 일정을 조율해 알려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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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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