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몸 전공의 돈 더 주는 해외로?…전문의 줄사퇴 응급실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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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1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18일 211개 수련병원 전공의 전체 출근율은 8.5%1167명에 그쳤다. 91.5%가 사직서를 낸 후 현재까지 출근하지 않고 있다는 점, 전공의를 채용한 151개 병원 중 41곳에서 사직 처리 결과를 복지부에 제출하기 전이라는 점에서, 사직 처리자는 지금보다 많아질 가능성이 불 보듯 뻔하다. 정부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구멍 난 인력을 메꾸는 데 희망을 걸고 있다. 사직 처리된 전공의에게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지역·전공과목·연차와 관계없이 많이만 지원해주길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전공의들의 마음이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동네 병·의원에 페이닥터로 취업하거나 직접 개원할 가능성, 미국 등 해외로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간 수련병원에서 한국 전공의로서의 삶에 염증을 느낀 이들이 다시 소굴로 돌아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이유에서다. 아예 전문의의 꿈을 접고 이미 따놓은 의사면허로 차라리 개원해 일반의로 활동할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한 전공의는 "전문의가 되기 위한 수련을 더는 하지 않을 생각"이라면서 "친구들도 그렇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교수는 "사직 전공의 중 절반 정도는 개원가로 빠지거나 전문의를 목표로 삼았더라도 전공을 바꿀 것 같다"면서 "전공의 수련 과정 중 어차피 개원에 필요한 교육을 다 받지 못한다. 개원해서 돈 벌려면 비보험이 필수인데, 비보험 관련 내용은 큰 병원에선 잘 다루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은 국내보다 환자를 적게 진료하면서도 연봉 수준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아 의사의 근무 여건이 훨씬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MZ세대 전공의들이 과거 세대보다 영어·일어 등 외국어에 능숙해 언어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해외 진출을 고려하는 한 요인으로 꼽힌다. 사직한 전공의가 병원에 돌아올 길은 열려 있다. 하반기 모집에 지원하면 되는데, 이 경우 상향 지원 가능성이 거론된다. 기존에 기피과 소속이었다면 인기 과로, 수련병원이 지역 소재였다면 서울 소재로, 서울 소재였어도 빅5서울대·서울아산·서울성모·세브란스·삼성서울 병원이 아니었다면 빅5 병원으로 지원할 가능성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남성 사직 전공의 중 군 입대를 선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9월 모집에 응하는 전공의에 한해 입영 연기 특례를 제공하고, 그렇지 않은 남성 전공의의 경우 군에 입대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들은 의무사관 후보생으로 등록돼 있어 입대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남성 사직 전공의는 "어차피 군대는 가야 한다. 혼란스러울 때 가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공의의 빈자리가 채워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최후의 보루였던 응급실마저 전공의 공백으로 인한 나비효과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강원 속초의료원 응급실은 사태 장기화로 전문의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최근 일부 응급의학과 전문의 사직으로 지난해에 이어 다시 단축 운영에 들어갔다. 순천향대천안병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중 절반이 병원을 떠나 응급의료센터가 축소 운영되고 있다. 심지어 국가 응급의료 총괄 컨트롤타워인 국립중앙의료원은 의료원 소속 응급의학과 전문의 2명 중 1명이 이달 말 퇴사를 앞두고 있어 내달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달랑 1명만 남게 된다. 전공의들의 빈 자리를 메워온 전문의들이 번아웃탈진으로 잇따라 응급실을 떠나고 있다. 원내 내과 전문의 1명, 파견 군의관 2명도 응급실에 근무하고 있지만, 의료원 소속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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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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