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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가계 빚 압박에 대출금리 요지부동…은행만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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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79회 작성일 24-07-19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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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 낮아져 ‘이자 장사’

그래픽=김성규

그래픽=김성규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며 시장금리가 하락하자, 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시장금리 움직임에 따라서 내리고 있다. 반면 금융 당국이 ‘가계 빚’ 급증세를 경고하면서 대출 금리는 높게 유지하며, 대출 수요를 억누르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 수익의 원천인 예대금리차대출 금리에서 예금 금리를 뺀 것가 확대되면서 은행들이 어부지리로 ‘이자 장사’ 혜택을 누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줄줄이 하락하는 예금 금리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은행은 대표 정기예금 상품1년 만기의 금리를 최근 일제히 내렸다. 신한은행은 ‘쏠편한 정기예금’ 금리를 연 3.47%에서 8일과 12일 각각 0.07%포인트연 3.47→3.4%, 0.05%포인트연 3.4→3.35% 인하했다.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는 9일 0.05%포인트연 3.45→3.4% 내려갔다. KB국민은행의 ‘KB스타 정기예금’과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 금리도 이달 들어 각각 0.1%포인트, 0.12%포인트 떨어졌다. 4대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이달 들어서만 평균 0.097%포인트 떨어졌다. 지방은행도 마찬가지다. 부산·경남·광주은행, 아이엠iM뱅크은 주요 예·적금 이자를 7월에만 0.04~0.25%포인트 내렸다.


주요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줄줄이 떨어지는 것은 시장금리 하락세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 정기예금 금리의 바탕이 되는 금융채은행채 1년물 무보증AAA 금리가 17일 연 3.316%로 지난달 말연 3.487%보다 0.17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월 말 연 3.713%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5개월여 만에 0.4%포인트가량 떨어졌다. 금리가 더 떨어지기 전에 예금을 들려는 ‘막차’ 수요 등으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891조1524억원으로 상반기에만 41조8567억원 늘었다.

그래픽=김성규

그래픽=김성규

◇대출 가산 금리 올려 ‘예대금리차’ 확대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대출 금리도 떨어져야 한다. 은행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오는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대출 금리는 올리거나 소폭만 내리고 있다. 18일 4대 은행의 평균 혼합·주기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359%로 지난달 말연 4.353%보다 오히려 0.006%포인트 올랐다. 혼합·주기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바탕이 되는 금융채 5년물 무보증AAA 금리가 이달 들어 17일까지 0.128%포인트연 3.451→3.323% 떨어진 것과 대조된다.

이는 은행들이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늦추라는 금융 당국 압박에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산 금리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3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3%포인트, 11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높였다. 신한은행은 15일 금융채 5년물 금리를 기준으로 하는 모든 대출 상품의 금리를 0.05%포인트 인상했다. 우리은행은 12일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소폭 인상한 바 있다.

통상 금리 인하기에는 예금 금리보다 대출 금리가 더 빠르게 하락하면서 예대금리차가 축소된다. 하지만 최근 시장 금리 하향세에도 은행이 당국 압박에 인위적으로 대출 금리를 올리면서 오히려 예대금리차가 확대되고 있다. 4대 은행의 예대금리차혼합·주기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에서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뺀 값 기준는 18일 0.97%포인트로 지난달 말0.87%포인트보다 0.1%포인트가량 더 벌어졌다. 4월 말 1.34%포인트까지 벌어졌던 예대금리차는 시장금리 하락으로 지난달 말 0.87%포인트까지 떨어졌는데, 이달엔 오히려 격차가 확대된 것이다. 예대금리차가 커지면 은행들은 ‘이자 장사’로 쉽게 돈을 벌 수 있고, 금융 소비자들이 받는 혜택은 줄게 된다. 당국의 정책 엇박자 속에 은행만 배를 불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주택 정책 실패로 빚어진 부동산 문제를 대출 금리 억지 인상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큰 효과는 없고, 은행만 덕을 보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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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섭 기자 oasi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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