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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이나 올려달라니"…가을 이사철 전세 어쩌나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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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0회 작성일 24-09-23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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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조여 집값 붙잡아도 전세는 어쩌나…가을 이사철 본격 개막

경기 성남시에 사는 A씨는 올해 직장이 있는 서울에 집을 사려고 했다가 최근 전세로 마음을 바꿨다. A씨는 “원하는 지역은 집값이 너무 빠르게 오르고 있고, 요새 대출도 넉넉히 나오지 않아서 계획을 좀 미루기로 했다”며 “어쩔 수 없이 전셋집을 구하고 있는데 아파트는 매물이 없고, 연립주택은 전세가율 문제로 전세보증보험에 가입이 불가능한 곳들이라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이 도래했다. 주택 이주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행권의 각종 규제 영향으로 최근 주택담보대출이 줄어들면서 수도권 전세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서울의 경우 전세사기 여파로 인기가 떨어졌던 빌라다세대·연립주택마저 전세난 조짐이 불어닥치는 모양새다.
quot;1억이나 올려달라니quot;…가을 이사철 전세 어쩌나 [뉴스]
국토부가 최근 무주택으로 간주하는 비非아파트의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22일 서울의 한 빌라 밀집 지역의 모습. 연합뉴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셋째주16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16% 올랐지만, 상승폭은 전주0.23% 대비 줄어들었다.


무섭게 고개를 들던 서울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인 건 최근 이어진 고강도 대출 규제의 영향이다.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시행한 가운데 상당수 시중은행은 1주택 보유자에게도 주담대를 제한하면서 돈줄을 조였다. 이미 가격이 크게 올라 대출 없이 서울 아파트를 사는 게 쉽지 않은 상황에서 대출이 막히니 제대로 거래가 성사되지 못한 것이다.

지난 19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28조869억원으로 8월말725조3642억원보다 2조7227억원 느는데 그쳤다. 이달 말까지 열흘 정도 남아있는 상황을 고려하도 8월 증가폭9조6259억원에 비해서는 확연히 줄어든 수치다.

서울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출이 잘 안 나오기도 하고 추석 연휴 영향도 있어서 매매 성사 건수가 많이 줄었다”면서도 “집을 보려는 분들은 꾸준히 있고, 집주인들도 호가를 낮추지는 않고 버티는 상황이라 당분간 추이는 계속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 기기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모습. 뉴스1
매매 시장이 주춤한 가운데 전세시장은 연일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부동산원 통계 기준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70주 연속 상승세다.

가격만 오르는 게 문제가 아니라, 전세를 찾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는 반면 전세를 내놓는 사람은 줄고 있다.

KB부동산의 8월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42.9로, 지난 2021년 10월162.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급지수는 수요·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기준값100보다 낮으면 공급이 많은 수요 우위, 높으면 수요가 더 많은 공급 우위 시장이라는 의미다.

하도 전세를 찾기 어려워지니 다시 빌라로 눈길을 돌리는 사람도 늘고 있다.

부동산원의 지난 7월 서울 연립·다세대 전세가격지수는 96.05로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KB부동산의 지난달 서울 연립주택 전세 중위가격은 15개월만에 2억원을 회복했다.
22일 서울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전세사기 여파로 비아파트를 극도로 기피하던 수요자들이 반강제적으로 빌라시장으로 옮겨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세사기 여파 등으로 지난해까지 빌라 거래 시장이 위축되면서 가격도 많이 빠졌다”면서 “아파트값이 단기에 급등하다 보니 일종의 풍선 효과로 빌라 가격의 매력이 커지면서 빌라로 수요가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불안정한 전세시장이 일시적으로 잠잠해진 매매 시장까지 밀어 올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공급은 당장 늘어나지 않는 가운데 대출 규제로 집값을 누르면 풍선효과로 전세시장이 급격해 불안해지고, 결국 높은 전셋값에 좌절한 수요자들이 ‘차라리 집을 사자’는 심리로 주택 매매시장에 뛰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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