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기차 틈새시장쯤으로 여겨…당선시 韓 배터리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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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한미 산업협력 컨퍼런스서 발표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산업협력 컨퍼런스에서 서정건 경희대 교수 주재로 참석자들이 패널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정동훈 기자
유명 배터리 산업 애널리스트이자 배터리 전쟁의 저자 루카스 베드나르스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전기차·배터리 시장을 내연기관차의 대안이 아닌 틈새시장 쯤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기차 냉대 vs 해리스 스쿨버스까지 전동화
23일 베드나르스키 작가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산업협력 컨퍼런스에서 화상연결을 통해 "트럼프는 전동화에 회의적이고 전기차를 내연기관차의 대안이 아닌 틈새 시장 정도로만 보고 있다"며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겠다고 여러차례 얘기했고 집권시 실제 실행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트럼프만의 결정으로 실행될 수는 없고 의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가 집권한다면 IRA 혜택이 축소돼 한국 배터리 기업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카스 베드나르스키는 시장분석 및 금융서비스 기업 Samp;P글로벌의 배터리 분야 수석 애널리스트다. 배터리 원료 공급망부터 셀 생산까지 배터리 공급망 전반을 다룬 배터리 전쟁이란 책으로 유명하다.
배터리분야에서는 IRA 혜택 축소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베드나르스키는 "최근 수십 년간 미국 제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법안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라며 "법 시행 후 2년 동안 리튬 광산, 배터리 공장 등 공급망 전반에 걸쳐 약 125개의 프로젝트가 추진됐고, 투자된 금액만 950억 달러약 128조 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한국 배터리가 타격받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베드나르스키 작가는 해리스의 당선시 한국 배터리의 혜택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해리스는 스쿨버스의 전동화 등 자신의 정책과 전동화를 연결하며 적극적인 전기차 정책을 취할 것"이라며 "당선되면 IRA를 포함한 배터리 정책 전반의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리스는 향후 5년간 매년 10억달러약 1조 3365억원를 투자해 스쿨버스의 전동화를 이루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양국 협력방안에 대해서는 "한국의 배터리산업은 미국기업들이 채굴한 리튬을 활용할 수 있고, 양국 기업과 대학 간 공동 Ramp;D 추진은 물론 한국 배터리 연관 스타트업들이 미국 벤처자본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산업협력 컨퍼런스에서 최중경 한미협회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의
대선 결과 따른 IRA 혜택 축소 가능성 우려…"공급망 내재화·다각화 기회 삼아야"
이어 열린 배터리분야 패널토론에서 최종서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총괄본부장은 "트럼프 재집권 시 행정부 권한을 활용해 IRA 지원규모를 축소시킬 경우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우리 기업의 미국 투자 속도도 이에 따라 조절이 있겠지만, 미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잠재력 등을 고려했을 때 투자규모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본부장은 또한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공급망 내재화가 시급해 질 수 있는 상황에서, 올해 시행된 공급망기본법 등을 활용해 중국산 저가 제품과의 가격 차이를 좁히고, 국내 배터리 소재 사업을 육성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역시 "트럼프가 돼도 미국 내 IRA 수혜지역에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점을 감안하면 법안 폐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행정 권한으로 IRA가 후퇴한다면 미래 이익을 기대하며 단행했던 국내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들이 전면 재조정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또한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 탈중국 배터리 공급망 정책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배터리 원료·소재의 내재화 및 조달처 다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재범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두 후보의 탈중국 공급망 정책이 오히려 한국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GVC글로벌가치사슬에서 TVC신뢰가치사슬로의 전환이 필요한데 한국은 광물가공-소재-배터리-전기차 전체 밸류체인에서 중국의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있는 국가"라고 말했다. 박 수석은 "정부차원에서 한국 기업들의 광물 자원확보, 소재 가공 및 생산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중국 공급망 의존에서 벗어나고 미국 공급망 분야의 핵심 파트너가 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경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지속가능미래기술연구본부장은 "미국은 자국기업의 이익을 우선시 하므로, 올해 초 포드가 IRA를 우회해 CATL과 합작한 것처럼, 중국산 배터리를 완전 배제하진 않을 것"이라며 "기업과 정부가 집중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중국과의 경쟁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IRA 대응을 위해 원료, 소재 분야 탈중국 노력이 필요하지만, 더 근원적으로는 해당 분야에서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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