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앱 주문 땐 배민·쿠팡보다 4000원 할인" 소상공인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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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 vs 배달앱 전면전
고기음식 배달 전문점을 운영하는 서모45씨는 주요 배달앱에 ‘삼겹살 500g고기만’ 상품을 2만8000원에 판다. 그런데 최근 공공 배달앱‘먹깨비’ 등에선 가격을 4000원 낮춘 2만4000원으로 제시한다. 서씨는 22일 중앙일보에 “중개수수료만 보면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등 주요 배달앱 3사는 약 10%로 높은 데 반해 공공앱은 1~2%로 낮아 공공앱에선 가격을 낮출 여유가 있다”며 “고객이 가급적 공공앱을 써 식당과 윈윈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옥 기자
앞서 대부분의 공공 배달앱들은 지방자치단체들의 예산 지원을 받으면서도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시선을 받아왔다. 경기도가 운영해온 ‘배달특급’의 경우 예산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288억원 들어갔는데, 같은 기간 거둔 중개 수수료 이익은 256억원으로 적자를 봤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2021년 12월 60만명대에서 올해 2월 26만명대로 반 토막이 났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무작정 배달앱 3사에 ‘중개수수료 등을 낮추라’고 요구하는 것보다 공공앱과의 가격차별 전략이 자유시장을 존중하는 관점에서 더 나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안 교수는 “업주들은 배달앱 3사를 통할 때와 공공앱을 통할 때 다른 가격표를 각각 분명히 만들어 미리 공개하면 소비자를 더욱 공공앱으로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난 7월부터 정부가 주선하고 있는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에선 소상공인의 또 다른 전략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3차 회의에서 소상공인은 “주요 배달앱 3사의 수수료·광고비 정보가 소비자들에게 더욱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련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될수록 소비자들은 ‘배달앱 3사가 지나치게 많은 이익을 가져간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게 되고 배달앱 3사를 견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다.
프랜차이즈 가맹본사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소상공인이 대부분인 가맹점주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서다. 가맹본사로 구성된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지난 6일 ‘프랜차이즈 배달앱 사태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면서 배달앱 3사에 대해 “불공정 거래를 하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할 계획을 밝혔다. 나명석 비대위원장은 “배달앱 3사가 올해 무료배달 경쟁으로 인한 비용을 모두 가맹점에 전가해 배달 비중이 높은 치킨, 피자, 족발 등 관련 업계가 초토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배달앱 측에서는 “상생협의체에서 논의해보자”며 진화에 나섰고, 신고는 보류된 상태다. 상생협의체를 이끄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10월까지 구체적인 상생안이 나오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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