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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의 고민…시장선 "늦기전 금리 내려야" 변수는 집값-주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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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6회 작성일 24-09-20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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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4년반만에 금리 빅컷]

글로벌 금리인하 속 ‘한은 딜레마’

美 고용-中 소비 등 전망치 밑돌아… 글로벌 경제 침체 위험 갈수록 커져

韓도 내수부진에 “금리인하” 목소리… 한은, 집값 자극 등 우려에 ‘멈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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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컷을 밀어붙인 이유는 수년간 미국 경제를 짓누른 인플레이션 위협은 한풀 꺾인 대신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고개를 들었기 때문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경기 침체 우려에 맞서 금리 인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한국도 더 늦기 전에 금리 인하를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한국은행은 가계빚 폭증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진 모습이다.

● 주요국은 경기 침체 우려에 비상

18일현지 시간 연준이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은 그만큼 경기 침체 신호가 심상치 않아서다. 노동시장이 생각보다 빠르게 식어가는 분위기가 감지된 것이다. 미국의 8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전월보다 14만2000명 늘어나며 시장 예상치16만4000명 증가를 크게 밑돌았다.

R의 공포에 휩싸인 곳은 미국뿐만이 아니다. 중국 역시 정부 주도로 경기 부양책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소비·생산지표가 여전히 시장 전망치를 밑돌고 있다. 지난달 중국의 소매판매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1% 늘어나는 데 그치며 전문가 예상치2.5%에 훨씬 못 미쳤다. 지난달 산업생산도 전년 대비 4.5% 증가하며 예상치4.8%를 밑돌았다. 하반기7∼12월 들어서도 중국 경제지표 부진이 이어지자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목표치5% 이하인 4.5∼4.9%로 낮춰 잡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9%에서 0.8%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는 원자재 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세계 경기의 바로미터로 일컬어지는 구리 가격도 최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했다. 글로벌 곳곳에서 경기 침체 ‘경고등’이 켜지자 JP모건은 이달 초 올해 안에 세계 경기 침체가 올 가능성을 기존 25%에서 35%까지 상향 조정했다.

주요국의 경기 둔화는 내수 부진 속에서도 수출로 버티고 있는 한국 경제에 마이너스 요인이다. 이미 2분기4∼6월 한국 경제는 1년 6개월 만에 역성장―0.2%을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와 투자 부문의 부진이 이어진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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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은, 금리 결정 두고 딜레마 빠져

연준의 금리 빅컷으로 한은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 금리 격차가 1.5%포인트로 줄어든 만큼 한은이 금리를 내려도 자본 이탈 등 시장 변동 가능성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은도 19일 시장점검회의를 열고 “연준의 금리 인하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내심 금리 인하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은 8월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직후 “내수 진작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다”고 언급했다. 최상목 부총리도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을 계기로 글로벌 복합 위기로부터 벗어나는 모습”이라며 “내수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기준 물가 상승률이 2%를 나타내는 등 ‘물가 안정’이라는 조건도 충족됐다.

다만 수도권 집값 급등과 가계부채 폭증은 여전히 금리 인하를 머뭇거리게 하는 불안 요소로 꼽히고 있다. 자칫 금리를 서둘러 내렸다가 부동산 및 금융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의 금리 인하 시기가 늦은 만큼 당장 인하에 돌입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시장 상황을 더 체크한 뒤 금리 인하를 단행해도 늦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은 금리 수준이 높지 않은 만큼 정부의 대출 규제 효과를 보고 대응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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