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1통 4만2800원…과일 물가, 이제는 공포 [김기자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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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물가, 작년 같은 달보다 38.7% 올라
배 102.9% 상승…1년 새 배 값이 두배로 뛰어 5∼6월 수박·복숭아·포도 출하 “가격안정 지속 추진” “수박 값이 너무 올라 깜짝 놀랐다. 4만2800원? 가격을 보니 정말 살이 떨리는 지경이에요”
지난 2일 오후 6시쯤 서울 한 마트 과일 가판대에서 서성이던 이모40대씨가 수박 가격을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월급 빼고 다 올랐다. 어휴…. 작년보다 2배 정도는 오른 것 같네요”며 “사과와 배 수박까지, 올해는 과일 먹는 것을 포기해야 하는 생각도 듭니다”며 고개를 살짝 떨구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마트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알록달록 다양한 과일이 진열된 가판대와 거리를 두고 쭈뼛쭈뼛 서 있던 손님들은 비싼 과일값에 가게 안으로 선뜻 다가가지 못했다. 한 손님은 사과를 이리저리 만지며 고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나, 실제 구매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또 다른 손님은 비싼 배 대신 딸기를 구매하려는지 가격을 물어봤다가 “만 원 넘어요”이라는 말을 듣자, 카드를 꺼내지 못했다.
옆에서 과일을 살펴보던 주부 한모씨55도 과일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씨는 “뉴스만 보면 고물가 얘기뿐, 대책도 없고 대안도 없다. 줄일 수 있는 것은 다 줄였다”며 “이제는 과일도 맛만 보는 시대가 된 것 같다”고 미간을 찌푸렸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한 대형마트. 마트 풍경도 확연히 달라졌다. 조금이라도 싸게 살 수 있다면 어디든 찾아가는 분위기였다. “조금이라도 더 싸게 살 수 있다”면 어디든 가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빈 장바구니에 물건을 가득 담던 이전과 달리 빈 바구니를 팔에 낀 채 과일 가격을 꼼꼼히 살피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듯 보였다. 상당수가 카트 대신 장바구니를 사용하고 있었고, 카트를 끌고 다니는 소비자는 뜸했다. 이날 용산구 김모50대씨는 대추 토마토 500g 한 박스 9800원에 몇 번을 이리저리 살피더니 장바구니에 담았다. 김씨는 “식구들이 아침마다 사과나 토마토 등 과일을 가볍게 먹는 편인데, 손에 쥔 돈으로 마트에 가는 게 정말 두렵다”며 “성인 남성 주먹보다 조금 큰 것도 2개에 1만 원이니, 장바구니에 담기가 두렵다”고 말했다.
과일 등 농산물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는 탓에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신선과실과일 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38.7% 올랐다. 헤드라인 물가지수가 2.9% 오른 점을 고려하면 두 지표 간 격차는 35.8%포인트p에 달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신선과일 간 격차는 작년 6월 0.4%p에 그쳤는데 8월10.9%p을 기점으로 벌어지기 시작했다. 작년 9월부터 올 1월까지 5개월간 20%p대였고, 2월부터는 30%p대로 커져 3개월째 계속됐다. 특히 작년 작황 부진으로 공급량이 급감한 사과와 배가 주범으로 꼽힌다. 수입도 되지 않는 탓에 공급 충격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사과 가격은 작년 동월 대비 80.8% 올랐고, 배는 102.9% 상승했다. 1년 새 배 값이 두배로 뛰었다는 뜻이다. 사과·배뿐 아니라 감56.0%, 귤64.7% 가격도 수개월째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채소 가격도 불안한 흐름이 지속된다. 지난달 토마토는 39.0% 올랐고 봄배추 출하를 앞두고 배추는 32.1% 상승했다. 양배추 물가상승률은 48.8%로 나타나 1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과일 물가가 전체 식료품 물가를 끌어올리는 현상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5.9% 올랐다. 전체 물가상승률과 3%p 차이가 난다. 과일 물가 ‘충격’에 정부는 지난 3월 1500억원의 긴급 농축산물가격안정자금을 투입했다. 납품단가 지원, 할인지원 등이다.
정부는 자금 투입과 함께 기상·수급 여건이 점차 개선되면서 농축수산물 물가가 조금씩 안정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신선과일 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단 38.7% 올랐지만, 전월보단 3.0% 내렸다. 농산물 물가상승률도 작년 동월 대비로는 20.3%였지만 전월 대비로는 ?3.9%를 기록했다. 정부는 제철과일에 주목한다. 4월 참외부터 시작돼 이달 수박, 복숭아·포도는 6월부터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4∼6월은 사과·배 소비 비중이 떨어지는 시기”라며 “연중 소비 가운데 5월의 비중이 사과는 6.7%, 배는 4% 수준”이라고 말했다.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 유영재, 입장 삭제 ‘줄행랑’…“처형에 몹쓸짓, 부부끼리도 안 될 수준” ▶ "결혼식 장소가 호텔?… 축의금만 보내요" ▶ 박명수 “주는대로 받아! 빨리 꺼져”…치킨집 알바생 대학 가라고 밀어준 사연 감동 ▶ 아이 보는데 내연남과 성관계한 母 ‘징역 8년’…같은 혐의 계부 ‘무죄’ 왜? ▶ “엄마 나 살고 싶어”…말없는 112신고 360여회, 알고보니 ▶ 반지하서 샤워하던 여성, 창문 보고 화들짝…“3번이나 훔쳐봤다” ▶ "발가락 휜 여자, 매력 떨어져“ 40대男…서장훈 “누굴 깔 만한 외모는 아냐” 지적 ▶ 여친 성폭행 막던 남친 ‘11살 지능’ 영구장애…가해男 “징역 50년 과해”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아내가 생겼다" "오피스 남편이 생겼다" 떳떳한 관계?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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