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일렉트릭, 초고압 변압기 생산 2배로 > 경제기사 | economics

LS일렉트릭이 부산사업장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늘리기로 했다. 그동안 강점을 보인 배전뿐 아니라 송전 부문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LS일렉트릭은 803억원을 투자해 부산사업장의 초고압 전력기기 생산 공장을 증설한다고 21일 공시했다. LS일렉트릭은 부산사업장 초고압 생산동 옆 1만3223㎡약 4000평 규모의 유휴용지에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또 진공건조로VPD 2기를 동시에 증설하고 조립장과 시험실, 용접장 등 초고압 변압기 전 생산 공정을 갖출 계획이다. VPD는 초고압 변압기 내부를 고진공 상태에서 72시간 이상 120도를 유지해 수분을 제거하는 진공건조 설비다. 진공건조를 하면 절연 성능을 극대화하고 변압기 고장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LS일렉트릭 부산사업장은 그동안 연간 약 2000억원 규모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 능력을 갖춰 국내외 시장에 대응해왔다. 내년 9월까지 공장 증설을 완료하고 10월부터 연간 4000억원 수준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한다.

LS일렉트릭이 증설을 결정한 이유는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초고압 변압기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선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공급이 늘면서 초고압 변압기 수요가 늘고 있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보내기 위해선 초고압 변압기가 필요하다. 여기에 북미 지역에선 30~40년마다 돌아오는 기존 변압기 교체 주기도 맞물렸다.

LS일렉트릭은 2026년까지 초고압 변압기 물량 수주를 완료한 상태다. 초고압 변압기와 초고압직류송전HVDC 밸브를 생산하는 부산사업장은 올해 1분기 평균 가동률 95.6%를 기록했다.

앞서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30년 만에 돌아온 글로벌 초고압 변압기 수요 호황기를 예측해 대응하고 있다"면서 "초고압 이후엔 배전 솔루션 사업이 급성장하는 만큼 회사에 더 큰 기회가 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증설을 통해 LS일렉트릭은 송전·변전·배전을 아우르며 전력 관련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LS일렉트릭은 그동안 중·저압 사업은 강하지만 초고압 시장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국내 초고압 시장은 1980년대 산업 합리화 정책에 따라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이 양분해왔고, LS일렉트릭은 중·저압 변압기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LS일렉트릭은 2008년 초고압 변압기 사업 시장 진출을 발표했으나 경쟁사들에 비해 생산량이 적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호황에 기대어 단기 수익만을 겨냥한 것이 아닌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 차원의 투자"라며 "앞으로도 국내외에서 인수·합병Mamp;A, 조인트벤처 등을 통해 전력 인프라스트럭처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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