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1유로 패리티 임박…美 경제 독주에 늪에 갇힌 세계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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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유로 가치가 1달러와 같아지는 ‘패리티parity’ 시대가 임박했다. 거침없는 미국 경제 독주에 ‘수퍼 달러달러 초강세’ 현상이 심화하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후 미국 일방주의 정책을 본격 시행한다면 세계 금융시장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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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리티’ 임박…1유로=1.02달러까지 하락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1유로는 전 거래일 대비 0.01% 떨어진 1.02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어 13일 거래된 유로화 가치도 장 중 한 때 1.02달러까지 하락하면서 ‘1유로=1달러’ 시대를 목전에 뒀다.
영국 런던의 한 환전상 앞에 놓인 시세표. [AP=연합뉴스]
유로화는 1999년 첫 발행 당시 1유로당 1.17달러로 시작했다. 이후 1유로 가치가 1달러 이하로 떨어진 것은 역대 2번밖에 없다. 한 번은 닷컴 버블이 붕괴했던 2000년 2월~2002년 11월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렸던 2022년 8월~2022년 11월에도 일시적으로 유로화 가치가 패리티 이하로 하락했다. 모두 금융시장 불안에 달러 가치가 급등하던 시기다. 만약 이번에 패리티 이하로 유로 값이 내려간다면 역사상 세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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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상회한 美 고용지표에 달러 강세 심화
달러화 대비 유로화 약세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본격 시작했다. 특히 이달 2일에는 유로화 가치가 1.02달러대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다시 1.03달러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고용 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달러 강세에 다시 불을 붙였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신규 일자리는 전월 대비 25만6000명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15만5000명는 물론 지난해 2~3분기 월평균 증가 폭약 15만 명도 크게 상회했다. 같은 날 발표한 실업률4.1%도 전월4.2%보다 하락했다.
경기의 후행지표인 일자리 수가 오히려 더 늘자, 미국 경기가 여전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분석에 힘을 얻게 됐다. 이 영향에 미국 Fed도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커졌다. 13일 오후 3시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가 예측한 올 3월 기준금리 동결 확률은 77.9%로 미국 고용지표 발표 전56%보다 20%포인트 넘게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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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리티 하회 가능성 크지만, 일시적일 것”
트럼프 신정부의 보편 관세 부과 방침도 유로 약세를 키우는 원인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대로 10~20%대 보편 관세를 부과하면, 유로존 주요 국가들의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고, 그만큼 유로화 가치도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로화 약세가 일시적으로 더 심해질 순 있어도 장기적으로 이어지긴 힘들다고 분석한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유로화는 이미 1달러 수준에 임박한 상황이라 조만간 패리티를 하회할 여지가 상당한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다만, 패리티를 일시 하회하더라도 달러 추가 강세 폭이 크지 않을 가능성, 그리고 유로존 주요 국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 조치와 러·우 전쟁 조기 종식 가능성도 유로화 약세를 억제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했다.
용어사전 gt; 패리티parity
미국 달러와 유로 지페. 연합뉴스
패리티가 지속하는 건 세계 금융시장에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선진 경제의 양대 축인 미국과 유럽의 경기와 그에 따른 통화ㆍ금융정책이 따로 움직이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고용지표 호조에 힘입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여전히 침체 상태인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20개국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금리 추가 인하를 저울질 중이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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