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 어머니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다음 꿈은 맵 확장·헬스케어 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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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배근미 기자]
2012년 4월 첫 출시 이후 12년 동안 67억 개가 팔린 라면이 있다. 지난해 9개월여 간 판매된 규모만 10억여 개로, 이 중 9억 개 상당이 해외에서 소비됐다. 라면 사랑으로 유명한 한국인들에게도 다소 낯설던 볶음면에 대한 이미지를 강렬하게 심어준 이 제품은 현재 전 세계 식품시장에서 대체 불가능한 먹거리로 자리를 잡았다. 이제는 K-라면의 대명사가 된 불닭볶음면불닭 이야기다. 불닭의 개발과 역대급 흥행 신화는 바로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의 숨은 노력에서 비롯됐다.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전 세계인 입맛 잡은 김정수…불닭 오리지널 등 26개 라인업 구축
불닭이 김 부회장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는 것은 이제 너무나 잘 알려진 이야기다. 그는 "2011년 딸과 함께 명동을 갔는데 젊은이들이 땀을 흘리면서도 매운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강렬한 매운맛을 라면에 적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개발 비화를 밝혔다. 매운맛에 방점을 찍은 삼양식품 연구원들과 김 부회장은 1년간 매운 소스 2톤t, 닭 1200마리를 투입해 맛있는 매운맛 찾기에 매진했고, 그 결과 불닭이 탄생했다.
불닭 출시 초창기엔 일부 매운맛 마니아들의 호응은 있었으나 지금처럼 전세계를 호령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먹방먹는방송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불닭은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갔다. 특히 상품 출시 4년 만인 2016년부터 SNS를 통해 매운라면에 도전하는 ‘매운라면 챌린지Fire Noodle Challenge’가 K푸드 열풍을 주도했다. 그 선봉에 불닭이 있었다. 국내외를 넘어 불닭의 폭발적 시장 반응이 확인되자, 삼양식품은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새로운 맛에 열광하는 MZ세대 수요를 반영, 불닭 종류는 현재 무려 26종이나 된다.
2016년 삼양식품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라면의 정수 불닭볶음면 치즈편에 출연했던 김정수 부회장당시 부사장사진제공=삼양식품
내성적으로 알려진 김정수 부회장당시 부사장은 불닭 홍보를 위해 2016년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기도 했다. 불닭 캐릭터인 호치와 함께 치즈를 활용한 불닭 만들기에 나선 김 부회장은 "저는 라면을 끓일 때 뚜껑을 닫지 않는다"며 "특히 볶음면의 경우 면을 삶고 볶는 과정을 거쳐야 해, 면발이 익기 전 건져야 한다"고 자신만의 라면 조리법을 공개하기도 했다. 면수에 대해서도 "팜유에 튀긴 면을 삶은 물이라고 버리는 분들이 많은데 훌륭한 육수가 되니 볶을 때 활용하라"고 팁을 전했다. 삼양식품은 이 영상 공개 한 달 만에 치즈불닭을 정식 출시했다.
현재 삼양식품의 불닭 제품은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그간 누적 매출만 4조 원, 작년엔 연 매출 규모 1조 원을 돌파했다. 해외 시장에서 불닭 수요가 이어지면서 중국 등에선 호치 캐릭터와 라면 콘셉트, 패키지를 베낀 짝퉁 제품까지 등장했다. 불닭을 앞세운 삼양식품의 해외 시장 성장세도 매년 승승장구 중이다. 2016년 930억 원 수준이던 삼양식품 해외 매출은 2023년 8000억 원을 상회하며 7년 만에 9배 급성장했다. 연 누적 해외 매출2024년 3분기 기준은 1조 원을 넘보고 있고, 전체 매출에서 삼양식품 수출 비중은 77%로 내수23%를 압도한다.
◇덴마크 리콜마저 위기를 기회로…기업가치 급등 속 식품업계 대장주로
국내 식품업계에서 저출산에 따른 내수 부진에 대한 고민이 깊은 가운데, 일찌감치 해외 시장에 역량을 집중한 김 부회장의 노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중동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이슬람권 시장 확대를 위해 할랄 인증무슬림 소비자를 위해 이슬람 율법에 따라 생산·조리된 제품이라는 사실을 보증하는 인증을 획득했고, 연평균 100~120일가량 해외출장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또 급증하는 해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수출공장 건립은 물론, 일본 도쿄2019년, 중국 상하이2021년, 미국 LA, 인도네시아 자카르타2023년, 네덜란드2024년에 판매법인을 설립했다. 특히 최근에는 해외 첫 생산공장으로 중국을 낙점, 준공 작업에 착수했다.
특히 김 부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삼는 능력도 탁월하다. 지난해 덴마크에서 일부 불닭 제품에 대한 리콜 사태가 벌어진 것이 대표적인 예다. 덴마크 수의식품청DVFA이 작년 6월 캡사이신 함량이 높다는 이유로 현지에서 판매한 핵불닭볶음면과 불닭볶음탕면 등 3종에 대해 리콜 결정을 내렸다. 그러자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덴마크에 정부 대표단을 파견, 제품 조리과정 영상과 조리 후 캡사이신 함량 등 과학적 자료를 제공하면서 제품 2종에 대한 리콜 조치가 한 달여 만에 해제됐다.
해외 유수 언론이 이 사안을 앞다퉈 보도하면서 삼양식품의 불닭은 또다시 K-라면의 세계화를 주도하는 대표 상품으로 부각됐다. 삼양식품 지주사로 김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는 삼양라운드스퀘어는 덴마크 정부의 리콜 철회 결정을 기념해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서 불닭 스파이시 페리 파티를 개최해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이미 글로벌 메가 히트를 기록한 불닭을 기반으로 삼양식품의 기업 가치는 매년 성장하고 있다. 삼양식품 주가는 지난해에만 215% 상승률을 기록했다.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 겸 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제공=삼양식품
◇김정수의 다음 꿈은 “제2의 불닭ㆍ헬스케어 컴퍼니”…시장 판도 또 뒤집을까
김 부회장은 불닭의 뒤를 이을 넥스트 스텝Next Step을 준비 중이다. 우선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제2의 불닭’ 신화를 이룰 새로운 라면 브랜드 ‘맵MEP’을 꺼내들었다. 김 부회장이 내놓은 또 하나의 카드는 바로 건강기능식건기식이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맵MEP의 글로벌 시장 내 성공적인 안착과 탱글과 잭앤펄스를 통해 식물성 단백질을 비롯한 건기식 시장을 공략하는 등 그룹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글로벌 브랜드 사업 역량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현재 가장 잘하는 것을 더 잘하도록 집중해 어떤 경쟁자도 따라올 수 없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올해는 생산량 증대와 해외 공장 진출·생산 현지화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와 제품생산 역량을 지금보다 강력히 내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특히 “헬스케어와 식품 간 경계와 고정관념을 허물고 통합적 사업 시너지를 창출하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도약해 나갈 계획”이라고도 했다. 그는 “’헬스케어 컴퍼니’라는 새로운 가치를 개척해 나가는 여정은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라면서도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더욱 강하고 유연한 조직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투데이/배근미 기자 athena350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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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첫 출시 이후 12년 동안 67억 개가 팔린 라면이 있다. 지난해 9개월여 간 판매된 규모만 10억여 개로, 이 중 9억 개 상당이 해외에서 소비됐다. 라면 사랑으로 유명한 한국인들에게도 다소 낯설던 볶음면에 대한 이미지를 강렬하게 심어준 이 제품은 현재 전 세계 식품시장에서 대체 불가능한 먹거리로 자리를 잡았다. 이제는 K-라면의 대명사가 된 불닭볶음면불닭 이야기다. 불닭의 개발과 역대급 흥행 신화는 바로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의 숨은 노력에서 비롯됐다.
◇전 세계인 입맛 잡은 김정수…불닭 오리지널 등 26개 라인업 구축
불닭이 김 부회장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는 것은 이제 너무나 잘 알려진 이야기다. 그는 "2011년 딸과 함께 명동을 갔는데 젊은이들이 땀을 흘리면서도 매운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강렬한 매운맛을 라면에 적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개발 비화를 밝혔다. 매운맛에 방점을 찍은 삼양식품 연구원들과 김 부회장은 1년간 매운 소스 2톤t, 닭 1200마리를 투입해 맛있는 매운맛 찾기에 매진했고, 그 결과 불닭이 탄생했다.
불닭 출시 초창기엔 일부 매운맛 마니아들의 호응은 있었으나 지금처럼 전세계를 호령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먹방먹는방송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불닭은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갔다. 특히 상품 출시 4년 만인 2016년부터 SNS를 통해 매운라면에 도전하는 ‘매운라면 챌린지Fire Noodle Challenge’가 K푸드 열풍을 주도했다. 그 선봉에 불닭이 있었다. 국내외를 넘어 불닭의 폭발적 시장 반응이 확인되자, 삼양식품은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새로운 맛에 열광하는 MZ세대 수요를 반영, 불닭 종류는 현재 무려 26종이나 된다.
내성적으로 알려진 김정수 부회장당시 부사장은 불닭 홍보를 위해 2016년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기도 했다. 불닭 캐릭터인 호치와 함께 치즈를 활용한 불닭 만들기에 나선 김 부회장은 "저는 라면을 끓일 때 뚜껑을 닫지 않는다"며 "특히 볶음면의 경우 면을 삶고 볶는 과정을 거쳐야 해, 면발이 익기 전 건져야 한다"고 자신만의 라면 조리법을 공개하기도 했다. 면수에 대해서도 "팜유에 튀긴 면을 삶은 물이라고 버리는 분들이 많은데 훌륭한 육수가 되니 볶을 때 활용하라"고 팁을 전했다. 삼양식품은 이 영상 공개 한 달 만에 치즈불닭을 정식 출시했다.
현재 삼양식품의 불닭 제품은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그간 누적 매출만 4조 원, 작년엔 연 매출 규모 1조 원을 돌파했다. 해외 시장에서 불닭 수요가 이어지면서 중국 등에선 호치 캐릭터와 라면 콘셉트, 패키지를 베낀 짝퉁 제품까지 등장했다. 불닭을 앞세운 삼양식품의 해외 시장 성장세도 매년 승승장구 중이다. 2016년 930억 원 수준이던 삼양식품 해외 매출은 2023년 8000억 원을 상회하며 7년 만에 9배 급성장했다. 연 누적 해외 매출2024년 3분기 기준은 1조 원을 넘보고 있고, 전체 매출에서 삼양식품 수출 비중은 77%로 내수23%를 압도한다.
◇덴마크 리콜마저 위기를 기회로…기업가치 급등 속 식품업계 대장주로
국내 식품업계에서 저출산에 따른 내수 부진에 대한 고민이 깊은 가운데, 일찌감치 해외 시장에 역량을 집중한 김 부회장의 노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중동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이슬람권 시장 확대를 위해 할랄 인증무슬림 소비자를 위해 이슬람 율법에 따라 생산·조리된 제품이라는 사실을 보증하는 인증을 획득했고, 연평균 100~120일가량 해외출장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또 급증하는 해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수출공장 건립은 물론, 일본 도쿄2019년, 중국 상하이2021년, 미국 LA, 인도네시아 자카르타2023년, 네덜란드2024년에 판매법인을 설립했다. 특히 최근에는 해외 첫 생산공장으로 중국을 낙점, 준공 작업에 착수했다.
특히 김 부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삼는 능력도 탁월하다. 지난해 덴마크에서 일부 불닭 제품에 대한 리콜 사태가 벌어진 것이 대표적인 예다. 덴마크 수의식품청DVFA이 작년 6월 캡사이신 함량이 높다는 이유로 현지에서 판매한 핵불닭볶음면과 불닭볶음탕면 등 3종에 대해 리콜 결정을 내렸다. 그러자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덴마크에 정부 대표단을 파견, 제품 조리과정 영상과 조리 후 캡사이신 함량 등 과학적 자료를 제공하면서 제품 2종에 대한 리콜 조치가 한 달여 만에 해제됐다.
해외 유수 언론이 이 사안을 앞다퉈 보도하면서 삼양식품의 불닭은 또다시 K-라면의 세계화를 주도하는 대표 상품으로 부각됐다. 삼양식품 지주사로 김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는 삼양라운드스퀘어는 덴마크 정부의 리콜 철회 결정을 기념해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서 불닭 스파이시 페리 파티를 개최해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이미 글로벌 메가 히트를 기록한 불닭을 기반으로 삼양식품의 기업 가치는 매년 성장하고 있다. 삼양식품 주가는 지난해에만 215% 상승률을 기록했다.
◇김정수의 다음 꿈은 “제2의 불닭ㆍ헬스케어 컴퍼니”…시장 판도 또 뒤집을까
김 부회장은 불닭의 뒤를 이을 넥스트 스텝Next Step을 준비 중이다. 우선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제2의 불닭’ 신화를 이룰 새로운 라면 브랜드 ‘맵MEP’을 꺼내들었다. 김 부회장이 내놓은 또 하나의 카드는 바로 건강기능식건기식이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맵MEP의 글로벌 시장 내 성공적인 안착과 탱글과 잭앤펄스를 통해 식물성 단백질을 비롯한 건기식 시장을 공략하는 등 그룹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글로벌 브랜드 사업 역량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현재 가장 잘하는 것을 더 잘하도록 집중해 어떤 경쟁자도 따라올 수 없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올해는 생산량 증대와 해외 공장 진출·생산 현지화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와 제품생산 역량을 지금보다 강력히 내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특히 “헬스케어와 식품 간 경계와 고정관념을 허물고 통합적 사업 시너지를 창출하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도약해 나갈 계획”이라고도 했다. 그는 “’헬스케어 컴퍼니’라는 새로운 가치를 개척해 나가는 여정은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라면서도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더욱 강하고 유연한 조직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투데이/배근미 기자 athena350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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